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돈
 
 
 
 
 
  한국판 마크롱 ?
2020-07-05 07:37 19 이상돈

5월 15일 ·


한국판 마크롱 ?


어제(5월 14일)  경향신문에 보수의 앞날을 묻는 짧은 인터뷰 기사가 났다. 나는 지금 통합당은 그들의 정당이 배출한 두 대통령이 감옥에 가 있는데 대한 입장을 내고 반성을 해야 하며 사람을 키워야 한다는 요지로 이야기했다.

박정희의 압제가 김영삼 김대중 두 사람을 리더로 만들어서 결국 이들은 대통령이 되었다. 전두환의 압제는 한때는 386이라 불리웠던 그룹이 지금 여권의 주축을 형성하는 계기를 만들었다. 이처럼 압제는 정치적 리더를 만들어 낸다. 매우 역설적이지만 그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제 압제의 시효는 거의 끝나가는 것 같다.

 그렇다면 결국 누가, 어느 집단이 국민 머리와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가가 관건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보수는 진보와 달라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왜냐하면 보수는 기본적으로 이성으로 문제를 접근하기 때문이다. 토머스 페인이 프랑스 대혁명에 열광했지만 에드먼드 버크는 그런 광기가 영국에서 발생할까 두려워한 것 처럼, 버크가 대변하는 보수주의는 기본적으로 이성인 것이다. 그런 것을 모르고 통합당은 태극기 감성팔이에 열중하고, 스토리가 있는 인물, 무조건 젊은 신인 찾는 감성팔이나 하다가 지금 이 꼴이 된 것이다.

지금 보수가 기대는 것은 한국판 '마크롱 매직'으로 보인다. 정당은 이미 경쟁력이 없으니까 백마 탄 40대 기수를 구해서 대선에서 기적을 일으켜 보자는 생각인 듯하다. 그러나 마크롱은 결선투표제를 운영하는 불안한 선거제도, 르펜 같은 극우 정치인이 대통령이 되어선 안된다는 다수 국민들의 상식적 판단, 그리고 정치경험은 짧지만 명문 엘리트 스쿨인 파리정치대학과 국립행정대학원 ENA을 나온 수재로 각료를 지낸 화려한 이력에 힘입어 대통령에 당선됐다. 말하자면, 그의 당선은 그런대로 합리적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나는 ENA를 나온 마크롱은 물론이고, 40대 지도자로 자주 거론되는 영국의 토니 블레어, 데이비드 캐머런 전임 총리들이 모두 옥스포드 출신이라는데 주목해야 한다고 본다. 우리나라는 사회전체의 학력은 높아지는데, 국회의 그것은 반대로 가는 것 같고 보수정당의 그것은 더 한 것 같아 보이기 때문이다. 정치 특히 보수정치가 반지성 반지식으로 흐르면 어떻게 되겠는가.

사실 경향신문의 이번 인터뷰 시리즈는 보수의 미래라기 보다는 지금 통합당의 미래에 관한 것이다.  통합당은 양남 정당, 즉 영남과 강남에서만 근거를 둔 정당으로 쪼그라 들었다. 18대 국회에서 당시 야당이 80여석 밖에 못했지만 수도권에서 당선된 야당의원들이 유능해서 이명박 정권이 사실상 무너지다시피 했으니, 같은 의석수라도 의미가 다르다.

2010년 지방선거에서 성남 수원 고양 등 인구 100만 수도권 신도시 시장이 민주당으로 넘어갔고, 서울시장도 노회찬 전 의원이 출마하지 않았더라면 민주당으로 넘어갔을 것이다. 보수정당의 패배는 그 때부터 시작된 것이고, 2012년 한해 잠시 반짝 회복했던 셈이다.
견제가 없는 정권은 항상 오만으로 흘러가게 되기에, 신뢰를 상실한 야당 대신 그 역할을 누가 할 수 있을지, 그게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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