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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명태균 게이트
작성일 : 2024-11-28 13:03조회 : 103
명태균 게이트
명태균이라는 이름이 처음 드러난 지난 10월 초에 나경원 의원이 “의외의 현상 연속” 이라면서 2021년에 자기가 나섰던 서울시장 후보 경선과 당 대표 선거에서 오세훈과 이준석에게 고배를 마신 배경에 의문을 제기한 것이 사실로서 점차 드러나고 있다.
- 나경원 "의외의 현상 연속" 폭탄 발언...'명태균 게이트'에 쑥대밭 [YTN, 2024.10.11. 오후 12:55]
https://www.ytn.co.kr/_ln/0134_202410111255524881
- [단독}‘나경원 우세’에서 오세훈과 ‘접전’으로…조작 정황 [KBS, 입력 2024.11.28 (06:45)]
https://news.kbs.co.kr/news/pc/view/view.do?ncd=8117275...
나경원 의원이 의문을 제기한 202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와 당 대표 선거는 김종인 비대위원장 시절에 이루어 졌다. 그러면 왜 나경원과 안철수가 김종인 위원장 체제에서 서울시장 후보에서 탈락하고 오세훈이 단일 후보가 됐을까 궁금할 것이다. 나는 당시 밖에서 구경하는 입장이었으나, 안철수는 결코 후보가 되지 않을 것으로 생각했다. 김종인과 안철수는 2012년부터 악연이 깊었고, 이준석은 안철수와 바른미래당을 같이 하면서 원수 사이가 됐기 때문이다. 나경원 의원도 김종인-이준석과는 소원한 관게이다. 2012년 총선을 앞두고 김종인, 이준석, 그리고 나는 박근혜 비대위 멤버였고 당시 공천은 박심(朴心)이 영향을 미쳤다. 박근혜는 2004년 총선에 한나라당 비례대표료 국회에 입성했으나 2007년 대통령 후보 경선에서 이명박을 지지한 전여옥, 나경원, 진수희를 잊지 않았다. 그 결과로 2012년 4월 총선에서 세 여성 의원은 공천에서 모두 탈락했다. 나경원은 그 후 동작구 보궐선거를 통해 다시 국회에 입성해서 기사회생했다.
2016년 겨울 탄핵 정국 후 새누리당에서 김무성, 유승민, 남경필, 원희룡 등이 탈당해서 바른정당을 만들 때 나경원은 새누리당에 잔류했다. 나경원 의원이 잔류함에 따라 새누리당의 탈당행렬은 중단됐고 보수는 새누리당을 이은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으로 분열됐다. 오세훈은 이 때 바른정당에 가담해서 최고위원을 지냈다. 바른정당이 국민의당과 무리하게 합당을 할 때 오세훈은 이에 반대해서 탈당했고 바른미래당은 2018년 6월 지방선거에서 참패했다. 그 선거에서 노원병 공천을 둘러싸고 이준석은 안철수와 불구대천(不俱戴天)의 관계가 됐다.
2018년 말 오세훈은 자유한국당에 입당하고 2019년 초 전당대회에 출마했으나 태극기 부대와 기독교인들의 지지를 얻은 황교안이 대표로 선출됐다. 나경원은 20대 국회 마지막에 원내대표로서 민주당이 밀어 붙였던 선거법 개정과 공수처법을 저지하느냐고 큰 고생을 했다. 2020년 총선을 앞두고 바른미래당은 해체됐고 바른정당 계열의 새보수당이 자유한국당과 합당해서 미래통합당이 됐다. 2020년 4월 총선에서 미래통합당은 참패했다. 나경원은 2020년 총선에서 자기 지역구에서 민주당 후보 이수진에게 패배했다.
황교안이 대표직에서 물러나자 김종인이 비대위원장이 됐고 당명을 국민의힘으로 바꾸었다. 김종인 체제에서 첫 선거가 서울시장과 부산시장 보궐선거였다. 그리고 서울시장 후보 당내 경선에서 나경원은 오세훈에게 패배했고, 안철수는 단일화 여론조사 경선에서 오세훈에게 패배했다. 나경원은 그 후 당 대표 선거에 나섰으나 이준석에게 패배했다. 결국 김종인과 이준석이 안철수를 싫어하고 나경원과는 거리가 있더니 오세훈이 서울시장이 됐으며, 이준석이 나경원을 누르고 국민의힘 대표가 됐다.
이런 과정을 보면서 나는 사람과의 관계가 결정적이었다고 생각했으나 여론조사가 그 같은 사람과의 관계를 뒷받침하고 있다는 데에 대해 의아한 생각을 갖기도 했다. 사실 지방선거와 총선을 앞두고 컷오프 등을 하는 과정에서 비공표 여론조사를 많이 하며 그것이 투명하지 않음은 아는 사람은 모두 알고 있다. 하지만 서울시장 선거와 당 대표 선거, 그리고 나아가서 대통령 후보 경선에 그런 문제가 있었다면 그것은 차원이 다른 문제다.
명태균 사건 초기인 지난 10월 21일자 한국일보에 나는 이렇게 썼다.
“자신이 여론조사를 조작해 여권의 선거를 움직였다는 명태균의 주장은 우리 선거과정의 취약한 치부를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어 매우 심각하다. 명씨는 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을 앞두고 여론조사 추이가 주목되던 시점에 윤석열 지지도를 홍준표보다 2%포인트 앞서도록 지시했으며, 실제로 여론조사 결과가 그대로 나왔다고 한다. 나경원 의원이 2021년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경선과 당대표 선거는 의외의 연속이었다면서 명씨가 여론조사 룰 변경에 개입하고 당내 여론조사를 조작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한 데도 주목해야 한다. 나 의원 주장이 진실에 입각했는지를 판단하기는 아직 이르나, 여론조사가 결정적인 당내 경선과 당대표 선거에서 그 같은 조작이 있었다면 심각한 문제다. 명씨의 대선 후보 경선 개입이 사실이라면 윤석열 정권은 정당성 자체가 흔들리며, 나 의원의 주장이 진실이라면 국민의힘은 존재할 이유를 상실하게 된다.”
- ‘불투명 여론조사에 휩쓸리는 한국 정치“ (한국일보 10월 21일자 <이상돈 칼럼>)
https://www.hankookilbo.com/.../Read/A20241018101600027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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