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돈
LEESANGD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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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김영삼 대통령을 생각하며 (교통방송)
작성일 : 2015-11-25 11:58조회 : 2,843
교통방송 2015년 11월 23일 <퇴근길 이철희입니다>
"IMF가 야당 책임? 새누리당 ‘남탓’하고 있어"
● 방송 : FM 95.1 (18:00~20:00)
● 진행 : 두문정치전략연구소 이철희 소장
● 대담 : 중앙대학교 이상돈 명예교수
-이명박, 박근혜 대통령, ‘정치 없는 곳에 민주주의 없다’는 YS 말 곱씹어봐야
-김영삼 前 대통령 과감한 투자, 수돗물 좋아졌는데 이명박 전 대통령이 (4대강사업으로) 다 망쳐.
-김영삼 前 대통령, 맑은물 개선사업 업적 가려져, 임기 5년 동안 26조 예산 투입
-김영삼 前 대통령에겐 꼼수란 게 없어... 박근혜 대통령과는 다르다
-YS키즈, YS정치 얼마나 구현하고 있는지, 아쉬워
-국회를 존중했던 대통령=민주주의를 존중했던 대통령
이철희 : 한 말씀 코너 진행합니다. 오늘은 중앙대학교 이상돈 명예교수입니다. 안녕하십니까?
이상돈 : 네. 안녕하십니까.
이철희 : 네. 김영삼 전 대통령 조문은 다녀오셨습니까?
이상돈 : 저는 내일이나 모레에 가서 뵈려고 합니다.
이철희 : 네. 조금 바쁜 거 지나서 가시려고 하시는군요.
이상돈 : 그렇습니다.
이철희 : 네. 김영삼 전 대통령, 어떤 마음으로 보내드리고 있습니까?
이상돈 : 한마디로 민주화를 가져온 거목이시죠. 그뿐만 아니라 대통령 리더십이 남과 다르게 탁월했던 분으로 기억이 됩니다. 그리고 많은 이야기가 있습니다만 저한테는 특히 김영삼 대통령이 환경을 지킨 대통령이죠. 우리나라 맑은 물 정책을 시행한 분으로서 저한테는 중요한 분이죠.
이철희 : 네. 맑은 물 개선대책을 꼭 짚어서 말씀하셨는데 아마 이것은 상대적으로 부각이 잘 안 되니까 일부러 지적하시는 거 같은데요.
이상돈 : 네, 맞습니다.
이철희 : 좀 소개를 해주세요. 어떤 겁니까?
이상돈 : 네. 90년, 91년에 낙동강 페놀 사건, 수돗물 오염사건으로 굉장했어요. 그래서 92년 대선 공약 때에 맑은 물을 임기 중에 꼭 공급하겠다고 약속했죠. 그리고 그 약속을 임기 중에 충실히 이행하셨어요. 그래서 임기 5년 동안 무려 26조원 예산을 투입했습니다. 어마어마한 돈이죠. 지금 KFX가 8조원이라고 하는데. 그래서 우리나라 후진국 수준에 있었던 하수처리장, 정수장 다 정비했고 상하수도 관로를 많이 새로 깔고 바꾸게 했죠. 그리고 그렇게 해서 우리가 수돗물을 안심하고 먹을 수 있게 되었고 대구에서 부산까지 낙동강 도시에는 수돗물을 정수하는데 오존을 썼습니다. 오존처리.. 이거 생수에나 하는 거예요. 수돗물에 오존처리는 세계에서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그것이 큰 업적이죠.
이철희 : 맑은 물 개선대책을 5년 동안 26조를 들였는데 4대강보다 많잖아요. 4대강이 22조니까. 그런데도 그 때는 돈 낭비한다, 이런 이야기는 없었던 거 같은데요?
이상돈 : 물론이지요. 그런 사업을 하다 보면 기술면에서 실패한 부분도 있습니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이야기해서 우리나라 환경은 투자가 부족해서 그랬던 거거든요. 과감한 투자를 했죠. 그렇게 해서 우리나라 모든 큰 강이 깨끗해졌고, 수돗물이 굉장히 좋아졌죠. 그것을 이명박 대통령이 다 망쳤다, 저는 그렇게 봅니다.
이철희 : 네. 우리 이상돈 교수께서 김영삼 전 대통령으로부터 표창도 받으시고 오찬도 같이 하신 바가 있다던데 무슨 사연이 있었던 거예요?
이상돈 : 네. 96년 6월 5일이지요. 6월 5일이 환경의 날이죠. 그 날 김영삼 대통령이 환경의 날 담화를 발표하셨어요. 거기서 자신이 녹색나라의 환경대통령이 되겠다는 다짐이 있으셨죠. 그리고 같은 날 이제 행사에서 환경 유공자 표창을 했는데 그 5명이었어요. 그중 제가 대통령 표창을 받았습니다. 제가 학자로서, 그리고 조선일보 논설위원으로 환경관련 사설, 칼럼을 많이 썼죠. 그리고 1년 후 97년 6월, 그 당시 김영삼 대통령이 굉장히 씁쓸한 기분이실 때죠. 기아 부도나고 아들 구속되어 있고. 6월 달에 유엔환경총회 다녀오셨어요. 갔다 오시고 청와대에서 환경관련 인사와 오찬을 한 번 하시겠다고 해서 5명을 초청했는데 교수로써는 제가 거기에 참석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습니다.
이철희 : 그 때 직접 뵈었던 김영삼 전 대통령, 어떠시던가요?
이상돈 : 다른 분들과 격의 없이 이런저런 말씀 하셨고.. 그 당시 정치적 이슈가 되었고 결국 선거 때 이슈가 되었죠. 그린벨트 해제 문제에 대해서 김영삼 대통령은 그린벨트는 지켜야 한다, 라는 확고한 신념을 말씀하시고 그랬습니다.
이철희 : 김영삼 전 대통령하면 지방자치를 부활하는데 상당한 역할을 하셨잖아요. 김대중 전 대통령 단식까지는 많이 기억합니다만... 그 대목도 좀 짚어주시죠.
이상돈 : 네. 그 당시에 95년에 지방자치단체장 직선을 하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그 당시 여러 가지로 볼 때 95년 들어서 김영삼 대통령의 지지도 같은 게 많이 빠졌어요. 그리고 그 선거 결과가 여당에게 불리할 것이라는 예측이 상식적이었죠. 그런데도 불구하고 직선을 해야 된다고 해서 선거를 해서 서울시장 선거는 여당이 참패했죠. 다만 이인제 의원이 경기지사에 당선되어서 김영삼 대통령 체면을 지켰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철희 : 네. 그 때 경기지사 될 때 이인제 의원이 상당히 젊었죠?
이상돈 : 그렇죠. 그래서 그 때 경기지사 당선되어서 차기 이런 이야기가 나왔던 거죠.
이철희 : 나중에 깜짝 놀랄만한 후보 이런 표현을 쓰신 게 기억나네요. 이걸 보면 다음 대선에서 정권을 내줄 것을 알면서도 본인이 하고 싶은 일을 뚝심 있게 밀고 나간 게 박근혜 대통령과는 다르다, 이런 말씀을 하셨네요?
이상돈 : 그렇죠. 여러 가지로 볼 수 있죠. 아들 김현철 씨 사건도 특임검사 심재륜 검사를 임명해서 소신껏 수사하게 하지 않았습니까. 대통령이 그런 상황에서 우리 현철이가 그럴 리가 없다, 미리 말해버리면 수사가 되겠습니까. 그거 안 되잖아요. 그러니까 97년 대선도 수평적 정권교체를 가져올 가능성이 많았음에도 그건 민주주의니까 공평하게 그렇게 대선을 치르도록 해서 정권교체가 되었죠. 그건 인정해야 된다고 봅니다. 훌륭한 일이죠.
이철희 : 네. 대선 때 이른바 DJ 비자금 수사논란도 상당히 컸었잖아요.
이상돈 : 네. 그런 것에 대해서도 어떤 정치적인, 굉장히 큰 분란이 있을 수 있는 거죠. 의도적으로 선거를 앞두고 하는 수사라는 비난을 받지 않겠습니까. 그러니까 그런 것에 대해서 이른바 꼼수라는 게 없죠. 김영삼 대통령한테는. 大道無門[대도무문]이니까요.
이철희 : 맞습니다. 통이 크셨던 거 같아요. 정치하시는 게.
이상돈 : 그렇습니다.
이철희 : 그에 비하면 요즘 분들은 조금 작다, 라는 평가를 받아도 할 말이 없겠습니다.
이상돈 : 작은 게 아니라 없죠. 아예.
이철희 : 김영삼 전 대통령이 키운 정치인들이 지금도 현역으로 뛰는 분들이 많잖아요. 여야에 골고루 있는 거 같아요.
이상돈 : 그렇죠. 야당 쪽에서는 손학규 전 대표가 있습니다. 그래서 완전히 강진에 영원한 은퇴가 아니고 혹시 현재 야당 상황이 어떻게 심각하게 바뀌어서 혹시 손학규 전 대표가 컴백을 해서 되면 호랑이 굴에 가서 호랑이를 잡는다고 하나요? 그것과 비슷한 게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이런 상상도 해봅니다.
이철희 : 네. 아무래도 지금 여당에 많이 있잖아요. 김무성 대표도 사실 그렇잖아요.
이상돈 : 그렇죠. 지금 여당에 많이 있습니다만 지금 여당에 있는 분들이 과연 YS 정신을 얼마나 구현하느냐, 저는 그렇게 점수를 많이 줄 수가 없네요.
이철희 : 좀 그런 게 아쉬운 대목으로 보시는 거군요. 뭐라고 할까요. 김영삼 전 대통령은 IMF 때문에 아마 그렇긴 하겠습니다만 조금.. 업적에 비하면 홀대 받는다고 할까요? 저평가 받는 측면이 있죠?
이상돈 : 네. 경제위기, 외환위기 때문에 우리나라가 참 수치를 당한 거 아닙니까. 구제금융. 그랬지만 그것을 보면 역시 경제참모들의 실패죠. 하지만 그것이 이제 구조조정을 해야 될 것을 못 했고 또 원화가 누가 봐도 과대평가되었는데 경제참모들, 장관들이 방치했지 않습니까.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그러한 문제에 대해서 대통령이 책임을 피하지 않았죠. 본인의 잘못임을 다 인정하지 않았습니까. 남 탓을 하지 않았죠.
이철희 : 그러네요. 지금 말씀 들어보니까 김영삼 대통령은 재임 시절에 남 탓한 것은 별로 없었던 거 같아요.
이상돈 : 네. 없죠. 경제위기도 본인 잘못이라고 사과하셨죠.
이철희 : 그런데 지금 새누리당에 몸담고 계시는 어떤 분은 IMF도 야당이 노동개혁 반대해서 그랬다고 남 탓을 하시던데요?
이상돈 : 그거 남 탓이죠. 물론 마지막 판에 노동 3법을 통과시킨 것은 무리한 건데요. 사실 그것은 야당이 반대했다는 것도 있지만 그것도 너무 늦은 거죠. 상황이. 그래서 제일 마지막에, 김영삼 정권의 제일 마지막 경제팀한테 책임을 지울 수 없습니다. 그 분들은 불난 집에 불 끄러 들어가서 못 끈 거 아닙니까. 초창기에 95년 정도까지 경제 수석, 부총리 했던 분이 책임 있다고 봐야죠. 그러나 모든 책임은 대통령한테 있지요. 최종 책임은.
이철희 : 그 때 심야인가요? 새벽인가요? 노동법 날치기 한 그거 말씀하시는 거잖아요?
이상돈 : 네. 노동법. 그리고 결국에 그것이 충분한 숙려, 말하자면 의견조율, 여론수렴이 안 되었기 때문에 다시 한 번 번복이 되고, 그렇게 해서 이제 국제통화기금, IMF에서는 그걸 보고서 한국이 스스로 구조조정 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고 이야기도 있지만 사실은 그런 상황까지 가게 된 것은 좀더 뿌리가 깊었다고 봐야죠. 경제 참모들 책임이죠.
이철희 : 네. 날치기든 뭐든 통과시킨 것을 국민적 반대 때문에 다시 원상회복 시키는 것도 대통령으로써 참 쉽지 않았을 텐데요.
이상돈 : 네. 그것도 자신의 어떤, 그것이 결과는 옳은 거지만 과정이 잘못되었다는 것도 본인께서 인정하고 그래서 다시 백지화한 것이죠. 본인으로써는 굉장히 자존심 상하고 아픈 것이라고 봅니다.
이철희 : 네. 지금 이른바 조문정치가 이루어지고 있는데요. 여당과 야당은 서로 유리하게 김영삼 전 대통령의 정치를 해석하고 있는데 이른바 아전인수라고 하잖아요. 한 쪽은 의회주의자라고 하고 한 쪽은 민주주의라고 하는데 이거 어떻게 보십니까?
이상돈 : 김영삼 대통령이야 국회에 오래 있었으니까 국회를 존중했던 대통령이죠. 국회를 존중한 대통령이 민주주의를 존중하는 거죠.
이철희 : 네. 같은 이야기네요.
이상돈 : 같은 이야기죠.
이철희 : 한국에 통치만 있고, 정치가 없다. 정치가 없는 곳에 민주주의는 없다. 이 말씀, 김영삼 전 대통령의 말씀이죠?
이상돈 : 그렇습니다. 요즘 참 곱씹어봐야 할 이야기라고 봅니다. 특히 이명박 대통령도 그랬고, 또 저는 박근혜 대통령한테도 김영삼 대통령의 그런 말이 아프게 들리지 않습니까. 저도 박근혜 대통령이 당선되기 전까지는 이명박 정권의 독선을 자기는 안 하겠다, 통합을 하겠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김영삼 대통령이 마지막 남기신 말씀이 통합과 화합이라고 하니까... 통합이라는 것은 2012년 총선, 대선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내건 가장 중요한 슬로건이었죠. 그런데 저는 현 정권이, 청와대와 집권 세력이 아프게 받아들여야 된다고 봅니다.
이철희 : 네. 정치권의 통합과 화합에 나서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이상돈 : 네, 감사합니다.
이철희 : 중앙대학교 이상돈 명예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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