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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먼로와 케네디 형제 사진
작성일 : 2024-01-18 23:29조회 : 307
먼로와 케네디 형제 사진
1962년 5월 19일 저녁 리셥션에 참석한 마릴린 먼로는 유명한 사진 두 컷을 남겼다. 백악관 사진가 세실 스토그턴(Cecil Stoughton 1920~2008)가 찍은 사진으로 하나는 스티븐 스미스와 함께 한 사진이고, 다른 하나는 케네디 형제와 함께 한 사진이다. 스토그턴은 케네디가 취임한 후부터 댈러스에서 죽을 때까지 케네디와 그 가족 사진을 찍었다. 존슨 대통령 임기 2년차까지 백악관에서 일한 후 국립공원 사진가로 일했다. 케네디가 암살된 후 공군 1호기에서 존슨 대통령이 취임 선서를 하는 역사적 사진도 스토그턴이 찍었다.
사진 (1)은 리셉션에서 케네디의 막내 누이동생의 남편인 스티븐 스미스(Stephen Smith 1927~1990)가 먼로를 왼팔로 껴안고 이끌어가는 장면이다. 먼로는 왼손으로 빈 샴페인 잔을 들고 있다. 부유한 사업가의 아들로 태어난 스티븐 스미스는 조지타운 대학을 나왔고 가족 사업을 운영하다가 진 케네디와 결혼했다. 그는 케네디의 대통령 선거에서 재정을 관리했으며, 조셉 케네디가 1961년 12월에 뇌졸중으로 쓰러진 후에 케네디 가문의 재산을 운영했다. 스미스가 암으로 사망한 후 그의 부인 진 스미스(Jean Kennedy Smith 1928~2020)는 클린턴 행정부에서 아일랜드 주재 대사를 지냈다. 케네디 가문은 원래 아일랜드 사람이다.
사진 (2)는 리셉션 장소에서 먼로가 케네디 형제와 가까이 있는 장면이다. 케네디 형제가 먼로와 같이 찍은 유일한 사진이다. 이 사진은 케네디 전자 라이브러리 자료에는 올라 있지 않다. 케네디 가문으로서는 불편한 장면이기 때문일 것이다. 사진 오른쪽에 얼굴이 잘린 사람은 아서 슐레진저 2세(Arthur Schlesinger Jr. 1917~2007)이다, 슐레진저는 먼로의 모습에 정신을 잃었는지 입을 헤 벌리고 있다. 먼로는 행사에 나갈 때는 대체로 내의를 입지 않았다. 이날도 먼로는 브라자는 물론이고 아래 내의를 입지 않았다. 그래서 먼로의 몸이 그대로 표현됐고, 먼로를 처음으로 가까이 본 아서 슐레진저는 입이 벌어진 것이다.
아서 슐레진저는 하버드의 역사학 교수로 있다가 케네디 대선 캠프에서 가담했다. 하버드 역사학 교수가 케네디 캠프에 가담했다는 데에 의미가 있었을 뿐인데, 대통령이 된 케네디는 슐레진저에게 그저 그런 나라의 대사 자리를 제안했다. 하지만 슐레진저는 백악관에서 일하고 싶다고 고집을 피워서 케네디는 할 수 없이 그를 특별보좌관(Special Assistant)으로 임명했다. 대통령 참모들이 있는 웨스트 윙이 아닌 이스트 윙의 작은 사무실을 배정받은 슐레진저는 특별히 할 일이 없었다.
슐레진저는 매일매일 신문을 읽고 백악관 일정표를 참고해서 일지(日誌)를 썼다. 케네디가 임기 중에 죽자 슐레진저는 자기가 쓴 일지를 토대로 <A Thousand Days : John F. Kennedy in the White House>(1965)>이란 책을 펴냈다. 케네디에 대한 추모 열기에 힘입어서 그 책은 베스트셀러가 됐다. 슐레진저의 이 책과 시어도어 화이트(Theodore H. White 1915~1986)가 쓴 <The Making of the President 1960>(1961)은 케네디를 미화해서 '케네디 신화'(The Kennedy Myth)를 만드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케네디가 죽은 후 뉴욕시립대학 교수가 된 아서 슐레진저는 1973년에 <The Imperial Presidency>를 펴냈다. ‘제왕적 대통령’이란 용어는 여기에서 비롯된 것이다. 워터게이트로 미국이 시끄러울 때 나온 이 책에서 슐레진저는 존슨 대통령의 북베트남 폭격과 닉슨 대통령의 캄보디아 침공 등 베트남 전쟁을 거치면서 대통령은 마치 제왕과 같이 됐다면서 의회가 보다 많은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슐레진저는 베트남 전쟁은 케네디가 본격적으로 시작했으며 케네디야말로 외국 지도자 3명(루뭄바 콩고 수상. 트루히요 도미니카 대통령. 지엠 남베트남 대통령)을 암살하도록 지시해서 이들을 죽게 한 장본인임은 무시했다. 케네디는 카스트로를 암살하도록 CIA에 지시했으나 그 목적은 달성하지 못하고 자기가 먼저 죽고 말았다. 케네디는 임기 초에 피그스 만 침공을 어설프게 지시해서 대참사를 초래했고, 이로 인해 카스트로가 소련 미사일을 쿠바로 들여와서 심각한 위기 상황을 초래했다. 이 같은 대외정책 실패, 많은 여자들과의 무분별한 관계, 그리고 대(代)를 물려서 내려온 마피아와의 관련 등 케네디에 불편한 사실은 아예 묵살하는 것이 ‘동부 먹물’의 전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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