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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먼로, 마지막 한주일
작성일 : 2024-02-10 21:27조회 : 247
먼로, 마지막 한주일
마릴린 먼로의 마지막 한 주일 동안의 행적은 먼로의 죽음을 풀어가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하다. 레이크 타호의 Cal Neva에서 돌아온 7월 30일 월요일에 먼로는 법무부에 전화를 해서 8분간 통화를 했다. 8분간 통화를 했다는 사실은 로버트 케네디와 통화가 됐음을 의미하는데, 두 사람이 무슨 대화를 했는지는 먼로의 전화를 도청한 사람들만 알 것이다. 7월 30일부터 8월 3일까지 먼로가 보인 행적은 상당히 긍정적이고 적극적이었기 때문에 아마도 먼로는 로버트 케네디로부터 원하는 답을 얻었을 것으로 보기로 하지만 이는 물론 추측일 뿐이다. 로버트 케네디는 7월 26일에 LA에 와서 전국보험협회(National Insurance Association) 모임에서 연설을 했다. 하지만 그 날 로버트는 먼로를 만나지는 않았다.
먼로는 7월 25일에 20세기 폭스사 이사진이 바뀌고 다릴 자누크가 새로 사장이 됐음을 알아서 폭스사와의 계약이 자기가 원하는 대로 될 것임을 알았다. 그래서 먼로는 7월 30일부터 며칠 동안 촬영이 중단됐던 <Something's Got to Give>이 끝난 후 새로 시작할 영화 <What a Way to Go> 촬영에 대해 리 톰슨(Lee Thompson 1914~2002) 감독과 의논을 했다. 또한 <A Tree Grows in Brooklyn>의 뮤지컬판(版) 출연에 대해 진 켈리(Gene Kelley 1912~1996)와 통화를 했다. 먼로는 또한 뉴욕 시절부터 알던 유명한 의류업체 사장인 헨리 로젠펠드(Henry Rosenfeld 1911~1986)에 전화를 해서 9월 6일 워싱턴에서 열리는 뮤지컬 <Mr. President> 개막식에 자기를 에스코트 해달라고 부탁했다. 케네디와 재클린이 참석할 이 날의 개막식 참석을 위해서 먼로는 그 날 입을 이브닝 가운을 잘 루이에게 6,000 달러를 주고 주문했다.
7월 31일 화요일, 먼로는 자기의 화장(化粧)을 담당하는 화이티 스나이더(Whitey Snyder 1914~1994)와 먼로의 옷을 관리하는 마조리 플레처를 집으로 초대해서 시간을 보냈다. 두 사람은 결혼을 앞두고 있었으며, 먼로가 죽은 후에 스나이더는 그 날 먼로는 새로운 계획을 이야기하는 등 의욕적이었다고 회고했다. 먼로는 케네디의 헤어스타일리트인 미키 송(Mickey Song)을 집으로 오도록 해서 만났다. 먼로는 미키 송에게 케네디 형제에게 다른 여자가 있는지 등 이들의 신상에 대해 물어 보았다. 먼로는 미키 송에게 자기를 도와줄 수 있냐고 물어 보았고, 미키 송은 이런 일에 얽히기 싫다고 했다고 한다.
먼로의 인터뷰와 풀장 누드 사진이 실린 8월 3일자 라이프지(誌)가 나와서 전국에 깔리던 8월 1일, 먼로의 변호사 미키 루딘(Mickey Rudin 1920~1999)은 20세기 폭스사와 먼로 사이의 새로운 계약에 서명을 했다. 할리우드를 다루는 언론은 먼로의 폭스사 복귀를 크게 다루었다. 8월 2일 목요일, 먼로는 산타모니카에 위치한 프랑크 수목원(Frank's nursery)에 가서 네 시간 동안 머물면서 자기 집 정원에 심을 오렌지 나무와 꽃이 피는 나무를 주문했다. 그 날 저녁에 피터 로포드는 먼로를 자기 집으로 초대했고 먼로는 자기가 좋아하는 돔 페리농(Dom Perignon) 한 병을 갖고 갔다. 같이 자리를 했던 로포드의 친구 딕 리빙스턴은 먼로가 헐렁헐렁한 옷을 입고 나왔다고 기억했다.
8월 2일~3일 동안 먼로는 그 동안 연락을 하지 못했던 말론 브란도 등 여러 사람들과 통화를 했다고 그 며칠 동안 먼로를 마사지했던 랠프 로버츠(Ralph Roberts)는 전했다. 8월 3일 금요일에 먼로는 오하이오에 가 있던 로버트 슬레처와 긴 통화를 했다. 이처럼 7월 30일부터 8월 3일까지 먼로의 행적은 새로운 시작을 위해 의욕에 찬 모습이었다. 이처럼 먼로는 결코 자살을 할 사람으로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8월 3일 금요일 밤, 먼로는 한 숨도 자지 못했다. 그 이유가 무엇이었는지는 분명치 않다.
먼로의 집에서 일하는 하인이면서 집사인 유니스 머레이는 간호사 자격증이 있는 중년 부인으로, 먼로의 정신과 의사 랠프 그린슨이 추천을 했다. 그린슨은 유니스 머레이의 부친을 잘 알았다. 유니스 머레이는 자기 아파트가 있었으나 종종 먼로의 집에서 자기도 하면서 집안 일을 돌보았다. 새로 이사한 집이라서 수리할 곳이 많아서 유니스 머레이의 사위인 노먼 제프리스(Norman Jeffries)가 집안 수선을 하느냐고 집에 자주 머물렀다. 유니스 머레이와 노면 제프리스는 먼로가 죽던 날에 생긴 일을 보았던 목격자였다.
먼로를 자주 만나면서 이런저런 대화를 했던 사람은 먼로의 화장을 오랫동안 해 온 화이티 스나이더, 마사지사 랠프 로버츠, 그리고 먼로의 머리를 다듬었던 헤어디자이너 시드니 길라로프(Sydney Guilaroff 1907~1997)였다. 먼로는 자기의 화장을 오랫동안 해온 스나이더에게 혹시 자기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마지막 화장을 해달라고 부탁했다. 스나이더는 먼로가 죽은 후 부검을 거쳐서 훼손된 먼로의 시신을 가꾸어서 입관(入棺) 시켰으며 운구(運柩)를 했다. 할리우드의 유명한 여배우의 머리를 관리했던 헤어 디자이너인 길라로프는 먼로의 시신을 보고 졸도를 해서 먼로는 마지막으로 머리를 하지 못하고 영화 <The Misfits>에서 썼던 가발을 써야만 했다,
먼로와 마지막까지 가까웠던 사람은 공보(public relation)를 담당했던 패트 뉴컴(Pat Newcomb 1930~)이었다. 뉴컴은 먼로가 5월 19일에 매디슨 스퀘어가든 행사에 갔을 때에도 수행했으며 미디어와의 연락을 책임졌다. 패트 뉴컴은 워싱턴의 부유한 변호사의 딸로 태어났다. 그녀의 아버지가 로버트 케네디의 처가인 스케이컬 가문의 회사가 태평양 연안에 보유한 부동산을 관리하기 위해 샌프란시스코 부근 오클랜드로 이사를 함에 따라 고등학교와 대학을 오클랜드에서 다녔다. 오클랜드의 밀스 칼리지(Mills College)에서 공부할 때 나중에 케네디 대통령의 공보비서관이 되는 피에르 샐린저(Pierre Salinger 1925~2004)로부터 홍보 과목을 배웠고, 졸업 후에 샐린저를 도와서 일하다가 할리우드에서 공보업무를 하는 아서 제이콥스(Arthur P. Jacobs 1922~1973)의 회사에 취직했다. 1956년에 먼로가 <The Bus Stop>을 찍을 때 제이콥스는 뉴컴을 먼로의 홍보 비서로 파견해서 뉴컴은 먼로를 잠시 대리한 적이 있었다. 1960년, 먼로는 자신의 홍보비서가 다른 자리를 얻어 떠나자 패트 뉴컴을 자신의 공보비서로 다시 채용했다. 그 후 뉴컴은 먼로를 그림자처럼 따라 다니면서 보좌했다.
패트 뉴컴은 유니스 머레이를 좋아하지 않았다. 머레이가 먼로와 자기에 대해 지나치게 간섭을 한다고 생각해서였다. 뉴컴은 먼로가 죽기 전날인 8월 3일 금요일 밤에 먼로의 집에서 잤다. 먼로가 죽던 날인 8월 4일 토요일 오전에 유니스 머레이가 먼로의 집에 도착하고 정오가 되어 늦게 일어난 뉴컴은 먼로의 집을 나와서 귀가한다. 8월 4일 밤부터 5일 아침까지 뉴컴이 어디에 있었고 무엇을 했는가는 의혹의 대상이었다. 뉴컴은 아직 생존해 있으며, 먼로의 죽음에 대해 60년 동안 침묵을 지켜 왔다.
- 사진 (1) : 먼로와 패트 뉴컴. 1962년 5월 19일 매디슨 스퀘어가든 행사 관계자를 만나는 모습.
- 사진 (2) : 언론 취재진을 뚫고 걸어가는 먼로와 뉴컴.
- 사진 (3) : 먼로의 헤어드레서 시드니 길러로프. 할리우드의 톱 헤어드레서였다.
- 사진 (4) : 먼로의 화장(化粧)을 담당했던 화이티 스나이더. 할리우드의 톱 메이크업 아티스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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