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City of Alexandria, VA

작성일 : 2021-06-06 09:05조회 : 1,473

City of Alexandria, VA

나는 우리나라 작은 시(市)와 군(郡)에서 시장 군수를 직접 선출하고 또 시의회 군의회를 두는 것이 문제가 많다고 생각한다. 직선 구청장과 구의회도 마찬가지다. 인구가 50만 명이 되는 시는 시장을 직선하는 게 당연하다. 하지만 인구 10만, 15만인 시, 그리고 인구 3만, 5만인 군에서 시장 군수를 직선하는 것은 공연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작은 시장, 군수가 제왕처럼 군림해서 독선과 오만으로 일관하는 경우가 많은 것은 직선 때문이다. 미국에선 인구가 적은 시(City)와 읍(Town)은 대체로 시 위원회(City Council) 제도를 두고 있다. 20세기 초에 시작된, 입법권과 행정권을 합친 이 모델은 대단히 성공적이다.

시 위원회 제도를 택한 시(市)에선 주민들이 시 위원(City Councilman or Councilwoman)을 선출한다. 시장(Mayor)은 위원들이 호선하거나 주민들이 별도로 직접 선출한다. 시 위원회는 행정을 책임지는 시 행정관(City Manager)을 채용한다. 시 위원회는 안건이 있을 때 모인다, 시장과 시 위원은 비상근직으로 수당 성격의 급여를 받는다. 시장과 시 위원은 본업이 있거나 본업에서 은퇴했거나 파트타임으로 본업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시장과 시 위원은 본질적으로 지역사회에 봉사하는 직위이다.

버지니아 알렉산드리아 시는 3년 마다 시장과 시 위원 6명을 선출한다. 일렉산드리아 시 전체가 선거구이며 정당 공천을 받거나 무소속으로 출마할 수 있다. 유권자는 후보자 중 6명을 선출하며 최다득표순으로 6명이 당선된다. 시 위원은 봉사하는 직위이기 때문에 죽기 살기로 당선되려고 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2018년에 시장으로 당선된 저스틴 윌슨은 교통분야에서 오랫동안 일을 했고 본업은 앰트랙(철도 공기업) 관리직이다. 시장은 시를 대표해서 의례적 기능을 하고 시 위원회를 소집하고 회의를 주재한다. 시 위원회는 시정(市政)에 관해 최종적 결정을 한다. 통상적 행정은 시 행정관과 부행정관 등 스태프가 담당한다. 알렉산드리아 주민들은 경찰서장(Sheriff), 법무담당관(Commonwealth Attorney), 교육위원, 법원 사무국장을 직선으로 뽑는다.

현재 시장과 시 위원은 전원 민주당원이다. 2020년 대선에서 알렉산드리아 유권자들은 80% 대 18%로 바이든을 지지했다. 알렉산드리아 유권자들은 버지니아 주 하원의원, 상원의원, 연방 하원의원, 상원의원도 몽땅 민주당을 지지했다.

인구가 16만 명인 알렉산드리아는 미국 평균보다 주민 소득도 많이 높고 교육 수준은 월등히 높다. 이런 규모의 시(市)가 시 위원회라는 슬림한 행정 조직을 갖고 있는데 비해, 우리는 인구 5만도 안 되는 군, 인구 10만을 간신히 넘는 시도 군수 시장을 직선하고 이들은 임기 동안 제왕으로 군림한다.

미국의 다른 시와 마찬가지로 알렉산드리아 시도 자체 경찰과 소방대를 운영하고 있다. 즉, 범죄와 화재에 시 정부가 1차적 책임을 진다. 우리나라 시 군은 경찰과 소방에 책임이 없다. 국가직 공무원인 경찰과 소방서가 책임지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작은 시 군은 재정자립도도 형편없는데, 툭하면 무슨 축제를 열고 너나없이 집 라인 같은 놀이기구나 만들어내고 있다. 치안과 화재도 책임을 지지 못하는 주제에 무슨 제왕적 직선 시장 군수가 필요한가 ?

- 사진은 알렉산드리아 시장(앞 오른쪽)과 시 위원들. (출처: 시 정부 홈페이지) 시 위원의 이력을 보면 민주당원임에도 별다른 정치활동을 한 적이 없고 지역 공동체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거나 공익 활동을 해 온 사람들이다. 연봉(수당)은 4만 달러(위원)~5만 달러(시장)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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