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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사면의 정치공학

작성일 : 2021-08-11 20:47조회 : 1,500

박근혜 사면의 정치공학

이재용 회장이 8.15 광복절 가석방으로 나오게 됐다. 이 회장은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되어 뇌물공여로 유죄가 확정되어 복역 중이다. 삼성물산 합병 사건은 아직도 재판이 진행 중이다. 그래서 가석방을 둘러싸고 말이 많다. 한편,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사면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만일에 박근혜를 사면한다면 국정농단에 연루되어 유죄판결을 받은 이재용 회장도 사면할 핑계가 생기는 데 그렇게 되지 못했다.

한 달 전만 해도 확실해 보였던 박근혜 사면은 백지화되었는데, 그 이유는 무엇일까 ? 아마도 정치적 고려가 있지 않았나 한다. 박근혜 사면 문제로 제일 곤란한 사람은 윤석열이다. 박근혜 사면에 대해서 윤석열은 어떤 말도 할 자격이 없다. 박근혜가 사면되어서 자유인이 되면 ‘배신의 정치’ 같은 뒤끝이 작렬하는 멘트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하겠다. 윤석열이 국민의힘의 대통령 후보로 나서고 있다는 사실 그 자체가 박근혜의 시각에선 ‘배신의 정치’가 아니면 무엇이겠는가. 이처럼 박근혜의 존재 그 자체는 국민의힘 대선주자 윤석열에게는 치명적인데, 사면이 되어 자유인이 된다면 더 이상 말할 나위가 없다.

여권에서는 윤석열의 지지도가 빨리 꺼지지 않고 계속 1위를 하기를 원할 것이다. 윤석열이 1위를 하는 한 다른 주자들은 윤석열을 향해 비판을 퍼부을 것이고, 그러면 가뜩이나 리더십이 취약한 국민의힘은 혼란의 와중으로 휩쓸릴 것이다. 국민의힘이 혼란에 빠지면 여권은 40% 지지를 갖고 정권을 재창출할 가능성이 커진다.

그런데 박근혜가 사면이 되어서 윤석열을 조기에 정리해 버린다면 여권은 대선에서 힘든 시간을 맞게 될 것이다. 특히 최재형의 부친은 박정희 대통령이 5.16 후 최고회의 의장으로 있을 적에 최고회의 총무비서관을 지냈다. 이 점은 박근혜 전 대통령 자신도 알고 있다. 아마도 이런 사정을 알고 있기에 청와대가 사면을 백지화하지 않았나 한다. 박근혜 사면은 결국 대선 후로 미루어지는 것 같으니, 정치란 참으로 잔인하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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