이상돈
LEESANGD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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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박근혜 임기 반환점, 설악산 케이블카 (교통방송)
작성일 : 2015-08-24 21:40조회 : 2,138
교통방송 2015년 8월 24일
<퇴근길 이철희입니다>
이상돈 "크게 사고칠 정권은 아니지만 공약 반이라도 지켜야"
● 방송 : FM 95.1 (18:00~20:00)
● 진행 : 두문정치전략연구소 이철희 소장
● 대담 :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
이철희 : 한 말씀 코너 진행합니다. 중앙대학교 이상돈 명예교수입니다. 안녕하십니까?
이상돈 : 네. 안녕하십니까.
이철희 : 네. 북한의 지뢰도발이 있었고요. 포격도 있었고, 우리가 대응 사격도 했고요. 확성기 철거하라는 최후통첩하고 지금은 이제 마라톤협상을 이어가고 있는데 최근에 이 상황, 조금 불안하게 보셨죠?
이상돈 : 네. 저는 불안하기보다는 답답하게 보고 있습니다. 왜 답답하느냐, 북한 정권이 상대해보니까 갈수록 태산이 아닙니까. 저런 정부를 우리가 상대해야 한다는 것도 참 답답하다고 생각하죠.
이철희 : 상대 안 할 수도 없고요. 그래서 더 답답한 거죠.
이상돈 : 네. 그리고 저는 인내해야 한다고 봅니다. 박정희 대통령 때 북한의 도발이 계속 되지 않았습니까. 박정희 대통령이, 돌이켜 보면, 참고, 참고, 참아서 전쟁이라는 재앙을 피하지 않았습니까. 그런 생각이 듭니다.
이철희 : 네. 남북관계가 좀 진전이 없는 상황인데 이게 박근혜 대통령이 처음 취임하고 나서는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라고 해서 국내에서 평가가 괜찮았었는데 이게 왜 진전이 안 될까요?
이상돈 : 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습니다만 초창기부터 북한에 대해서 좋게 말하면 원칙적, 약간 부정적으로 말하자면 좀 강경한 대응을 했죠. 그리고 그런 기조는 지금까지도 있다고 봅니다. 그래서 임기 전반부는 북한에 대해서 그런 입장을 확실히 하는 것도 좋다고 봅니다. 그러나 임기 후반부에 와서는 전향이 필요하다고 보죠. 아마도 지난번에 경원선 행사장에 대통령 참석하신 것도 그런 변화라고도 봐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런데 지뢰사건으로 다 끝나버렸죠. 안타깝습니다.
이철희 : 그런데 어쨌든 8.15 경축사에서도 대화의 문은 좀 열어놨고요. 이번에도 남북 간의 고위급 회담을 우리가 하는 것을 보면 그래도 대화 의지는 있다, 이렇게 봐야 하지 않을까요?
이상돈 : 네. 그런데 여지가 별로 없지 않습니까. 그래서 이런 경우는 이제 협상을 할 때 당면 과제 가지고서는 협상이 도대체 안 풀리면 어젠더를 확 키우는 거죠. 키워서 우리가 이른바 요새 지뢰 사건, 대북 방송 사건에 대해서는 양쪽이 양보할 게 별로 없잖아요. 그런 것은 하나의 부분으로 보고, 크게 키워서 서로 양보할 것은 양보하는 그런 방법이 있죠. 그런 것이 진행되는지 우리로써는 알 수가 없죠.
이철희 : 네. 박근혜 대통령이 이제 임기 반환점을 코앞에 두고 있습니다. 소회가 남다르실 것 같은데 내 입장은 할 말이 없다는 게 입장이다, 이런 것을 이미 밝히셔서 제가 따로 말씀드릴 것은 없습니다만 크게 사고 칠 정권은 아니다, 라는 부분이 좀 눈에 와 닿던데 이건 어떤 의미입니까?
이상돈 : 아니, 박근혜 정권이 큰 대형 비리, 부정, 부패 이런 거를 할 정부는 아니라고 봅니다. 그런 건 아닌데 과연 이 시대에 요구되는 일을 할 수 있는가, 그것에 대해서 실망이 크죠. 그래서 대통령이 된다, 또는 정권을 잡는 것은 뭔가 그 시대가 요구하는 변화를 가져와서 국가를 미래에 서게 한다는 것인데 그런 부분에서는 많이 부족하다고 봅니다.
이철희 : 네. 크게 지금 사고 친다는 표현에는 4대강 이나 자원외교처럼 수십조를 들어붓는 이런 것을 안 한다는 의미도 있는 거죠?
이상돈 : 그런 게 없다는 거죠. 그렇습니다.
이철희 : 뭘 안 하는 것도 상당히 의미 있는 거네요.
이상돈 : 글쎄요. 그런데 그러면 안 되는 거 아닙니까. 공약을 그렇게 훌륭한 것을 내세웠으면 반에 반이라도 해야 하는데 어려운 것 같습니다.
이철희 : 네. 주가가 많이 빠지고요. 지금 경제 상황이 굉장히 어려워지고 있는데 이것도 참 힘들잖아요. 이것도 답답하시죠?
이상돈 : 그렇죠. 답답하죠. 거기서 이번에 남북한 변수는 우리가 수습하면 되겠습니다만 중국 경제, 이어서 유럽경제, 미국의 금리 인상 같은 대외적 변수에 대해서 우리가 취약하다고 많이 걱정하는데 우리 정부가 그런 것을 잘 헤쳐 나갈지, 그런 것에서 걱정되는 부분이 있죠.
이철희 : 그러니까 이런 주변 환경이 어려우면 단합하고 서로 지혜를 모아야 하는데 아직까지는 그런 조짐은 없죠, 사실?
이상돈 : 네. 그런 조짐도 없고 또한 국가 정책을 끌고 나가는 사람이 이런 위기를 돌파할 수 있는, 관리할 수 있는 경험과 경륜이 있느냐, 하는 부분에 대해서 의문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철희 : 이래저래 걱정이네요. 다른 문제 좀 짚어보겠습니다. 설악산에 케이블카를 설치하는 것 때문에 논란이 많습니다. 워낙 환경에 각별한 관심을 갖고 계신 분이니까 이상돈 교수도 여기에 이 문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요?
이상돈 : 그렇죠. 저는 케이블카니 스키장이니 이런 거 국립공원에다 하는 건 반대입니다. 기본적으로 국립공원이라는 제도를 우리가 갖고 있지 않으면 모를까, 우리가 국립공원이라는 명칭을 가지고서 어떤 지역을 보전한다고 하면 그런 것은 아주 예외적인 경우가 아니면 허가해서는 안 되는 것이죠. 지금까지 우리 정책이 적어도 한 20년은 그렇게 유지해왔습니다.
이철희 : 네. 설악산 케이블카 사업은 이미 두 차례나 부결된 것인데 이걸 왜 이렇게 굳이 하려고 집착하는 거죠?
이상돈 : 그것이 사연이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국립공원 정책이 크게 반성했던 것이 90년대 초입니다. 덕유산의 무주 리조트에서 스키장 건설할 때 진짜 국립공원을 이렇게 해서는 되겠는가, 큰 반성을 했죠. 그래서 그 후부터는 국립공원정책이 보존의 기조로 20년을 왔습니다. 그런데 이명박 정부 때 이게 케이블카 얘기가 그냥 나오게 되어서 환경부 산하 국립공원위원회가 엉뚱하게 설악산과 지리산을 케이블카 시범 지구로 선정했어요. 그러니까 이명박 정부 때 환경부라는 게 4대강 찬성하고 그것에 대해서 동조한 그런 부처 아닙니까. 족히 할 만하죠. 정권이 바뀌었으면 그 정책을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하는데 그냥 지금까지 왔다고요. 그래서 그 결정이 있으니까 한 번, 두 번 해서 기술적인 이유로 부결되니까 이제는 끝내는 게 아니라 이 시범지구로 선정한 그 정책을 번복 하지 않으면 계속 여기다가 새로운 허가서를 내고 사업을 사양을 변경해서 또 내고 이런 꼴이 진행 중에 있어요. 참 한심하다고 봅니다.
이철희 : 이미 부결된 것을 집요하게 밀어붙이는 게 참 답답한데 설악산에 이미 케이블카가 있다면서요?
이상돈 : 네. 설악산 케이블카 굉장히 오래 됐죠. 1971년에 박정희 당시 대통령의 인척 되시는 분이 허가를 얻어서 권금성까지 이제 있지 않습니까. 그거 안 타본 사람이 한국에 있나요? 나는 대부분 많이 타봤다고 봅니다. 그러나 권금성은 바다 경치가 있지만 설악산의 능선 전체를 조망하는 위치에 있지는 않죠. 그리고 이제 설악산에는 거기뿐이지만 케이블카는 다른 데도 꽤 있습니다. 도립공원에는 케이블카를 설치하는 게 저는 합당하다고 봅니다. 도립공원은 국립공원과 다르죠. 두륜산, 대둔산에 케이블카가 있고, 최근에는 밀양 얼음골에도 케이블카가 있어요. 그랬는데 설악산, 지리산 같은 국립공원의 주능선에다가 케이블카를 설치한다, 저는 이건 다른 문제라고 봅니다.
이철희 : 그러면 뭐 환경파괴, 생태계 파괴 이런 거는 불 보듯 뻔하겠네요?
이상돈 : 아무래도 아무리 환경영향 적게 한다고 해도 영향이 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능선에다가 케이블카를 설치하게 되면 한 10분 정도 쭉 올라가서 사람들이 그냥 거기 너무 많이 올라가서 높은 지대의 생태계를 굉장히 많이 훼손합니다. 그래서 국립공원에 사람이 너무 많이 몰리는 것을 막기 위해서 자연 휴식년제도 있고, 심지어 인원을 제한하는 제도를 우리나라도 도입하자, 그런 말도 있지 않습니까. 그런 기존의 국립공원정책을 번복하는 거죠. 그래서 이제 강원도가 설악산에 대해서는 몇 군데에다가 한다고 하니까 양양군으로 정리를 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오색에서부터 올라가게 되는데, 처음에는 대청봉으로 이으려고 하다가 부결되니까 지금은 조금 양보를 해서 중청에서 좀 못 가는 끝청이라는 부분에다가 연결하게 되어 있고, 제가 알고 있기로는 케이블카 타고 올라가는 사람이 등산로로 가는 것을 못하게 하겠다고 하는데 그게 형식적으로 못 하게 하기가 쉽지 않을 겁니다. 그래서 저는 주능선에다가 케이블카를 연결하는 것은 해서는 안 된다, 저는 그런 입장입니다.
이철희 : 그런데 환경부는 사업을 승인할 가능성이 아주 높다고요?
이상돈 : 네. 현재 시민단체, 환경단체 쪽에서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 뭐냐 하면 박근혜 대통령이 좀 특정적으로 언급한 적이 있죠. 평창 올림픽에 맞춰서 케이블카가 되면 좋겠다고 하는데 사실 평창하고 설악산 케이블카는 지리적으로 멀기 때문에 아무 관계가 없습니다. 박 대통령이 과연 이런 문제, 사안의 심각성이랄까 이런 것을 정확히 알고 그런 발언을 한 건지 저는 알 수가 없어요. 그런데 이거 결정하는 기관은 환경부 산하의 국립공원위원회입니다. 위원이 20명이 되는데 그 중 10명이 정부위원이에요. 그래서 정부위원들만 찬성하면 그냥 통과가 되어버리는 거예요. 그래서 어떻게 위원회가 그렇게 구성이 황당하게 되어 있느냐, 그렇게 되어 있다는 거죠. 허점이 많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통과되는 게 아닌가, 하는 이런 걱정을 하고. 1인 시위, 여러 가지 여론을 불러일으키기 위한 운동을 하고 있죠.
이철희 : 네. 일각에서는 이런 표현을 하던데요. 이명박 정부가 강에다 손을 댄다면 박근혜 정부는 산에 손을 댄다고 하던데 이게 좀 과도한 비판일까요?
이상돈 : 그런데 지금처럼 이렇게 되면, 문제가 그렇게 불거질 수 있을 것 같아요. 최근에 우리나라 사람들이 중국의 황산을 많이 갔다 오는 것 같은데 그 황산은 어마어마하게 크지 않습니까. 규모가 엄청나요. 그러니까 그 중에서는 상당히 거의 정상 부분 다다라서 호텔도 있고, 식당도 있고 그렇습니다. 그런데 아마 중국 사람들이 아마 나중에 그거 후회할 겁니다. 국립공원이라고 하면 우리가 황산을 모델로 하는 게 아니라 미국 캘리포니아 요세미티를 갖다가 모델로 해야 합니다. 요세미티에 무슨 케이블카가 있습니까. 꼭대기에 호텔이 있습니까? 그거 말도 안 되는 이야기죠. 그래서 저는 국립공원 정책의 본질을 찾아야 한다고 보고요. 사실상 케이블카 문제는 이명박 정부에서 시작한 겁니다. 아까 말씀 드린 대로. 그런데 이제 박근혜 정부가 이걸 이렇게 파헤치게 되면, 이게 또 한 번 뚫리면 계속 뚫립니다. 지리산, 소백산, 속리산 다 난리가 날 거예요. 그러면 국립공원 다 망가지는 겁니다. 그러면 우리나라 4대강 사업으로 우리나라 주요 하천 다 망쳤는데 이제는 케이블카와 호텔로 우리나라 명산들을 다 망치는 거죠. 난 도대체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가 이런 큰 범죄행위를 하는 것에 너무 참 기가 막힙니다. 그러나 아직은 기회가 있죠. 28일 날 부결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이철희 : 네. 끝으로 짧게 하나만 여쭙겠습니다. 한명숙 전 총리 대법원에서 유죄판결 확정되어서 수감되었는데 야당은 아주 강력하게 반발하더라고요. 이 문제, 어떻게 보십니까?
이상돈 : 네. 이게 뇌물죄는 증거 부분에 있어서 어려운 게 있지 않습니까. 그래서 상당히 논란이 있죠. 그런데 문재인 대표 그렇게까지 말씀하셨는데. . . 한명숙 총리가 밝혀진 것은 총리 시절에 자기 집무실에서 문제되는 기업인을 만나지 않았습니까. 개별적으로. 저는 국무총리가 회의석상에서 기업인들의 고충을 듣기 위해서 만난다는 건 모르겠는데 과연 이렇게 개별적으로 만날 필요가 있었는가. 거기에 대해서 한명숙 총리가 과연 자신 있게 설명할 수 있겠는가. 나는 그 점에서 법원에 대한 판결에 대해서는 제가 뭐라고 말씀드릴 건 아니지만 나는 한명숙 총리가 도덕적으로 그 문제에 대해서는 할 말이 없을 것 같다, 저는 그렇게 봅니다.
이철희 :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이상돈 : 네. 감사합니다.
이철희 : 중앙대학교 이상돈 명예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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