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이런 정부 비서와 토론을 ?

작성일 : 2024-10-11 15:34조회 : 135

이런 정부 비서와 토론을 ?

서울대 의대가 재학생 휴학계를 받아드리기로 해서 칭찬을 받았는데, 이번에 황당한 토론회를 열어서 욕을 백배로 얻어먹고 있다. 의대 학장은 공식 지위인데, 학장은 정부 방침을 무시하고 휴학계를 받아드렸다. 반면에 이런 난국에 대처하기 위해 의대 교수들이 만든 서울대 의대 비대위는 무슨 비서와 토론회를 했으니 우습게 돼 버렸다. 대학총장들이 차관이 주재하는 회의에 참석하더니 이번에는 서울대 의대 교수들을 대표한다는 비대위가 겨우 비서하고 토론을 했다. 도무지 대학의 권위가 그것 밖에 안 되는가 ? 무엇보다 대통령 비서실의 비서는 밖에 나와서 토론을 하는 자리가 아니다. 세상을 몰라도 너무 모른다. 이러다간 비대위를 불신임하고 ‘초(超)비대위’가 새로 생기지 않나 모르겠다.

지난 8일 국감에서는 의사 1만 명이 부족하다는 연구보고서를 작성한 보건사회연구원 신영석 명예연구위원과 한국개발연구원 권정현 연구위원이 참고인으로 출석했다. 두 사람은 2035년 의사 1만 명 부족하다는 연구를 수행했으나 매년 2000명씩 5년 만에 증원하는 정부 정책과 관련해선 과학적이라고 확답하긴 어렵다고 답했다. 이런 연구는 여러 가지 요소를 넣어서 추계를 하는 것인데, 그런 보고서는 대체로 이야기해서 아무짝에 쓸모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런 연구는 많은 요소를 투입해서 결론을 내는 것인데, 대체로 이야기해서 'junk in, junk out', 즉 ‘쓰레기가 들어가서 쓰레기가 나오는 것’이다.

한동안은 KDI가 권위가 있어서 거기서 나오는 연구 결과가 국가 정책에 참조가 되기도 했다. 그러나 그것은 옛날 이야기이다. 요새 그런 정책 연구기관에서 자부심을 갖고 있는 연구원이 도무지 몇 명이나 있겠는가 ? 이런 연구소에서 정부가 요구하는 보고서나 작성하는 사람들은 정부가 원하는 대로 적당히 결과물을 만들어내기 마련이다. 또한 이들은 현실을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번 의대 증원이 대표적인 경우다. 이들이 도무지 현재 의대 정원이 몇 명인지나 알고 있었는지도 의심스럽다. 의대 교과과정이 어떻고 전문의 배출 상황이 어떤지를 최소한이라도 안다면 한해에 의대정원을 2000명이든 1000명이든 늘리자는 보고서를 펴낼 수가 없다.

우리나라 인구의 7배인 미국은 전국의 의대에서 매년 21,500 명을 졸업시킨다. 우리가 2000명을 증원하는 식으로 계산하면 미국이 별안간 의대생을 연간 14,000명을 늘려서 35000명으로 늘리는 것과 같다. 이런 주장을 펴내는 연구자는 정신병자로 취급될 것이다. 30년에 걸쳐서 한 해에 의대를 2개 새로 만들어야 한해 졸업하는 의대생이 7500명이 늘어난다.

그래서 나는 한 해에 별안간 의대 정원 3000명을 5000명으로 늘린 결정은 역대급의 무식한 조치였다고 말하는 것이다. 그런 결정에는 아무런 근거도 없으며 의학교육의 당사자인 의대교수나 의대협의체와는 아무런 의논도 하지 않았다. 그러면서 정부는 의사를 기득권층으로 몰아세웠다. 이 때문에 전공의와 의대생들이 병원과 학교를 떠난 것이다.

사정이 이러한데, 서울대 의대 비대위가 그런 황당한 발상의 진원지인 무슨 비서인지 뭔지 하는 인간과 토론을 했다니 어처구니가 없다. 무엇보다 정부가 일방적인 증원에 대해 사과하고 그 무식한 증원조치를 철회하지 않는 한 내년에 의대 재학생들은 복귀할 명분이 없다는 엄연한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물론 이런 사태는 걱정되는 바가 많다. 하지만 결자해지(結者解之)라는 말이 있지 않은가 ? 저지른 자들이 해결을 해야 하는 법이다. 그리고 요새 벌어지는 정국상황을 직시할 필요도 있다. 의료 붕괴 보다 정권 붕괴가 더욱 현실로 느껴지지 않는가? 붕괴위기에 처해 있는 정부와 무슨 대화를 하는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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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타임스 2024년 10월 8일자 기사

국감장에 선 의대증원 보고서 저자들 "더 이상 논쟁 소모적"

김승직 기자 2024-10-08 19:46:49

- 2000명 의대 증원 근거 연구 보고서 저자들 일시 증원 '회의적'
- "점진적 증원 제안했지만…정책 결정은 정부 몫" 이구동성

[메디칼타임즈=김승직 기자] 정부가 의과대학 정원 증원 근거로 삼은 연구 보고서 저자들도 한 번에 2000명을 증원하는 것엔 회의적이었음이 재확인됐다. 하지만 정책 결정은 정부 몫인 만큼, 더 이상의 논쟁은 소모적이라는 지적이 함께 나왔다.

8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 보건사회연구원 신영석 명예연구위원과 한국개발연구원 권정현 연구위원이 참고인으로 출석했다. 이들은 정부가 2000명 의대 증원 근거로 삼은 연구 보고서의 저자다.

이와 관련 신 위원은 2035년 의사 1만 명 부족하다는 연구를 수행한 것은 사실이며, 의사 증원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이를 매년 2000명씩 5년 만에 증원하는 정부 정책과 관련해선 과학적이라고 확답하긴 어렵다고 답했다. 그는 관련 논의에 여러 차례 참여해 왔는데, 보다 점진적인 형태의 의대 증원이 적합하다는 의견을 고수해왔다는 것. 5년간 2000명 증원은 정책 효과와 부작용을 평가하기에 너무 빨라, 10년간 1000명을 증원하는 것이 정책 평가나 속도 조절에 용이하다는 설명이다. 다만 신 위원은 정책 결정은 정부 몫이라고 부연했다.

권 연구위원 역시 보고서상 제안은 점진적 방식이었다고 언급했다. 급격한 증원은 교육·수련 환경 대응이 어려운 문제가 있을 것이란 우려에서다. 2000명 의대 증원에 과학적 근거는 있을 수 없다는 의견도 동일했다. 사회과학적인 정책을 만드는 데 있어, 딱 맞아떨어지는 근거를 마련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것.

다만 이들은 정책 결정은 정부의 몫이라고 강조했다. 점진적 증원 역시 의료계 반발로 인한 의료 공백과 지역 우선순위 설정 과정에서의 갈등 등 2000명 증원 못지않은 부작용을 수반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 이런 상황을 감안해 최종 결정을 하는 것이 정부의 역할이라는 판단이다. 또 이들은 2000명 의대 증원이라는 숫자에 매몰돼 소모적인 논쟁을 하는 것을 지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신 위원은 "이젠 누가 잘못했느냐를 따질 상황이 아니라고 본다"며 "의료개혁특별위원회에 보니 전달체계, 보상 등 여러 분과로 나눠 논의 중이던데 최종적으로 정리되려면 전공의들이 들어와 의견을 교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권 위원은 "의사가 논의의 장에 참여하는 것을 꺼리고 있는 상황인데 이를 타개하면서 계속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방법을 만들어가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의료 개혁에 대한 충분한 논의를 해야 한다고 설득하는 것 외에는 뚜렷한 방법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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