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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나탈리 트룬디, 침묵을 깨다
작성일 : 2024-02-18 15:19조회 : 1,062
나탈리 트룬디, 침묵을 깨다
아무리 튼튼하게 건설한 댐이라도 구멍이 한 곳에 나면 결국은 무너질 수가 있다. 마릴린 먼로의 죽음에 관한 ‘침묵의 카르텔’은 튼튼하게 만든 댐 같았다. 하지만 누구인가 침묵을 깨고 말을 시작하면 그 카르텔은 무너지게 되어 있다. <Goddess>를 준비하던 앤서니 서머스에게 진실을 여는 단서를 제공한 사람은 나탈리 트룬디(Natalie Trundy 1940~2019)였다. 그녀는 1984년에 놀랄만한 증언을 앤소니 서머스에게 했다.
먼로의 공보를 담당했던 사람은 아서 제이콥스(Arthur P. Jacobs 1922~1973)였다. 영화사에 취직해서 공보(public relations)를 담당하던 그는 독립해서 할리우드 배우들의 홍보 업무를 대행하다가 1956년에 자기 이름을 딴 공보회사를 차렸다. 그는 그레고리 펙, 주디 갤런드, 그리고 마릴린 먼로 등의 공보 업무를 맡아 보았다. 먼로의 마지막 몇 년 동안 먼로를 수행하는 등 먼로와 가까웠던 패트 뉴컴(Pat Newcomb 1930~)은 제이콥스의 회사에서 일하다가 먼로의 공보비서가 됐으며 아서 제이콥스와의 연락을 담당했다.
아서 제이콥스는 영화제작에도 손을 대서 ‘Planet of the Apes' 등 여러 영화를 만들었으나 1973년에 심장마비로 이른 나이에 사망했다. 배우를 지망하던 나탈리 트룬디는 자기보다 나이가 거의 스무 살이나 많은 아서 제이콥스와 사랑에 빠졌고 1968년에 정식으로 결혼을 했다. 제이콥스는 자기가 만드는 영화에 나탈리를 출연시켰고, 제이콥스가 죽은 후에 제이콥스의 회사는 나탈리에게 귀속됐다.
먼로가 죽던 1962년 8월 4일 밤, 제이콥스와 나탈리는 LA 할리우드 경기장에서 열린 헨리 만치니 오케스트라 음악회에 참석하고 있었다. 그 다음날이 나탈리의 생일이어서 두 연인은 저녁 8시 30분에 시작한 콘서트를 VIP석에서 즐기고 있었다. 음악회가 거의 끝나갈 무렵에 경기장 직원이 급한 전갈이 있다면서 메모를 제이콥스에게 가져왔다, 메모는 “먼로가 죽었다”는 것이었다. 나탈리는 그 메모를 보낸 사람이 패트 뉴컴이었고, 음악회는 11시 전에 끝나게 되어 있어서 메모가 전달된 시각은 10시 30분에서 11시 사이였다고 기억했다.
제이콥스는 승용차로 나탈리를 집에 데려다 주고 먼로의 집으로 향했고, 나탈리는 제이콥스를 그 후 이틀 동안 보지 못했다고 앤서니 서머스에게 증언했다. 당시 제이콥스의 회사 직원이던 줄리엣 로스웰도 제이콥스가 8월 4일 밤 11시에 먼로의 집에 도착한 것으로 안다고 서머스에게 이야기했다. 먼로가 죽었다는 메모를 11시 전에 받았다는 나탈리 트룬디의 증언 , 그리고 피터 로포드와 로버트 케네디가 탄 벤즈 자동차를 자정 전에 본 린 프랭클린 경관의 증언을 조합하면 이런 이야기가 된다. 8월 4일 밤 10시 30분에 먼로는 죽었고, 밤 11시에 먼로의 집에는 하인인 유니스 머레이와 그의 사위인 노먼 제프리스 외에도 로버트 케네디, 피터 로포드, 정신과 의사 랠프 그린슨, 패트 뉴컴, 아서 제이콥스, 밀튼 루딘 변호사가 모여 있었다는 것이다.
먼로의 애인과 친구이던 로버트 케네디와 피터 로포드, 먼로의 공보 에이전시인 아서 제이콥스, 먼로의 변호사인 밀튼 루딘, 먼로의 정신과 의사 랠프 그린슨, 먼로의 집안일을 하던 유니스 머레이와 노먼 제프리스, 그리고 패트 뉴컴은 사건을 은폐하기 위한 시나리오를 만들었던 것이 분명했다. 아서 제이콥스는 언론에 먼로가 수면제 과다복용으로 죽었다고 나오도록 하는 일을 했을 것이며, 피터 로포드는 로버트 케네디를 자신의 벤즈에 태우고 자기 집으로 와서 대기 중인 헬기에 태워서 샌프란시스코로 보내는 역할을 했다.
먼로를 그림자처럼 수행한 패트 뉴컴은 최소한 먼로를 죽이는 일에 가담하지는 않은 것이 분명하다. 그는 먼로가 죽은 것을 알고 "살인자들이야 ! 너희들은 살인자야 ! 그녀가 죽어서 너희는 만족하니?“(“Murders! You murders! Are you satisfied now that she's dead?")라고 외쳐서 먼로의 이웃 사람들이 그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5일 아침 먼로의 집에 모여든 사진기자들을 향해서 뉴컴은 “계속 찍어라, 야수(野獸)들아!"("Keep shooting, vultures !")라고 소리를 질렀다. 하지만 패트 뉴컴은 그 후 놀라운 변신을 하게 된다.
- 사진 (1)(2) : 아서 제이콥스와 먼로.
- 사진 (3) : 아서 제이콥스와 나탈리 트룬디.
- 사진 (4) : 먼로와 패트 뉴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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