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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후버 댐
작성일 : 2023-09-06 06:42조회 : 814


후버 댐


로스앤젤레스와 라스베이거스를 방문하는 사람은 콜로라도 강에 세워진 후버 댐(The Hoover Dam)을 구경하곤 한다. 요새는 일반인의 방문을 금지해서 새로 만든 전망 다리에서 볼 수밖에 없지만 9.11 테러 전에는 댐 내부 터빈실도 구경할 수 있었다. 댐과 물 관리에 관심이 많은 나는 후버 댐은 물론이고 댈레스 댐, 오로빌 댐 등 미국 서부에 있는 대형 댐을 9.11 이전에 구경을 했다. 밖에서 보는 규모도 그렇지만 댐 내부의 대형 발전기(터빈)가 일렬로 있는 것을 보고 나는 그야말로 압도됐다.

후버 댐은 오랜 논의 끝에 의회가 1930년에 승인을 함에 따라 1931년에 착공해서 1936년에 완공됐다. 허버트 후버 대통령이 상무장관을 지낼 때 의회의 승인을 얻어 내는데 큰 역할을 했다. 공사를 시작할 무렵에 대공황이 시작돼서 일을 하겠다는 사람들이 구름처럼 몰려와서 공사는 순탄하게 진행됐다. 콘크리트를 끝없이 붓는 공사 끝에 당시로는 가장 높은 댐이 준공됐다. 댐은 내무부 간척국(Bureau of Reclamation)이 설계하고 공사를 진행했다. 따라서 후버 댐은 연방정부 소유의 댐, 즉 연방댐(Federal Dam)이다.

의회는 후버 댐에서 나오는 물은 남부 캘리포니아, 네바다, 그리고 애리조나에 공급하도록 배분율을 정했다. 이렇게 해서 건조한 이 지역에 물이 공급될 수 있었다. 후버 댐이 생산하는 전기도 이 지역에 공급됐다. 라스베이거스 카지노 호텔의 현란한 조명과 분수는 모두 후버 댐 덕분이다. 미국 정부는 콜로라도 상류에 글렌 캐년 댐을 추가로 세우고 이어서 하류인 마블 캐년에 또 다른 댐을 세우려 했다.

하지만 마블 캐년 댐 계획은 시에라 클럽이 주도한 반대운동에 봉착했다. 댐으로 호수가 생기면 보트를 타고 캐년을 가까이  볼 수 있다고 주장한 내무부 간척국에 대해 시에라 클럽은 “(바티칸) 시스틴 성당의 천정화(미켈란젤로, 천지창조)를 가까이 보기 위해 성당에 물을 채우느냐”고 힐난하는 광고를 내서 댐 건설 계획을 비웃었다. 여론이 반대로 기울자 존슨 대통령은 댐 계획을 포기했다. 마블 캐년 댐 반대운동은 미국 초기 환경운동의 레전드로 남아 있다.

후버 댐 건설에는 댐 본체에 4,900만 달러(2020년 가격으로는 7억 6000만 달러)가 들어갔고, 발전소와 터빈 17개에 7,100만 달러(2020년 가격으로 11억 달러)가 들어갔다. 후버 댐은 물은 의회가 정한대로 3개 주에 분배하고 전기는 민간 전기회사에 판매한다. 지난 1987년까지 후버 댐은 전기를 판매해서 나온 수익금으로 댐 건설에 소요된 돈을 이자까지 계산해서 정부에 완전히 갚았다. 따라서 미국의 납세자는 후버 댐 건설에 소요된 현재 가격 18억 6,000만 달러(한화 2.5조 원) 중 단 1달러도 부담하지 않았다.

댐 건설은 많은 논쟁을 야기하지만 그 논의는 여기서 하지 않기로 한다. 중요한 것은 후버 댐이란 거대한 프로젝트에 미국 납세자의 돈이 1달러도 들어가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30조원짜리 세금 먹는 귀신인 4대강 사업과 새만금 사업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가. 환경 문제를 떠나서 정부가 이런 몰상식하고 무모한 사업을 한다는 사실에 나는 절망을 느낀다. 이게 나라인가.

- 사진 (1) : 후버 댐 전경.
- 사진 (2) : 후버 댐 발전실. 대형 터빈 17개가 일렬로 서있다. 옆에 지나가는 사람이 터빈의 크기를 짐작하게 한다. 바닥 위에 나와 있는 부분만도 3층 건물 높이는 되어 보였다. 컬럼비아 강 하류에 있는 댈레스 댐에는 이런 터빈이 22개가 있다. 이에 비하면 우리나라 충주댐이나 안동댐에 있는 터빈은 장난감으로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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