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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롤라인 글릭, 족쇄에 묶인 전사 (2008)
작성일 : 2009-11-05 00:40조회 : 1,669


캐롤라인 글릭, 족쇄에 묶인 전사(戰士) (2008, 게펜, 427쪽)

Caroline B. Glick, Shackled Warrior – Israel and the Global Jihad
(2008, Gefen Publishing House, 427 pages, $29.95)

이 책의 저자 캐롤라인 글릭은 대단한 여성이다. 텍사스 휴스턴의 유대인 가정에서 태어난 그녀는 시카고에서 자랐고, 콜럼비아 대학에서 정치학을 공부했다. 1991년에 대학을 졸업하고 이스라엘로 건너가서 이스라엘 국적을 취득하고 이스라엘 국방군(IDF)에 입대했다. 장교로 임관된 그녀는 5년 반 동안 복무했는데, 1994-96년간 대위이던 그녀는 이스라엘 팀의 일원으로 야세르 아라파트가 이끄는 팔레스타인 해방기구(PLO)와 평화협상을 벌였다.

어떠한 계기로 자신의 인종적 조국인 이스라엘로 이민을 떠났는지에 대해서 글릭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다만 유대인과 이스라엘을 적대시하는 미국의 진보 좌파에 대한 환멸도 적지 않게 작용했을 것으로 생각된다. 유대계 미국인이 이스라엘로 귀화하는 경우는 적지 않지만 그녀처럼 여성으로서 이스라엘 국방군에 입대하는 경우는 드문 일이었다.

1996년에 제대한 후에는 빈야민 네타냐후 총리의 대외정책 자문관을 지냈다. 1998년에 다시 미국으로 돌아와서 하버드의 케네디 스쿨에서 공부해서 2000년에 석사학위를 땄다. 글릭은 케네디 스쿨의 교수들 대부분이 미국과 이스라엘을 좋아하지 않음을 알았다고 회고한다. 다시 이스라엘로 돌아 온 글릭은 히브리어 신문인 마코르 리숀지(紙)에 고정 칼럼을 썼다. 2002년 봄에 영자신문인 예루살렘 포스트의 부편집국장으로 초빙되어 칼럼을 썼는데, 글릭의 칼럼은 세계의 주요신문에 신디케이드로 게재되어 그녀를 유명하게 만들었다.

2003년, 미국이 이라크를 침공하자 글릭은 미 육군 3사단 최선봉 대대에 배속되어 예루살렘 포스트와 시카고 선 타임스를 위해 취재했다. 미군 최전선에서 취재한 유일한 여기자인 그녀는 미군이 바그다드 공항을 점령하는 순간에 현장에 있었다. 예루살렘에 살고 있는 글릭은 칼럼과 강연을 통해 지식인 사회의 반(反)유대주의를 비판하고 이슬람 지하드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글릭은 이스라엘을 이끌어 나가는 중요한 인물로 평가된다.

이 책 ‘족쇄에 묶은 이스라엘’은 글릭이 2002년-2007년까지 예루살렘 포스트에 기고한 칼럼을 모은 것이다. ‘족쇄에 묶였다’는 제목은 이스라엘과 자유세계가 이슬람 극단세력이 이스라엘과 자유세계를 상대로 벌이는 전쟁에 눈을 감고 있으며, 또한 이 전쟁에 승리하기 위해서 필요한 수단을 스스로 부인하고 있어 마치 스스로를 묶어 놓은 삼손 같다는 의미이다.

글릭은 이스라엘의 현 총리인 빈야민 네타냐후를 제외한 다른 이스라엘 정치지도자들이 현실을 회피하고 있다고 비난한다. 2000년에 남부 레바논에서 철군함으로써 북부 이스라엘을 헤즈볼라의 로켓 공격에 노출시킨 에후드 바라크 전 총리, 2005년에 가자 지구로부터 이스라엘 군을 일방적으로 철수하고 웨스트 뱅크의 이스라엘 정착촌을 강제로 철거한 아리엘 샤론 총리를 신랄하게 비난한다. 글릭에 의하면, 샤론은 아무런 이유도 없이 팔레스타인 기구에게 도덕적 및 군사적 승리를 안겨주었다는 것이다. 글릭은 에후드 올메르트 전 총리가 2006년에 레바논에 대한 군사작전을 서투르게 해서 이스라엘 군의 사기만 떨어뜨렸다고 비판한다. 글릭은 올메르트 내각에서 외무장관을 지내고 올메르트에 이어 카디마당(黨) 대표가 된 리브니에 대해서도 비판적이다. 글릭은 이들이 테러 집단인 헤즈볼라와 하마스를 협상 당사자로 인정해서 이스라엘의 안보를 위협하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주장한다.

글릭은 사담 후세인과 테러 집단에 대해 유화적이고 용인하는 태도를 보였던 것이 큰 문제였다고 지적한다. 1990년 7월 25일, 이라크 주재 미국 대사였던 에이프릴 글래스피는 후세인에 대해 미국은 아랍권 내부의 분쟁에 간여할 의도가 없다는 식으로 말을 해서, 후세인이 쿠웨이트를 침공하는 계기를 만들었다. 이런 사실을 아는지 모르는지, 이스라엘의 좌파 신문과 지식인들이 시리아와 협상으로 평화를 이룩하자고 올메르트 정부에 압력을 넣고 있다고 글릭은 개탄한다. 글릭은 이란이 사실상 조종하는 시리아는 이스라엘과의 국경지대에 야포, 미사일, 로켓포를 대거 배치하고 있는데, 만일에 골란 고원(高原)을 시리아에 돌려주면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면서 이스라엘 내의 유화파(宥和派)를 비판한다.

글릭은 조지 W. 부시 행정부가 이라크에 대해서 환상에 사로 잡혀 있다고 따끔하게 지적한다. 즉, 부시 행정부는 “적(敵)의 적(敵)이 반드시 친구가 되지는 않는다”는 교훈을 알지 못했다는 것이다. 부시 행정부는 순니파(派)와 시아파(派)가 서로 앙숙이기 때문에 미국이 한쪽과 전쟁을 하면 다른 쪽은 미국을 도울 줄 알았는데, 그것이 순진했다는 말이다. 미국은 아라크의 시아파 민병대를 이끄는 묵타다 알사드르가 알케이다와 적대적이기 때문에, 그가 미군을 도울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알사드르는 이란의 조종을 받는 인물로서 이라크에서 미군을 패퇴시키고 친이란 시아파 국가로 만드는 것을 목적으로 삼고 있었다. 순니파와 시아파의 관계를 이해하지 못한 부시 행정부는 이라크, 이란, 사우디, 파키스탄 등과의 관계를 계속해서 꼬이게 만들었고, 그로 인해 작전 중인 미군의 희생만 늘어갔다. 글릭은  1980년대에 레이건 행정부는 이란과 이라크를 동시에 봉쇄하는 전략을 구사했다고 평가한다.

글릭은 또한 미국이 사우디 아라비아를 동맹으로 생각하는 정책이 미국과 이스라엘 간의 동맹관계에 있어 가장 취약한 부분이라고 지적한다. 사우디 아라비아를 지배하는 왕가(王家)는 이슬람 테러 세력에게 돈을 지불해서 자신들의 부패한 체제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글릭은 이란의 아매디네자드 대통령이 ‘영악하고 현명한 악인(惡人)’이라고 평가한다. 글릭은 이란이 핵무기를 만들면 그 중 한 두개를 테러 단체에 넘겨 주어서 그들이 이스라엘에서 폭발시켜 제2의 홀로코스트를 야기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글릭이 전하는 이스라엘의 대학사회의 모습도 흥미롭다. 2003년에 글릭은 텔아비브 대학에서 150여명의 학생을 상대로 강연을 한 적이 있었다. 글릭이 “세상에는 선(善: good)과 악(惡: evil)이 분명히 있으며, 민주주의는 선이고 독재체제는 악”이라고 말하자 어느 학생이 “미국이 독재국가인 데 어떻게 당신은 미국을 지지하느냐?”고 질문했다. 글릭이 “어디에서 그렇게 배웠냐?”고 되묻자 그 학생은 “대학에서 그렇게 배웠다”고 답했다. 글릭은 히브리 대학의 정치학과는 ‘피스 나우’(Peace Now)라는 단체를 이끄는 교수들에 의해 지배되고 있고, 텔아비브 대학의 인문사회학부는 그 보다 더 과격한 좌파 단체의 보금자리가 되어 있다고 개탄한다. 특히 텔아비브 대학의 좌경화 현상은 심각해서 우파 성향의 학자는 발붙일 수가 없게 되었다는 것이다. 좌파 학자들의 애매한 발언은 유럽의 좌파들이 떠벌리는 ‘홀로코스트 부인’(‘Holocaust denial’)에 근거자료로 쓰이고, 팔레스타인 과격세력과 협상해야 하는 이스라엘 정부에 불리한 영향을 주고 있다고 글릭은 지적한다.

글릭은 이스라엘과 유대인에 대한 공격이 미국에서도 이루어지고 있다고 말한다. 2007년 2월, 유엔 주재 이라크 대사인 아비드 알 바야티는 포드햄 대학에서 열린 강연에서 “홀로코스트가 정말로 있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뉴욕시립대학에선 ‘이스라엘 인종차별 주간’ 행사가 있었는데, 이스라엘을 비난한 영화를 본 후 벤야민 리스터란 19세 학생이 일어나서 주최자들에 대해 “당신들은 테러리즘을 지지하느냐?”고 물었다. 주최자들이 아무런 답을 못하고 있을 때 별안간 경비원들이 리스터를 데리고 나가면서 구타했다. 조지타운 대학에서도 비슷한 일이 일어나서 행사 주최자들에게 질문을 한 65세의 유대인 전직 경찰관이 구타를 당했다. 리스터 등은 대학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글릭은 이스라엘은 유대인 역사에 있어 가장 빛나는 성공 스토리라고 말한다. 글릭은 이스라엘은 서방에서 가장 산아율이 높고, 기업 창업율도 가장 높은데, 이것은 이스라엘이 유대 헤리티지를 지켰기 때문이며, 유대 문화는 신(神)과 자유, 그리고 법이란 컨셉을 휴머니티에 부여했으며, 인간이 흠결에 빠질 수 있음(fallibility)을 인정한 유대 문화는 세상을 발전시키는데 기여했다고 말한다. 캐롤라인 글릭(히브리 발음으로는 ‘캐롤린 글릭’이다)의 칼럼을 읽다 보면, 골리앗과 싸우는 다윗을 연상하게 된다. 이슬람이란 거대한 파도에 맞서 정의와 진실을 지키려는 그녀의 영웅적 투쟁(saga)이 존경스럽기만 하다.

© 이상돈
(* 책의 표지는 첨부를 클릭하면 볼 수 있습니다. 캐롤라인 글릭의 사진은  갤러리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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