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복음주의 기독교

작성일 : 2021-11-12 09:26조회 : 2,221

복음주의 기독교

1970년 5월 맨해튼 시위 사건을 계기로 블루칼라 노동자들은 그들이 전통적으로 지지해 왔던 민주당을 버리고 공화당을 지지하게 됐다. 하지만 1976년 대선은 워터게이트 사건의 영향을 받아서 조지아 주지사를 지낸 민주당의 지미 카터가 공화당 후보인 제럴드 포드 대통령을 누르고 당선됐다. 제럴드 포드는 북부 미시건 출신인데 비해 지미 카터는 남부 출신이었다.

지미 카터는 인권 외교를 주창했기 때문에 나중에 진보 정치인으로 평가 받기도 하나 대통령 당선 전에는 베트남 전쟁을 지지했던 보수적 민주당원이었다. 무엇보다 카터는 스스로 다시 태어났다고 고백한 침례교인(Baptist)이었다. 남부에서 성장한 침례교를 위시한 복음주의 기독교 운동은 블루칼라 노동자들이 민주당을 버리고 공화당을 지지하기 시작한 것 못지않게 1970년대 후 미국 정치의 지형을 바꾸어 놓았는데, 카터는 그런 분위기에 힘입어 대통령이 됐다.

미국에는 장로교, 감리교, 미국 성공회, 침례교, 루터 교회 등 유럽과 영국에서 유래한 개신교, 가톨릭, 유태교, 그리고 제7안식교, 모르몬 등 미국에서 자생한 교파가 있다. 가장 세력이 컸던 교파는 물론 개신교였는데, 1965년부터 1975년까지 10년 동안 미국 개신교에서 세력 변화가 발생했다. 개신교의 주력이던 감리교, 남장로교와 북장로교, 그리고 루터 교회는 이 기간 동안 신자를 각각 10% 정도 상실했다. 미국 성공회(Episcopal Church)는 20% 가까이 신자를 상실했고, 가톨릭도 마찬가지였다.

미국의 주류 기독교이던 미국 성공회와 장로교가 빠르게 신자를 잃었지만 복음주의 교회(Evangelical Church)는 급속하게 성장했다. 이들은 라디오와 케이블 TV를 통해 그 교세를 급속하게 넓혀갔다. 이런 변화에 힘입어서 침례교가 교세를 늘렸고, 오순절교회(Pentecostal Church)도 그러했다. 복음주의 교회는 교파를 적시하지 않고 단순히 그리스도 교회를 표방하기도 했다. 이런 복음주의 운동은 스타급 목사를 배출했는데, 오럴 로버츠, 팻 로버트슨, 제리 팔월, 빌리 그레이엄 등이다. 이들의 설교는 케이블 TV를 통해 가정을 파고 들어서 교회를 중심으로 한 공동체를 강조하던 전통적 개신교를 압도해 버렸다. 복음주의 운동은 남부 캘리포니아에서 플로리다까지 남부에서 성행했는데. 이 기간 동안 남부는 인구가 폭발적으로 늘어서 선벨트(Sun Belt)의 시대가 열렸다. 복음주의 교회의 성장은 선벨트의 성장을 토대로 급속하게 세력을 확장해나간 것이다.

베트남 전쟁에 반대하고 인권을 주창했던 동북부의 진보적 성향의 개신교는 교세가 폭락했으나 선벨트에 토대를 두고 신(God)과 미국을 동일화하면서 성장한 보수적 복음주의 교회는 큰 정치적 영향력을 갖게 됐다. 이들은 1972년 대선에서 닉슨 대통령을 지지했으나 1976년 대선에서 지미 카터를 지지했다. 카터는 그 자신이 복음주의 침례교인이었고 조지아 주 지사를 지낸 남부 출신이었다.

로널드 레이건은 연설문에서 ‘God'을 가장 많이 그리고 가장 적절하게 사용했던 대통령이었지만 레이건은 교회를 나가지 않았다. 하지만 레이건의 어머니는 일리노이의 작은 그리스도 교회에 열심히 나갔기 때문에 레이건은 복음주의 기독교를 이해했다. 무엇보다 레이건은 포용력이 큰 정치인이었다. 레이건이 소련을 ’악(惡)의 제국‘(Evil Empire)으로 지칭했던 연설은 보수 기독교 모임에서였다. 하지만 조지 H. W. 부시는 경우가 달랐다. 비록 텍사스에서 사업을 하고 하원의원을 지냈지만 부시는 기본적으로 동부 엘리트(eastern establishment)였다. 부시의 아버지 프레스콧 부시는 코네티컷 출신의 상원의원이었고 그 일가는 모두 미국 성공회 교회를 나갔다. 1988년 대선에서 조지 H. W. 부시는 레이건의 후광에 힘입어 당선됐지만 1992년 대선에서는 남부 복음주의 교인들과 블루칼라 노동자들의 지지를 상실해서 재선에 실패했다.

- 사진 : 트럼프 지지에 나선 복음주의 기독교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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