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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전직 대통령 배우자 연금
작성일 : 2023-03-27 09:50조회 : 1,340
전직 대통령 배우자 연금
이인규 전 중수부장이 펴낸 책을 두고 논란이 많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임기가 끝나기 전에 불미스러운 일을 알았느냐 하는 것이 핵심이다. 그 문제는 접어두고, 관련해서 생각해 보아야 할 점은 전직 대통령과 그 배우자에게 주어지는 연금 등 예우다.
우리나라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예우는 미국 대통령 못지않다. 전직 대통령이 사망한 후에 배우자에게 주어지는 연금은 미국 보다 더 많다. 원래 연금은 자기가 평소에 낸 것을 나중에 받는 것이기 때문에 전직 대통령과 그 배우자에 대한 연금은 국민 세금으로 부담하는 것이다. 따라서 전직 대통령에 대한 연금 혜택을 종신 보장해야 할 이유가 있는지는 의문이다.
재직 중 제멋대로 국정을 운영해서 나라를 혼란에 빠뜨린 전직 대통령에게 죽을 때까지 연금을 주는 것이 통상적 관념과 상식에 맞는 지도 의문이다. 전직 대통령에 대한 연금 혜택과 경호는 퇴직 후 5년 정도만 하면 충분하지 않은가 한다. 전직 대통령이 사망한 후 그 배우자가 죽을 때까지 연금을 받아야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는 더욱 이해하기 어렵다. 불미스러운 일에 연루됐던 배우자라면 특히 그러하다.
로널드 레이건(1911~2004) 대통령은 1989년 초에 퇴임하고 1994년 가을에 알츠하이머 진단을 받았다. 부인 낸시(1921~2016) 여사는 레이건이 2004년 6월에 사망할 때까지 10년 동안 로스앤젤레스의 저택에서 그를 돌보았다. 남편이 사망한 후 낸시 여사는 전직 대통령 배우자에게 주어지는 연금을 사양했다. 대통령은 남편이 했지, 자기가 한 것이 아니라면서 세금으로 주어지는 혜택을 받을 수 없다고 했다. 그리고 낸시 여사는 남편과 함께 살았던 바로 그 저택에서 12년 동안 혼자 살다가 2016년 3월 94세 나이로 눈을 감고 먼저 간 남편 옆에 묻혔다. 이런 것이 바로 ‘품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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