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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슨은 미리 알았나 ?

작성일 : 2023-10-08 15:56조회 : 415

존슨은 미리 알았나 ?

케네디가 피격되는 순간을 정확히 포착한 사진은 없다. 그 날 구경을 나온 에이브래햄 재푸루더가 자신의 8mm 영상 카메라로 찍은 필름이 있을 뿐이다. 이 영상은 라이프지가 사서 중요한 컷만 라이프지에 소개했다. 영상 전체가 공개된 것은 1975년이었다. 당시 케네디 대통령의 모터게이드 차량은 12대였고 기자들은 마지막 차량을 타고 가서 현장을 찍을 수가 없었다. (이것을 두고 현장 사진을 찍을 수 없게 한 음모가 있었다고 보기도 한다.)

댈러스 태생인 아이크 알트건즈(Ike Altgens 1919~1995)는 AP 통신의 댈러스 주재 사진기자였다. 그는 딜리 플라자 쪽으로 향하는 모터게이드를 휴스턴가(街)에서 찍고 얼른 잔디광장을 건너가서 120도 좌회전해서 엘름가(街)로 꺾어 드는 케네디 차량을 기다렸다. 120도 좌회전을 하고 교과서 보관소 건물 앞을 지나는 케네디 리무진을 보고 셔터를 눌렀는데, 그 순간 소음이 났다. 알트건즈는 그것이 폭죽 소리인 줄 알았다.

그가 다시 케네디 차량을 찍으려고 셔터를 누르려는 순간 총소리가 나고 케네디의 두개골이 터지면서 피와 뇌수가 뿜어져 나왔다. 너무 놀라서 순간적으로 마비가 된 그는 셔터를 누르지 못했다. (그 때 그가 셔터를 눌렀다면 그것은 ‘세기의 사진’이 됐을 것이고, 케네디 암살의 수수께끼를 푸는데 큰 도움이 됐을 것이다.) 그가 정신을 차리고 다음에 찍은 사진은 클린트 힐 경호원이 케네디 리무진의 뒤로 달려가서 올라타는 장면이었다.

알트건즈가 찍은 케네디 차량 사진은 여러 가지 의미가 있다. 해상도가 좋은 파일로 확대해 보면 케네디가 옆으로 비스듬히 기울어서 손으로 목을 만지는 모습이 보인다. 케네디 리무진의 뒤를 따르는 경호차에 오른쪽에 서서 가던 클린트 힐 경호원과 폴 랜디스 경호원은 오른쪽을 쳐다 보고 있다. 이 사진은 첫 총성이 난 후 1~2초 후에 찍은 것으로 추정된다. 따라서 이 사진은 두 가지를 의미할 수 있다. 총탄이 후방과 전방에서 동시에 날라 왔음을 의미한다는 것이다. 두 경호원은 우측, 즉 교과서보관소 건물 쪽을 쳐다보고 있으며, 케네디는 손으로 목을 감쌌다. 케네디 리무진의 전방 유리창에는 작은 구멍이 났기 때문에 전방에서 날라 온 총탄이 유리창을 통과하느냐고 위력이 약해진 상태로 케네디의 목젖을 맞춘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워렌위원회는 오스월드가 발사한 총탄 3개 중 2개가 케네디를 맞추었다고 결론내렸다. 하나는 케네디의 우측 등을 맞추어서 그 총탄이 케네디의 몸을 관통해서 목젖 부분으로 나온 후 앞에 타고 있던 존 코넬리 주지사의 갈비뼈와 손목뼈를 부수고 허벅지에 상처를 입힌 후 코넬리의 바지 속에 떨어졌다는 것이 워렌위원회의 ‘Single Bullet Theory'이다. 이렇게 두 사람의 몸을 빙글빙글 돌면서 온전한 모습으로 발견됐다고 해서 ’Magic Bullet'이라고 비꼬기도 한다. 그런데, 최근에 당시 경호원이던 폴 랜디스가 리무진 뒤 좌석에서 그 총탄을 수거했다고 증언함에 따라 워렌위원회의 이론은 무너지고 말았다.

따라서 전방에서 날라 온 총탄이 유리창을 뚫고 케네디의 목젖을 맞추었고 동시에 후방 상층부에서 날라 온 총탄이 케네디의 등을 맞추었다고 해석하는 수밖에 없다. 또한 존 코넬리 주지사는 후방 상층부에서 날라 온 다른 총탄에 부상을 입었다고 보아야 한다. 코넬리와 그 옆에 타고 있던 부인 넬리 여사는 코넬리가 다른 총탄에 맞았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한방씩 당겨야 하는 볼트식 소총으로 케네디의 등을 맞추고 곧 코넬리를 맞출 수는 없기 때문에 이는 후방에 저격수가 2명이 있었다는 이야기가 된다.

알트건즈 기자가 너무 놀라서 셔터를 누르지 못한 치명타인 총탄은 전방에서 날라 왔거나, 전방과 후방에서 동시에 2발이 명중했을 것으로 보는 해석이 많다. 2차 대전 때 쓰던 낡은 소총으로 그런 위력을 낼 수는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모두 4~5발이 리무진에 날라 들어서 케네디와 코넬리를 맞추었고 한발은 도로로 발사돼서 튀겨 나가서 구경나온 사람이 찰과상을 입었다면 6~7초 동안에 5~6발이 발사된 셈이다. 따라서 워렌보고서를 부인하는 연구자들은 고도로 숙련된 저격수 3명이 있었다고 주장한다.

케네디 리무진의 바로 뒤는 경호차로 케네디의 비서실장 케네스 오도넬과 총무비서 데이브 파워스가 타고 있었다. 2차 대전 참전 용사인 두 사람은 총소리가 전방과 후방 양쪽에서 났다고 생각했으나 FBI 수사관들은 이들을 인터뷰하면서 잘못 들었다면서 후방에서 총소리가 난 것으로 답변을 유도했다. 오도넬은 자기가 자포자기해서 FBI의 유도심문에 동의해주었다고 나중에 밝힌 바 있다.

경호차의 바로 뒷 차량에는 존슨 부통령과 그의 부인 버드 여사, 그리고 텍사스 출신 상원의원 랠프 야보로(Ralph Yarborough 1903~1996)가 뒤 좌석에 나란히 타고 있었다. 존슨의 자량은 2열 좌석인 보통 링컨 컨티넨탈이었다. 그 뒤 차량은 존슨의 경호차였다. 그런데 알트건즈가 찍은 이 사진에선 존슨 부통령의 얼굴을 볼 수 없다. 옆에 있는 버드 여사와 야보로 상원의원은 환영인파에 대해 미소를 보내고 있지만 존슨은 자세를 완전히 구부려서 사진에 얼굴이 나오지 않았다. 이를 두고 존슨이 미리 그 시점에 총격이 있을 것임을 알고 자세를 숙였다면서 케네디 암살은 존슨이 기획했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그러면 도대체 존슨은 어떤 이유로 그렇게 웅크렸을까 ? 존슨은 총소리가 나자 앞 좌석에 타고 있던 루퍼스 영블러드 경호원이 넘어와서 자기를 몸으로 덮어서 사진에 나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런 이유로 존슨은 그해 12월 말에 영블러드 경호원에게 메달을 수여했다. 영블러드 경호원은 존슨 대통령 시절에 경호실 차장을 지내다가 닉슨 행정부가 들어서자 사임했다. 그는 나중에 그날 자신의 ‘공적’은 과장됐다고 언급했다.

존슨과 같이 타고 간 야보로 상원의원은 그날 상황을 이렇게 전했다. 존슨은 그날 기분이 별로 좋지 않았고 거리의 환영인파에도 손을 흔들지 않았다. 딜리 플라자에 가까이 가자 존슨은 앞 좌석에 타고 있던 영블러드 경호원에게 라디오를 작게 틀라고 하고 그 소리를 잘 듣기 위해 자세를 낮추었고, 또 그가 갖고 있는 워키토키를 틀어보라고 하면서 더욱 자세를 낮추었는데, 그러자 총성이 울렸다는 것이다. 총성이 울리자 영블러드 경호원은 뒤 돌아보고 자세를 낮추라고 소리쳤는데, 알트건즈 기자가 찍은 사진은 이 보다 몇 초 앞선 것이었다. 알트건즈 기자가 찍은 이 역사적 사진은 워렌위원회 보고서에 실리지 않았다. 워렌보고서에는 케네디 차량 부분만 잘라서 자료로 실었다. 존슨 대통령의 모습이 없는 전체 사진이 불편했던 것으로 생각된다.

- 사진 (1) : 1963년 11월 22일 오후 12시 30분, 댈러스 딜리플라자를 지나는 케네디 모토게이드. AP 아이크 알트건즈 촬영.
- 사진 (2) : 존슨 부통령 차량만 확대한 사진. 버드 여사와 야보로 상원의원은 보이는데 존슨은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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