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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머독, 트럼프를 버리다
작성일 : 2022-11-15 14:07조회 : 663
머독, 트럼프를 버리다
중간선거 집계가 완전히 끝나기도 전에 루퍼드 머독(Rupert Murdoch 1931~)이 발간하는 <뉴욕포스트>(New York Post)는 아래의 표지로 펴냈다. 이 잡지는 플로리다 주지사 론 디샌티스(Ron DeSantis)를 ‘공화당의 미래’(‘DeFuture’ of the GOP)라고 지칭하고 트럼프를 “Trumpty Dumpty”로 표현했다. “트럼프처럼 버려졌다” 정도로 번역될 듯하다. <뉴욕포스트>는 타블로이드로 보통 사람들이 보는 대중적 잡지다.
역시 루퍼트 머독이 소유하고 있는 폭스뉴스(Fox News)는 디샌티스의 당선이 확정되자 “디샌티스가 공화당의 새로운 리더”라는 온라인 칼럼을 내보내고 방송으로도 패널 대담으로 같은 내용을 내보냈다. 정말 그 순발력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폭스뉴스 칼럼은 이틀 전에 페북에 소개한 바 있다.)
이어서 <월스트리트 저널>도 “이제는 트럼프를 버려야 한다”는 칼럼을 내보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경제인과 지식인들이 보는 신문이다. 보수 정론 평론지인 <내셔널리뷰>도 중간선거 실패에 대한 트럼프 책임을 거론하는 등 트럼프를 비판하는 칼럼을 연이어 내보내고 있다. 미국 보수는 재빨리, 그리고 확실하게 트럼프를 손절하고 2024년 선거를 준비하기 시작한 것이다.
루퍼트 머독은 2016년 대선에서 트럼프가 승리하도록 한 1등 공신이다. 힐러리 클린턴의 민주당에 정권을 줄 수는 없고, 고만고만한 다른 공화당 후보들은 경쟁력이 없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트럼프가 국정을 제멋대로 운영해서 2020년 대선에선 은퇴해야 마땅한 나이의 바이든이 대통령이 됐다. 이번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크게 승리했다간 다시 트럼프가 대선 후보가 돼서 민주당 후보에게 패배할 판인데, 중간선거 결과 덕분에 트럼프를 깨끗하게 손절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래서 이번 중간선거의 최대 패배자는 트럼프이고 최대 승자는 론 디샌티스라고 말하는 것이다. 버릴 사람은 깨끗하게 신속하게 버려 버리는 모습에서 배울 점도 있다는 생각이다.
언론이 이렇게 정치를 주도해서 되겠냐는 비판도 물론 타당하다. 하지만 이제 공정하고 불편부당한 언론은 신화(Myth)가 돼버렸고, 결국 어느 쪽이 잘 하느냐의 문제인 것 같다. 세상이 그렇게 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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