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돈
 
 
 
 
 
  토머스 우즈 2세, 녹아 내리다 (2009년)
2009-06-21 09:52 1,212 이상돈



토머스 우즈 2세, 녹아 내리다 (2009년, 레그너리 출판사, 194쪽)

Thomas Woods, Jr., Meltdown (2009, Regnery Publishing, 194 pages, $27.95)

토머스 우즈 2세는 하버드 대학을 나오고 콜럼비아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한 젊은 역사학자로, 앨라배마 주(州) 오번에 위치한 루드비히 폰 미제스 연구소의 연구위원으로 있다. 이 연구소는 오스트리아의 자유주의 경제학자 루드비히 폰 미제스(1881-1973)를 기리기 위해 미국 남부에 세워졌는데, 자유주의 경제철학과 개인의 자유를 중시하는 연구와 저술을 지원하고 있다. 2000년대 들어서 토머스 우즈는 대외개입에 반대하는 전통적 보수주의(paleoconservative)와 자유주의 경제철학에 입각한 왕성한 저술활동으로 주목을 받았다. 가톨릭 신자인 그는 가톨릭 교회가 인류 역사 발전에 미친 영향을 다룬 책을 여러 권 내기도 했다. 2009년 초에 나온 이 책 ‘녹아 내리다’(Meltdown)에서 우즈는 2008년 가을에 발생한 경제위기에 대한 미국 정부의 처방이 잘못됐다고 신랄하게 비판하고 있다.

2008년 가을, 미국에서 금융기관 위기가 발생하자 연방정부 고위관리와 정치인들은 보다 많은 자금을 투입하고 정부가 화폐 및 금융정책에 개입하도록 하는 정책을 처방으로 내어놓았다. 우즈는 이것이 문제를 만든 사람들이 또 다시 길을 안내하는 격(格)이라는 말로 책을 시작한다.

우즈는 작금(昨今)의 경제위기는 자유시장이 초래한 것이 아니라 시장에 대한 정부의 개입이 초래한 것이라고 단언한다. 준정부 금융기관인 패니 매(Fannie Mae)와 프레디 맥(Freddie Mac)은 세금 감면과 규제에서의 면제 등 각종 혜택을 누리면서 주택시장에 과도한 자금을 퍼부어서 주택시장 버블을 만들었다. 클린턴 행정부는 저소득층도 집을 가질 수 있어야 한다면서, 이 두 기관에 대해 주택금융을 늘리도록 종용했다. 집을 소유하면 이자에 대해 세금감면을 해 주는 등 주택소유를 정부가 조장했다. 2006년 말부터 주택가격은 떨어지기 시작했고, 집이 경매에 넘어가는 사태가 급속히 증가하게 됐다.

2008년 늦가을에 파산 위기에 몰린 금융기관에 대한 구제금융(bail-out) 방침을 발표했을 때 상하원(上下院) 의원들에게는 반대하는 메일과 전화가 빗발쳤다. 그럼에도 과반수 의원들은 구제금융을 승인했다. 구제금융을 받은 은행과 투자회사들은 의원들에게 많은 후원금을 냈으니, 이들이 구제금융에 나서는 것은 당연한 귀결이었다.

경제에 대한 정부의 가장 큰 개입은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은행에 의한 것이지만, 정작 이에 대해 관심을 갖는 사람은 적다. 연방준비은행은 경제에 개입해서 ‘호황과 버블 폭발’(‘boom and burst’)이란 사이클을 조장해 왔고, 그런 결과로 2008년 경제위기가 발생한 것이다. 그럼에도 이에 대해선 아무 말도 없으니, 거실에 밀고 들어 온 코끼리를 못 본체 하는 형상이다. 연방준비은행은 1994년 멕시코에 대한 구제금융, 헤지 펀드에 대한 구제금융, 9-11 테러 후 이자율 인하로 화폐공급을 늘이는 등 경제운용을 조작하는데 앞장서서 오늘날의 문제를 만들었다.

2008년 가을, 임기 말의 부시 행정부는 파산 위기에 놓인 패니 매와 프레디 맥을 국유화하는 조치를 취했다. 하지만 부시 행정부는 “도덕적 해이를 조장해서는 안된다”는 이유로 레만 브라더스에 대한 구제금융을 거부했다. 바로 그 다음날 AIG에 대한 구제금융이 결정되었다. 대마불사(大馬不死: ‘Too Big To Fail’)인 셈이다. 부도위기에 처한 금융기관을 정부가 사실상 인수하게 되자 베네주엘라의 휴고 차베스 대통령은 “미국이 나보다 더 왼쪽에 있다”고 빈정거렸다

우즈는 프리드리히 하이에크가 ‘호황과 거품 파열’(‘boom and burst’)을 반복하는 경제 사이클의 근본 원인은 중앙은행에 있다고 설파한 것이 정확한 분석이라고 말한다. 1930년대 대공황 시절에 하이에크는 이자율을 낮추어서 경기침체를 벗어나려고 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했다. 하이에크는 침체(recession) 또는 공황(depression)은 잘못된 투자로 인한 부작용을 교정하는 과정으로, 이런 과정을 거쳐서 경제가 제 모습을 바로 찾는 것인데, 이자율을 낮추면 종국적으로 닥쳐 올 붕괴(collapse)를 더욱 심각하게 만들 뿐이라고 오래 전에 지적했다.

1990년대 일본은 주식 폭락과 부동상 가격 폭락으로 오랜 불황을 겪어야만 했다. 당시 일본 정부는 하이에크 같은 오스트리아 학파(자유주의 경제학파)가 해서 안 된다고 했던 정책을 골라서 채택함으로써 불황을 장기화시켰다. 그런데 지금 폴  크루거먼 같은 경제학자가 미국이 채택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정책은 바로 일본이 1990년대에 택했던 정책과 같은 것이다.

우즈는 오바마 행정부가 경제회복(Stimulus Plan)이란 이름으로 자금을 공급하는 것은 빚에 몰려 있는 주택소유자가 돈을 빌려서 집을 고치는 꼴이라면서,  연방준비은행이 돈을 공급해서 인플레이션을 조장하고, 이로 인해 미국 경제가 파국을 향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우즈는 파산할 회사는 파산하게 하고, 패니 매와 프레디 맥을 해산하고, 구제금융을 중단하고 정부 지출을 줄일 것을 제안한다. 그러면서, 우즈는 이 같은 많은 문제가 달러가 금(金) 본위(本位)에서 이탈한 데서 비롯되었다면서, 금 본위제로의 회귀를 심각히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c) 이상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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