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돈
 
 
 
 
 
  '제2야당' 아닌 '제3당'으로 서야(조선)
2016-09-04 20:48 515 관리자

조선일보 2016년 8월 18일자


[권대열 칼럼] 국민의당, '제2야당' 아닌 '제3당'으로 서야

권대열 정치부장

 - 국민의당·안철수 지지율, 총선 때 비해 반 토막 아래로
 - '안보 保守, 경제 進步'라더니 反정권과 호남에만 집착
 - '또 하나의 야당'이 아닌 '새 길 만드는 黨' 보여줘야


국민의당이 안 보인다. '차기 주자 안철수'도 다시 작아졌다. 이대로라면 이쪽 싫어 저쪽 찍고, 저쪽 마음에 안 들어 어쩔 수 없이 이쪽 택해야 하는 구도가 내년 대선에 재연될 듯한 분위기다. 국민의당이 스러지는 것 자체는 문제가 아니다. 하지만 한국 정치에서 새로운 선택지를 가져보려 했던 유권자들 꿈이 또 좌절되고 새누리와 더민주 손에 다시 볼모로 잡혀야 한다는 건 답답한 일이다.

최근 갤럽 여론조사에서 국민의당 지지율은 11%다. 4월 총선 직후 25%까지 올랐던 지지율이 넉 달 만에 반 토막 아래로 떨어졌다. 매주 발표되는 리얼미터 조사에서도 국민의당 지지율은 12.5%다. 총선 직후에는 24.9%였다. 안철수 의원 지지율도 총선 직후엔 21%로 더민주 문재인 전 대표(17%)를 앞섰지만 지난주 조사에선 8%로 떨어졌다(갤럽).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조사에 포함되면서 지지율을 빼앗아 간 이유도 있다. 하지만 전체적 하강세인 건 틀림없다. 어제 발표된 한 조사에선 5.7%로 김무성 의원(6.3%)과 박원순 서울시장(5.8%)에게도 뒤졌다.

국민의당이 이렇게 주저앉은 이유는 한마디로 총선 이후 지금까지 뭘 보여준 게 없기 때문이다. 박지원 비대위원장 등 국민의당 관계자들은 "추경 편성, 사드 반대, 우병우 민정수석 비리 의혹, 미세 먼지 대책, 전기요금 폭탄 대책 등 각종 정국 현안을 주도했다"고 주장하지만 와 닿지 않는다. 박 위원장 같은 '고수(高手)'가 굳이 '우리 좀 봐 달라'고 호소하는 자체가 '한 게 없다'는 역설적 고백처럼 들릴 정도다.
 
국민의당 총선 약진의 가장 큰 이유는 뭐니뭐니해도 "새누리당도 싫고 더민주도 싫다"는 유권자들의 오랜 불만과 이를 해결해 줬으면 하는 기대 때문이었다. 그렇다면 국민의당은 그에 부응했어야 하는데 그걸 못 하거나 안 했다. 사드 문제가 대표적이다. 전형적으로 좌우(左右) 진영이 나뉘는 이슈였다. 국민 60% 정도가 '사드는 필요하다'고 하는데, 국민의당은 여기서 더민주보다 더 왼쪽에 섰다. 경제 사안에서 좌우 표 모두를 얻으려고 이쪽에 한 발, 저쪽에 나머지 한 발 걸치는 식으로 행동한 것도 마이너스(-)였다. 소득세 문제에서 "고소득층 증세도 하고 세금 안 내는 계층에 세금도 걷겠다", 대기업 법인세 논란에서 "감면을 먼저 줄이고 봐가면서 세율도 올리겠다"고 한 게 대표적이다. '중간에서 과실만 따 먹겠다'는 기회주의적 태도로 비쳤다. "안보는 보수, 경제는 진보"라는 말을 믿고 찍어줬던 유권자들은 "이게 뭐냐"고 했다. 그 말을 지킬 거였으면 "대기업·고소득층은 세금을 더 내야 한다"고, "사드는 배치해야 한다"는 식으로 주장했어야 했다.

너무 호남 눈치만 보는 것도 실패 요인이다. 사드의 경우에도 DJ의 햇볕정책에 위배될까 의식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이상돈 국민의당 의원이 어제 "대통령이 되겠다는 사람이 안보 문제를 지역 정서에 따라 결정했다면 그것도 성급했다"며 "국방 문제에 선을 긋듯 반대하는 것에 대해 '이것은 아니지 않으냐'고 생각한다는 여론을 많이 듣고 있다"고 한 말 그대로다. 그렇게 해서 호남 지지율이라도 올랐나. 아니다. 46%에서 27%까지 떨어졌다. 안 의원 개인에만 기댔던 것도 문제다. 총선 홍보 리베이트 의혹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면서 '새 정치' 이미지가 타격을 입자 당도 함께 무너졌다. 이런 요인이 합해지면서 보수·중도·진보층 모두에서 지지율이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국민의당이 살려면 우선 자신들이 기존 야권(野圈)의 일부라는 생각부터 벗어야 한다. 더민주가 가졌던 호남·진보·좌파 지지층을 빼앗아 '2등 야당에서 1등 야당 되자'고 하는 것은 국민의당에 기대를 걸었던 유권자들 뜻이 아니다. 좌우와 영호남 갈라치기를 이용해 수십년간 권력을 독점했던 게 새누리당과 더민주다. 이 틀을 깨라는 것이 지지자들의 명령이었는데 그 안에서만 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DJ 노선을 무조건 계승해서 친노(親盧)만 몰아내면 된다는 게 호남민들 뜻일까. 영남민들도 '새누리당 경제정책 따라 하기'만 바라지는 않는다. 힘이 들더라도 없던 길을 열어가고 국민을 설득해내야 정권을 맡길 수 있는 제3당으로 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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