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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Coffee Table Book' II
작성일 : 2024-05-13 22:27조회 : 849
‘Coffee Table Book' II
미술관 도록이나 레이건/부시 외에도 내가 갖고 있는 ‘Coffee Table Book'으로 자랑(?)할 만한 것은 아래의 마릴린 먼로 책이다.
왼쪽은 <The Essential Marilyn Monroe : Milton H. Greene 50 Sessions>로 2017년에 나왔다. 먼로의 연인이고 사업 파트너였다가 먼로가 아서 밀러와 결혼한 후에 멀어진 사진가 밀튼 그린(Milton Greene 1922~1985)이 남긴 사진과 네거티브 필름을 그의 아들인 조수아 그린(Joshua Greene)이 디지털 사진으로 재생해서 펴냈다. 밀튼 그린은 먼로가 사망했다는 뉴스를 파리에서 들었다. 그린은 자기가 찍은 먼로의 사진을 상업적으로 이용하지 않고 그대로 보관해 두고 암으로 63세 나이로 사망했다. 밀튼 그린은 아무런 회고록을 남기지 않았다. 먼로의 지인 중 밀튼 그린은 먼로를 진정으로 생각했던 사람이었다. 어릴 때 먼로와의 추억이 있는 밀튼 그린의 아들 조슈아도 사진을 공부했고, 아버지가 남긴 먼로의 사진을 디지털화 작업을 해서 이렇게 아름다운 책으로 펴냈다. 먼로가 밀튼 그린을 위해 포즈를 취한 시기는 1953~56년으로 먼로가 30세가 되기 전이다. (밀튼 그린 사이트는 https://miltonhgreene.com/)
오른 쪽은 로렌스 쉴러(Lawrence Schiller 1936~)가 2012년에 펴낸 <Marilyn and Me>이다. 로렌스 쉴러는 대학을 졸업하고 할리우드에서 사진을 찍었다. 1962년 7월, 당시는 파리 마치지(誌) 사진가였던 쉴러는 먼로의 공보 팀으로부터 먼로가 영화 ‘Something's Got To Give'의 야간 누드 수영 장면을 촬영하는데 초청을 받았다. 오직 로렌스 쉴러와 윌리엄 우드필드(William Woodfield 1928~2001)만 이 기가 막힌 자리에 초대된 것이다. 우드필드 기자는 소속사의 사진가가 몸이 아파서 대신 참석했기 때문에 엄격한 의미의 사진가가 아니었다. 그래서 당시 25세의 신참 사진가인 쉴러는 그날 밤 전라(全裸)로 풀장에서 수영하는 먼로를 찍는 행운을 누렸다. 쉴러는 36컷짜리 흑백 필름 16롤과 36컷짜리 칼러 필름 3통을 모터드라이브를 돌려서 찍었다.
먼로는 두 사람이 찍은 사진을 보고 몇 장만 ‘no'를 하고 나머지는 알아서 하라고 했다. 다른 스타급 배우와 달리 먼로는 사진작가에게 모델료를 받지 않았다. 특히 자신의 누드를 찍은 두 사진가들에게도 그랬다고 하니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쉴러가 찍은 사진은 Life, Time, Playboy, Paris Match 등 여러 매체에 나왔다. 그리고 8월 5일 아침, 쉴러는 먼로가 죽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쉴러는 먼로의 장례식에서도 유명한 사진을 찍었다. 유명해진 쉴러는 사진가로 활약했고 책도 여러 권 펴냈다. 먼로가 죽고 50년 후에 나온 이 책에서 쉴러는 먼로 덕분에 자기가 유명해졌고 돈도 많이 벌었다고 털어 놓았다. 먼로가 죽은 후 50년 동안 그는 먼로가 항상 자기 속에 살아있는 것처럼 느끼면서 살아왔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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