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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

작성일 : 2023-05-02 19:27조회 : 1,346

분당

내가 사는 분당은 탄천을 건너는 다리가 셀 수 없이 많다. 다리는 건너기만 하는 곳이 아니다. 탄천을 따라 산책하려면 그 많은 다리 아래를 지나가야 한다. 그 중의 하나인 정자교의 보도 부분이 붕괴해서 인명사고가 났다. 성남시가 뒤늦게 전면 조사를 했더니 위험도가 가장 높은 E급이 7개, 그 다음 D급이 4개, C급이 3개이고, 안전도가 양호한 다리는 3개 뿐이라고 한다. E급 판정을 받은 7개는 통행을 금지하고 보도 부분을 재시공할 예정이라고 한다.

E급 판정을 받은 위험한 다리 7개 중의 하나가 오리교이다. 전철을 타기 위해 오리역을 자주 이용하는 내가 수없이 건너 다닌 다리인데, 그렇게 위험한 상태였다니 놀라지 않을 수 없다. 통행금지 상태인 보도 난간을 찍은 사진을 보면 난간이 우그러져 있다. 보도 부분이 내부적으로 붕괴상태에 들어가서 난간이 우그러진 것인지, 평소에 난간 위에 화분을 설치해서 그 무게 때문에 그런 것인지는 알 수 없다. 여하튼 정밀검사를 했더니 시급하게 재시공해야 하는 E등급이라고 하니, 그 전에 했다는 안전검사는 무엇인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따라서, 그 전 시장들이 제대로 일을 했는가 하는 의문이 제기되는 것이다.

성남시 직전 시장은 민주당 소속 은수미이다. 하노이와 판문점에 있었던 ‘가짜 평화 쇼’에 힘입어 2018년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은 압승을 거두었다. 당시 성남시장 선거에선 수정구와 중원구 뿐 아니라 분당구에서도 은수미가 승리했다. 하지만 은수미는 임기 4년을 정치자금법 위반 재판, 그리고 직권남용/뇌물수수 재판을 받으면서 흘려보냈다. 정치자금법 재판은 이례적으로 벌금 90만원을 선고 받아서 자리를 지켰으나 누가 보아도 사안에 비해서 납득하기 어려운 판결이었다.

직권남용 등 혐의에 대해선 임기가 끝난 후에 징역 2년을 선고 받고 법정구속됐다. 은수미는 형사기소가 되어도 유죄확정까지는 무죄가 추정된다면서 재판을 받으면 시장 노릇을 4년 동안 했다. '무죄추정 원칙’을 내세우면서 임기를 채운 은수미는 지금 민주당의 모습을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무죄추정 원칙’이 형사소송 원칙임은 분명하지만 공직자, 특히 선출직 같은 고위 공직자에게는 보다 높은 윤리 기준이라는 것이 있는데, 재판을 받으면서 자리를 지키는 모습은 참으로 기가 막히고 한심할 뿐이다.

2020년 총선은 문재인 정부에 대한 중간평가를 하는 기회였지만 국민의힘(당시는 미래통합당)의 대표가 너무 모자라서 민주당이 압승을 거두었다. 다만 분당(갑)에선 지역 연고도 없는 국민의힘의 김은혜가 당선됐다. 분당(갑)은 유권자가 상대적으로 젊고 임대주택이 많아서 민주당이 유리한 지형임에도 김은혜가 1,000표 차이로 현역인 김병관 의원을 눌렀다. 분당(을)은 민주당이 어려운 지역구인데도 김병욱 의원이 4,000표 차이로 여유있게 당선됐다. 김병욱 의원은 2016년에는 임태희 전 의원이 무소속으로 출마한 덕분에 당선됐는데, 2020년에도 행운을 누렸다. 왜냐하면, 국민의힘(미래통합당)이 무슨 청년정치인이라면서 학력도 알 수 없고 경력도 알 수 없는, 듣도 보도 못한 30대를 공천했기 때문이다.

분당은 강남이나 서초 같은 부자들이 사는 곳은 아니지만 교육수준 만은 어디 보다 못지 않을 것인데, 국민의힘은 분당 주민 평균치에도 훨씬 미달해 보이는 후보를 국회의원을 하라고 공천한 것이다. 분당(을)은 누구를 공천해도 자기들(국민의힘)이 이긴다고 보고 그렇게 제멋대로 공천을 했을 것이다. 그는 내가 사는 지역을 대표하는 국민의힘 소속 시의원 보다 훨씬 못해 보였다. 그 시의원은 반듯한 대학을 나오고 직장생활을 하고 지역봉사를 하던 중 시의원이 된 여성이다. 도대체 시의원 보다 훨씬 못한 사람을 국회의원 후보로 내는 정당이 정상인지 나는 눈을 의심했다. 분당(을) 주민들은 그런 오만한 공천에 'No'를 해서 김병욱 의원이 재선에 성공했으니 이 역시 주민들의 수준이다. 2020년 총선에서 황교안이 그런 식으로 공천을 해서 민주당이 180석을 한 것이다.

2022년 선거에서 당선된 신상진 성남시장은 분당에선 60%를 득표했고, 전통적으로 민주당이 우세한 수정/중원구에서도 여유있게 승리했다. 세금이나 올리는 민주당, 그리고 임기 내내 재판이나 받으러 다니는 민주당 시장에 완전히 질려 버린 것이다.

사진 : 분당 오리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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