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이국종 닥터의 경고

작성일 : 2024-06-21 08:52조회 : 567

이국종 닥터의 경고

이국종 대전국군병원장은 19일 "현재 의료계는 벌집이 터졌다"며 정부 의료 정책에 쓴소리를 냈다. 그는 의대 증원 문제와 관련해선 "의사는 강의식이 아니라 선후배 간 1 대 1 도제식으로 교육하기 때문에 함부로 많은 수를 양성할 수 없다"며 반대 견해를 밝혔다.

의대는 함부로 증원을 하거나 새로 만들 수 없음은 의사도 아니고 의대 교수도 아닌 나도 너무 잘 아는 사실이다. 그래서 나는 여러 차례 미국의 예를 들어서 이래서는 안 된다고 이야기했다. 이번 의대 증원 이야기가 세계에 알려지면 한국은 웃음거리가 될 것이다.

이국종 병원장은 대안에 대해선 말을 아꼈으나 필수 의료를 담당하도록 인센티브를 주고 그런 분야에서 일하는 교수와 의사들이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유일한 방안이다. 보건노조인가 하는데서 의사 봉급에 대해서 발표해서 의사 급여가 높다는 식의 기사가 많이 났다. 특수한 상황에서 고액 급여를 받는 경우는 이른바 아웃라이어이니까 고려할 필요가 없다.

이번에 증원을 하지 않은 서울에 있는 의대의 정교수 급여는 2억 원을 약간 상회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시간 외 근무 등으로 실수령액은 이 보다 더 많을 수 있다. 11년 전에 내가 중앙대에서 정년을 4년 앞두고 퇴직했을 때 연봉은 소득세와 연금 부담액을 공제하기 전에 거의 1억 원에 달했다. (국회의원 연간 급여와 비슷했다.) 일반 교수들은 1년에 4~5개월은 방학이고 평소에도 강의 시간에만 맞추어 나오면 되니까 매일 아침 출근할 필요도 없다. 의대 교수의 업무 강도와 근무 시간은 일반 교수와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일반 교수보다 2배 이상 수입이 있어야 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그렇지 않으면 누가 의대 교수를 하겠는가.

우리나라 대학 교수 봉급은 의대만 제외하곤 같은 기본적으로 같다. 미국 대학의 교수 봉급은 소속 대학에 따라 다르고 개인에 따라 다르다. 인문학부 교수들의 봉급은 교수 봉급이라고 하기에 부끄러울 정도로 낮다. 로스쿨 교수 급여는 일반 교수보다 월등히 높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유능한 법률가들은 로펌으로 가지 교수를 하지 않는다. 비즈니스 스쿨 교수도 급여가 높다. 그렇지 않으면 경영학 박사들은 봉급 많이 주는 기업으로 가지 교수를 하지 않는다. 의대 교수 급여는 더 높다. 그렇지 않으면 강의하고 연구해서 논문 쓰고 환자 돌보고 전공의 훈련시키는 그 힘든 의대 교수를 누가 하겠는가. 고등학교 졸업하고 좋은 대학에 들어가서 어려운 기초과목을 공부하고 메디칼 스쿨을 다니고 Ph.D를 해야 의대 교수가 되는 것이다.

이국종 병원장의 말대로 한국 의료와 의대 교육은 이제 완전히 쑥대밭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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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국종 "의료계 벌집 터졌다…의대생 늘린다고 소아과 하겠나"
중앙일보
입력 2024.06.20 11:32

이국종 대전국군병원장은 19일 "현재 의료계는 벌집이 터졌다"며 정부 의료 정책에 쓴소리를 냈다. 그는 의대 증원 문제와 관련해선 "의사는 강의식이 아니라 선후배 간 1 대 1 도제식으로 교육하기 때문에 함부로 많은 수를 양성할 수 없다"며 반대 견해를 밝혔다.
뉴스1에 따르면 이 병원장은 이날 대전국립중앙과학관에서 열린 '명강연 콘서트'에서 "'필수의료과가 망한다'는 말은 내가 의대생이던 30~40년전부터 나왔다"며 "이는 정부 정책의 실패"라고 말했다.
이어 "정권이 달라지면 의료정책도 달라진다"면서 "지금 의사가 부족하다고 하는데 내가 전문의를 취득한 1999년에는 의사가 너무 많아 해외로 수출해야 한다고 했다. 또 얼마 전까지는 미용으로 의료관광을 육성한다더니 이제는 필수의료를 살려야 한다고 한다"고 했다.
또 "해외에서 한국 같은 '응급실 뺑뺑이'는 상상도 할 수 없다. 미국은 환자가 병원에 도착하기도 전에 의사와 간호사가 대기하고 있다"며 "일본이 1800번의 닥터헬기를 띄운다면 한국은 미군헬기까지 동원해도 출동 횟수가 300번이 안 된다. 이런 게 필수의료이고, 이런 시스템부터 다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병원장은 의대 증원 문제에 대해서도 "30년 전과 비교해 소아과 전문의는 3배가 늘었고 신생아는 4분의 1수준으로 줄었지만 정작 부모들은 병원이 없어 '오픈런'을 한다"면서 "그 많던 전문의가 어디로 갔겠나. 이런 상황에서 의대생을 늘린다고 해서 소아과를 하겠나"고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 병원장은 "앞으로 전문의가 배출되지 않아 사라질 것이다. 현재 (의료계가) 몇 달째 머리를 맞대고 있지만 답이 나오지 않는다"면서도 "(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은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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