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돈

LEESANGDON

나라와 사회를 올바르게 세우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칼럼

케네디 암살 당일 경호원
작성일 : 2023-09-14 12:36조회 : 44


케네디 암살 당일 경호원
 

1963년 11월 22일, 케네디 대통령의 댈러스 방문 중 폴 랜디스 경호원은 대통령 리무진의 바로 뒤를 따라가는 경호차량의 우측 러닝 보드(running board) 뒤를 맡았다. 클린트 힐은 좌측 러닝 보드의 앞을 맡았다. 이 차량은 대통령 리무진과 불과 4~5미터 뒤를 따라 갔으며 차량에는 케네스 오도넬 비서실장과 데이비스 파워스 총무비서가 타고 있었다. 케네디 일행을 태운 모터케이드가 딜리 플라자를 앞두고 속도를 낮추어 좌회전을 한 후에 총소리가 났다. 러닝 보드 앞쪽에 있던 두 경호원이 앞으로 달려 나갔고  클린트 힐이 대통령 리무진에 올라타는 데 성공했다. 힐 경호원은 자신의 몸으로 재클린을 덮었으며 리무진은 속력을 내서 파클랜드 병원으로 향했다. 경호차도 뒤따라서 병원에 함께 도착했다.

그 후에 생긴 일을 랜디스는 이렇게 설명했다. 파클랜드 병원에 도착하자 응급실 요원들이 들것을 갖고 나와서 아직 심장이 뛰고 있는 케네디와 총상으로 고통받고 있는 존 코넬리를 들것에 각각 싣고 응급처치실로 급히 들어갔다. 랜디스와 클린트 힐은 재클린을 부축해서 리무진에서 내리도록 했다. 또 다른 경호원인 로이 켈러맨과 클린트 힐이 재클린을 부축해서 병원으로 들어가자 랜디스는 리무진을 살펴보았다. 케네디 부부가 앉았던 뒷좌석은 피와 뇌수로 범벅이 되어 있었는데, 거기서 랜디스는 온전한 형태의 총탄 1개를 발견했다. 랜디스는 혹시 누가 총탄을 가져 갈 수도 있겠다고 생각하고 그 총탄을 양복 주머니에 넣었다.

랜디스가 병원 안으로 들어갔더니 케네디는 사망해서 들것 위에 하얀 시트를 덮은  상태로 부검을 기다리고 있었고 옆에는 재클린이 서있었다. 랜디스는 케네디의 발쪽에 서있다가 들것의 시트 위에 그 총탄을 내려놓았다. 랜디스는 케네디를 텍사스 검시관이 부검할 때 총탄이 참조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 때 상황이 바뀌었다. 댈러스에 머무는 것이 위험하다는 판단이 내려져서 부검을 하지 않고 워싱턴으로 복귀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따라서 경호원들은 존슨 부통령 부부와 재클린, 그리고 케네디의 시신을 댈러스 공항에 있는 대통령 전용기로 안전하게 이동시켜야 했다. 이런 와중에 랜디스는 자기가 총탄을 케네디 시신이 있던 들것에 올려놓은 사실을 그냥 잊어 버렸다.

대통령 전용기가 워싱턴 근교 앤드류스 공군기지에 도착하자 재클린은 대통령 주치의, 그리고 마중을 나온 로버트 케네디와 함께 해군 앰뷸런스를 타고 베데스다 해군병원으로 향했다. 베데스다 해군 병원에서 부검을 끝낸 후 케네디의 시신은 입관을 하고 백악관 로비로 옮겨졌다. 그리고 국장(國葬)이 치러졌다.

케네디를 알링턴 국립묘지에 안장하고 난 다음날 재클린은 히아니스 포트에 있는 케네디 본가에서 케네디 가족과 잘 아는 테오도어 화이트(Theodore White)를 불러서 인터뷰를 했다. 그 인터뷰 기사가 라이프지(誌)에 나오는데, 재클린은 케네디 백악관을 아서왕(王)의 전설의 왕궁 캐멀럿(Camelot)에 비유했다. 랜디스는 히아니스 포트까지 가서 재클린을 경호해야 했다. 이 나흘 동안 랜디스 등 경호원들은 거의 잠을 자지 못했다.

존슨 대통령이 백악관의 주인이 되자 랜디스는 재클린과 아이들을 경호하는 임무를 부여 받았다. 그러나 랜디스는 6개월 후 사직하고 고향 오클라호마로 돌아갔다. 랜디스는 바로 눈앞에서 케네디의 두개골이 총탄을 맞고 파열돼서 피와 뇌수가 뿜어 나오는 장면이 눈에 어른 거려서 도저히 재클린 경호를 할 수 없었다.

오클라호마로 돌아온 랜디스는 민간 경호업무를 하면서 평범한 삶을 이어갔다. 하지만 댈러스에서 겪었던 악몽은 랜디스의 뇌리를 떠나지 않았다. 랜디스는 그 후 케네디 암살에 관한 뉴스를 의도적으로 피했다. 그 흔한 케네디 암살에 관한 책도 전혀 읽지 않았다. 2010년 들어서 한 작가가 ‘케네디 경호원들’이란 책을 내기 위해 댈러스에 갔던 경호원들을 연락하자 그 때 비로소 랜디스는 당시 동료들을 만나게 됐다.

2014년, 랜디스는 조시아 톰슨이 1967년에 펴낸 <Six Seconds in Dallas>라는 책을 선물로 받아서 읽어 보았다. 그 때 랜디스는 자신이 리무진 뒷좌석에서 발견해서 케네디의 들것에 올려놓았던 총탄이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음을 알게 됐다. 그 총탄이 갖는 의미와 그것이 잘못 알려져 있음을 알게 된 랜디스는 고민 끝에 자신의 인생의 마지막 과업으로 그 총탄의 진실을 알리고자 책을 쓰기로 했다. 이렇게 해서 다음달(10월) 중에 나올 책이 바로 <The Final Witness>이다.  (계속)

- 사진 (1) : 피격 직전의 케네디 모터케이드. 앞의 리무진에 케네디 부부와 코넬리 부부가 탔고 경호요원이 운전을 했으며 경호책임자가 앞 좌석 오른 쪽에 탔다. 두 번째 차가 경호차량으로 좌우 보드에 경호원 4명이 서서가면서 사방을 살피고 있다. 왼쪽 보드 앞의 선글라스를 쓴 경호원이 피격 후 리무진에 달려가서 올라타는 클린트 힐이고, 오른쪽 보드 뒤에서 사람들을 살펴보는 경호원이 폴 랜디스이다.
- 사진 (2) : 케네디가 세 번째 총탄을 맞고 쓰러진 순간 재클린을 무엇인가를 손으로 잡기 위해 뒷 트렁크로 기어갔다. 그 때 클린트 힐 경호원이 리무진에 뛰어 올라오고 있다. 클린트 힐 경호원은 재클린을 다시 좌석으로 밀어 넣고 자신의 몸으로 재클린과 피격된 케네디를 감쌌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