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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로, 스타가 되다

작성일 : 2023-12-29 20:52조회 : 313

먼로, 스타가 되다

컬럼비아 영화사와의 계약 만료로 또 다시 실직한 먼로는 1949년 들어서 생활이 매우 어려웠다. 돈이 궁한 먼로는 누드 사진을 찍었다. 이 때 찍은 먼로의 누드 사진은 플레이보이지 창간호에 실리게 된다. 먼로가 이렇게 어려울 때 컬럼비아 영화사에서 알게 된 프레드 카거와 그의 가족은 먼로를 도와주었다. 카거는 먼로가 진정으로 사랑했던 첫 남자였으나 카거는 먼로의 청혼을 완고하게 사양했다. (카거는 그 후 레이건의 첫 부인이었던 제인 위먼과 결혼하게 된다.) 그러던 중 영화에 나온 먼로의 독특한 하이힐 걸음걸이를 유심하게 관찰한 기자의 도움으로 <Love Happy>라는 영화에 걷는 장면으로 나오게 된다. 영화 개봉에 맞추어 먼로는 뉴욕에 가서 이 영화 홍보를 했다. 뉴욕에서 먼로는 38세의 의류 사업가 헨리 로젠펠드(Henry Rosenfeld 1910~1986)를 만난다. 뉴욕에 체류하는 동안 먼로는 로젠펠드와 동거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헨리 로젠펠드는 소비자가 감당할 만한 중(中)가격 패션으로 성공한 의류 사업가였다.

LA로 다시 돌아 온 먼로는 그녀의 일생을 결정지은 한 중년 남자를 만나게 된다. 그는 자니 하이드(Johnny Hyde 1895~1950)였다. 하이드는 당시 할리우드에서 영향력 있는 에이전시를 운영하면서 유명한 배우를 대리하고 있었다. 하이드는 먼로의 성장 가능성을 알아 보고 먼로를 만나 턱 부분을 약간 손보는 성형수술을 하도록 하고 <Asphalt Jungle> 등 영화 두 편에 출연하도록 해 주었다. <아스팔트 정글>은 존 휴스턴(John Huston 1906~1987)이 감독한 영화로, 마릴린 먼로의 배역과 연기가 돋보여서 먼로가 드디어 비중있는 배우로 부각되는 계기가 됐다. (존 휴스턴은 클락 게이블과 먼로의 마지막 영화 <The Misfits>을 감독했으며, 영화 <Chinatown>에는 페어 더너웨이의 아버지로 나오기도 한다.)

두 편 영화에서의 성공에 힘입어서 자니 하이드는 먼로를 20세기 폭스와 7년 계약을 맺도록 해주어서 먼로가 스타로 발돋움하는 계기가 됐다. 하이드와 먼로와의 관계는 이것이 전부가 아니었다. 먼로를 영화에 출연시키고 돌보면서 하이드는 자기보다 31살이나 젊은 먼로를 사랑하게 됐다. 결혼해서 성장한 자식들이 있음에도 하이드는 부인과 이혼하고 먼로에게 여러 차례 청혼을 했으나 먼로는 거절했다. 상심한 하이드는 먼로가 폭스사와 계약을 하고 얼마 후에 심장마비를 일으켜서 사망했다. 하이드 장례식장에 먼로가 나타나자 하이드의 자식들은 먼로에게 “가정 파괴자 !”("homewrecker !")라고 욕을 하고 오지 못하게 했다. 그럼에도 먼로는 하이드가 묘지에 묻히는 모습을 보면서 눈물을 흘렸다.

그리고 마릴린 먼로의 시대가 활짝 열렸다. 그녀는 스타가 된 것이다. <The Asphalt Jungle>(1950)에 이어서 1951년에는 그녀가 나온 <All About Eve><The Fireball> <Right Cross> <Home Town Story> <As Young as You Feel> <Love Nest> <Let's Make It Legal>이 줄줄이 나왔다. 1952년에는 <Clash by Night> <We're Not Married!> <Don't Bother to Knock> <Monkey Business> <O. Henry's Full House>가 나왔다. 그 중 <Clash by Night>은 시드니 스콜스키가 주선해서 20세기 폭스사가 아닌 다른 제작사에서 만든 영화로, 캘리포니아 몬테리의 어부와 정어리 통조림 공장 직공 가정이 겪는 갈등을 다룬 문제작으로, 먼로는 청바지를 입은 공장 직공으로 나온다.

1953년에는 <Niagara>, <Gentlemen Prefer Blondes>, 그리고 <How to Marry a Millionaire>가 나왔고 1954년에는 <River of No Return>과 <There's No Business Like Show Business>가 나왔다. 우리가 아는 먼로의 영화는 1953~54년에 나온 이 다섯 편의 영화이고, 이 다섯 편이 먼로의 대표작이라고 할 수 있다. 먼로는 수퍼스타가 됐고 20세기 폭스사는 떼돈을 벌었다. 하지만 먼로가 벌어 드린 수입은 폭스가 벌어들인 돈에 비하면 보잘 것이 없었다. 먼로가 유명하지 않을 때인 1950년에 폭스사와 맺은 불공정한 계약 때문이었다. 여하튼 1953년은 배우로서 먼로가 정점(頂点)을 찍은 해였다. 그리고 먼로는 혼란의 시기를 보내게 된다. 조 디마지오와의 잘못된 결혼 때문이었다.

- 사진 (1) : 먼로와 자니 하이드. 1949년.
- 사진 (2) : 1951~54년간 먼로가 나온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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