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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뉴스타파 보도 사건
작성일 : 2023-09-07 11:23조회 : 53


뉴스타파 보도 사건


지난 대선 직전에 뉴스타파가 신학림과 김만배 대화 내용을 보도한 사건이 크게 확대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나 역시 당시 뉴스파타 보도를 다룬 기사와 MBC 보도를 보았는데, 의아하게 생각했다. 왜냐하면 대선 직전에 터져 나온 사실(이른바 ‘한방’ 또는 ‘Surprise')은 선거에서 불리하다고 느낀 쪽에서 터트리는데, 그것은 선거에 별 영향을 주지 않는다. 선거 직전에는 대부분 유권자들이 결심을 한 후이며, 막판에 나온 새로운 사실에 대해선 유권자들이 그 진실성을 의심하기 때문이다. 또한 실제 선거 막판에 터뜨리는 의혹은 진실이 아니거나 과장인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2017년 대선 막바지에 안철수 캠프에서 회심의 한방이라면서 문재인 후보의 아들에 관한 녹취록을 터뜨린 적이 있었다. 그런데, 그것이 오발탄이었고, 허위 녹취록을 만든 안철수 캠프 청년위원장인지 뭔지 하는 자는 감옥을 가고 말았다. 그것을 들고 발표한 검사 출신 원외위원장도 유죄판결을 받는 등 망신을 당했다. 선거 기간 동안 문재인 캠프에선 아들 이야기만 나오면 그것을 변명하기에 급급했는데 이 녹취록이 튀어 나오자 문 캠프는 의기양양하게 허위사실이라면서 반박하고 나섰다. 나는 직감적으로 무엇이 잘못됐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런 느낌을 받은 사람은 나만이 아니었다. 홍보위원장으로 대변인 역할을 했던 김 아무개 의원도 이상한 느낌이 들어서 그것을 발표하는 회견장에 나서지 않았다. 대선 토론회에서 ‘MB 아바타 발언’과 이 가짜 녹취록 사건은 안철수 후보에게 치명적이었다.

우리나라에선 허위사실에 의한 명예훼손이 형사상 범죄다. 그래서 그것은 검찰이 수사를 할 수 있는 대상이다. 미국이나 서유럽에선 명예훼손은 민사상 불법행위일 뿐이다. 미국은 언론기관이 고의(intentional) 또는 고도로 부주의한(reckless negligence) 과실이 있는 경우에만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한다. 보도의 자유를 두텁게 보호하기 위함이다.

김만배-신학림 대화를 보도한 뉴스타파에 책임을 물을 수 있는가 하는 문제가 있다. 고의성이 없다면 형사책임을 지우기는 어렵다. 하지만 민사책임은 별개다. 관건은 보도를 하기 전에 충분한 사실 확인을 했느냐 하는 것이다. 100% 진실임을 확인해야 만 면책이 될 수 있다고 한다면 언론의 취재활동이 위축될 우려가 있다. 이것을 두고 미국 대법원은 'chilling effect'가 있다고 오래전에 지적한 바 있다.

우리나라 언론의 큰 문제의 하나는 베껴 쓰기다. 어느 매체가 이른바 단독 보도를 하면 두세 시간도 되지 않아서 다른 매체들이 적당히 베껴서 온라인에 올린다. 처음의 단독보도가 허위사실로 드러나면 베껴 쓴 매체들은 얼른 기사를 내린다. 그러면 명예훼손 문제가 생기더라도 베껴 보도한 매체는 책임을 벗어난다. 이번 문제도 또 같은 이슈를 제기한다. 뉴스타파 보도를 그대로 인용해서 보도한 MBC 등에 대해 책임을 물을 수 있나 하는 문제가 있다. 법적 책임 여부를 떠나서 이 사안을  스스로 검증을 하지 못한 MBC는 보도를 하지 말았어야 했다.

문제의 뉴스타파 보도는 선거 판도에 영향을 주지는 못했을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지난 대선 때 이재명 후보를 막판에 도운 사건은 안철수가 별안간 윤석열을 지지하고 나선 것이다. 안철수는 광주에 가서 윤석열이 당선되면 열손가락을 자르겠다고 공언하고 며칠 후에 윤석열을 지지하는 황당한 일을 벌였다. 그러자 호남에선 기권하려 했던 유권자들이 열을 받았고 이들이 투표장으로 가서 이재명을 찍었다. 선거에선 이처럼 많은 일이 일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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