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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작성일 : 2023-03-20 08:02조회 : 1,309

스웨덴

이른바 ‘진보’라는 사람들은 북유럽 국가를 동경하는 경향이 있다. 북유럽은 복지제도가 잘 되어 있는 ‘젖과 꿀이 흐르는 파라다이스’라고 이야기한다. 스웨덴, 핀란드가 채택하고 있는 권역별 비례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비슷한 성향이다. 스웨덴은 인구가 1000만 명을 조금 넘고 수도 스톡홀름과 그 외곽에 인구의 1/4이 산다. 수도권 인구 집중 현상은 다른 나라와 마찬가지다.

작년 9월 스웨덴 총선에서 스웨덴 민주당(Swedish Democrats: SD)은 20.5%를 얻어서 73석을 차지함으로써 원내 2당이 됐다. 원내 1당은 중도좌파인 사민당으로 107석이고 원내 3당은 중도우파 온건당(Moderates)으로 68석을 얻었다. 온건당은 기민당과 자유당을 합쳐 중도우파 연합 103석을 이루고 스웨덴 민주당과 연립해서 176석으로 원내 다수석을 구성해서 오랜만에 우파 정권이 들어섰다. 따라서 중도우파인 온건당은 강성 우파인 SD의 정강정책을 존중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에 SD의 영향력은 결정적이다.

원외 우익정당이던 SD는 2010년 총선에서 5.7% 득표를 얻어 처음으로 원내 20석을 차지하더니 2018년에는 62석, 그리고 2022년에 73석을 차지하는 돌풍을 일으켰다. 정당 명칭과는 달리 SD는 사회적 다양성에 반대하고, 개방적인 이민 정책에 반대하고, 범죄에 강력하게 대처해야 함을 내세우고 최근 10년 동안 총선에서 약진해서 드디어 집권 연정에서 영향력을 갖게 됐다.

2022년 9월 총선을 앞두고 스톡홀름과 교외 지역을 잇는 다리 개통 문제가 크게 부각됐다. 스톡홀름 북쪽에는 순드비버그(Sundbyberg)라는 인구가 5만 명인 교외도시가 있다. 그 중에도 부유층이 사는 우르스비크(Ursvik)에서 스톡홀름 북부에 위치한 링크비(Rinkeby) 지역을 잇는 다리가 완공됐는데, 우르스비크 주민들이 다리 폐쇄를 요구하자 이 지역에 지지세가 강한 SD가 교량 파괴를 총선에서 주장한 것이다. 왜냐하면 링크비 지역은 인구의 90%가 외국인 이민자들로 살인 강도 마약 등으로 치안이 불안한데, 다리가 완공되면 부유한 동네로 넘어와서 범죄를 저지른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링크비에선 2010년, 2013년, 그리고 2017년에 폭동이 세 차례 일어나서 약탈과 방화로 상점과 자동차가 불타는 등 큰 피해를 보았다. (링크비에서 그나마 일자리를 제공하는 중소 상점들을 약탈하고 불태웠으니까 결국 자기들이 사는 마을을 불태운 것이다.) 학교에서 탈락하고 할 일이 없는 제3세계 이민 가정의 젊은이들이 갱단을 만들어서 자동소총을 들고 다니는 상황에 이르렀으니 보통 일이 아닌 것은 틀림없다.

스웨덴 등 북유럽국가는 복지국가를 지향하고 다양성(diversity) 사회를 추구해 왔다. 스웨덴도 지난 30년 동안 소말리아 등 아프리카와 이란 이라크 등 중동 국가 이민자들을 많이 받았다. 현재 스웨덴 인구 중 20%가 이민자와 이민자 2세이고 이들은 공공주택단지가 많은 링크비 같은 곳에 모여산다. 아프리카와 중동의 상황이 악화됨에 따라 발생한 이민자들이 많이 정착한 유럽의 대도시가 모두 이런 문제를 겪고 있으며 이에 대한 반작용으로 유럽에서 강성 우익 정당의 지지도가 높아지고 있다. 정당 비례투표로 인해 많은 정당이 원내에 진입할 수밖에 없는 선거 제도 하에선 연립정권이 불가피하고 그렇게 되면 원내 세력을 구축한 강성 정당의 발언권이 자신들의 의석 보다 더 커지게 된다. 지금 스웨덴이 그렇게 됐다.

난민 문제는 오늘날 서유럽 국가가 겪고 있는 최대의 문제이다. 이들 이민자들 중에는 열심히 일하고 공부해서 성공신화를 쓰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는 주류 사회에서 유리되어 사회 불안을 야기하고 있다. 북유럽 국가는 사회가 이미 고도로 진화해서 이민자들이 일 할 수 있는 농업이나 제조업이 사라져 버렸다. 이민자들의 출산율이 높기 때문에 국가 전체 출산율을 높이고 있다는 사실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사진 (1) : 다리를 없애자고 주장하는 SD당(왼쪽)과 개통하자는 사민당(오른쪽), 완공됐지만 통행을 금지하고 있는 다리.
사진 (2) : 우르스비크 부촌 풍경
사진 (3) : 다리 건너편 링크비 공공주택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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