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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FTA 몰락하나

작성일 : 2025-02-03 21:25조회 : 33

NAFTA 몰락하나

트럼프가 캐나다와 멕시코에 대해 25% 관세를 부과함에 따라 자유무역질서를 파탄에 빠트리고 말았다.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은 말할 것도 없고 WTO 체제가 뿌리부터 흔들리는 것이다. WTO 분쟁해결절차에 회부되면 캐나다와 멕시코가 승리하겠지만 그러기 전에 트럼프는 WTO를 탈퇴할 것이다. 이렇게 되면 세계는 2차 대전 후 채택된 GATT 이전 상태로 돌아가는 형상이다.

NAFTA는 레이건-부시 행정부의 업적이다. 캐나다와의 자유무역협정은 1980년 대선 출마를 앞둔 로널드 레이건이 공식적으로 거론했고, 레이건 2기 시절에 본격적인 협상이 진행돼서 1988년에 미국-캐나다 자유무역협정이 체결됐다. 텍사스 출신인 조지 H. W. 부시 대통령은 멕시코와 자유무역협정을 추진했고, 캐나다가 이에 가담해서 3국이 협상에 나서서 1992년 10월 텍사스 오스틴에서 부시 대통령, 브라이언 멀로니 캐나다 총리, 그리고 칼로스 살리나스 멕시코 대통령과 3국의 협상대표가 NAFTA에 가(假)조인하고 그 해 12월 17일에 세 나라의 대통령과 총리가 정식으로 각기 조인했다. 따라서 1992년 10월 오스틴에서 3국의 정상이 참석한 가(假)조인식 장면이 NAFTA를 상징했다.

그해 10월 가조인식과 12월의 3국 수도에서의 서명 도중에 미국 대통령 선거가 있었고 조지 H. W. 부시 대통령은 클런턴에게 패배했다. 그 해 대선에는 NAFTA 반대를 내세운 텍사스 출신 억만장자인 로스 페로(Ross Perot 1930~2019)가 제3후보로 돌풍을 일으켰고, 이로 인해 부시 대통령은 고전했으며 결국 클린턴에게 패배했다. 조지 H. W. 부시는 오늘날 트럼프 지지집단과 유사한 세력 때문에 재선에 실패한 셈이다.

사진은 1992년 10월 텍사스 오스틴에서 열린 NAFTA 가조인식 장면이다. 가운데 부시 대통령을 대신해서 서명하는 사람이 칼라 힐스(Carla Hills 1934~) 무역대표(USTR)다. 스탠포드와 옥스퍼드, 그리고 예일 로스쿨을 나온 칼라 힐스는 닉슨 행정부에서 법무부 민사담당 차관보를 지냈고 포드 행정부에서 주택도시개발장관을 지냈다. 포드 행정부에서 중국 주재 대사와 CIA 국장을 지낸 조지 H. W. 부시는 힐스를 각료급인 무역대표로 임명했고, 힐스는 우루과이 라운드 협상과 NAFTA 협상을 부시 대통령 1기 임기 내에 마무리하는 찬란한 업적을 이루었다.

부시 대통령이 연임에 실패함에 따라 정부에서 나온 칼라 힐스는 여러 기업에 자문을 하면서 지냈다. 지난 2020년 대선을 앞두고 공화당 정부에서 안보 외교직을 지낸 100여명과 함께 칼라 힐스는 트럼프가 미국을 이끌어 갈 자격이 없다면서 조 바이든을 지지했다. 나는 레이건 1기에서 유엔 주재 대사를 지낸 진 커크패트릭(Jeane Kirkpatrick 1926~2006)과 칼라 힐스가 여성 각료로선 가장 탁월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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