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돈

LEESANGDON

나라와 사회를 올바르게 세우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칼럼

몰상식한 의대 정원 증가
작성일 : 2024-06-11 09:01조회 : 104


몰상식한 의대 정원 증가

예상한대로 의대 정원 문제가 의사와 병원 전체 문제로 확대되고 있다. 이 문제를 두고 신문 사설이나 칼럼이 양측이 양보하라는 식으로 쓴 경우를 많이 보는데, 한심한 일이다. 그런 글이라면 아예 쓰지 말아야 한다. 또 전직 대학 총장이나 유명한 교수라면서 그런 식으로 대담을 하는 것을 보는데, 이런 사람들은 그래도 자기가 의대와 병원이 있는 대학에서 총장을 하고 교수를 했을 텐데 한심하다. 의사나 의대에도 문제는 있을 것이고 현재의 의료수가와 건강보험도 문제를 안고 있다. 그러나 이런 문제는 일단 뒤로 밀어 놓고 보아야 한다.

현재 우리나라 의대가 배출하는 졸업생은 매년 3000명 정도다. 몇 년 전에 폐교한 서남대라는 대학에도 의대가 있었다고 하니 수준이 안 되는 졸업생도 있겠으나 그 문제는 일단 논외로 하자. 현 정부는 매년 3000명 씩 선발해서 교육을 시키는 의대를 별안간 2000명을 증가시키자고 해서 이런 난리가 난 것이다. 의대를 사법시험 준비 학원으로 보지 않는 한 이런 발상이 나온다는 게 믿을 수가 없다. 몰상식해도 이렇게 몰상식할 수가 없다.

작년 기준으로 우리나라 인구가 5,175만 명이고 미국은 3억 4,181만 명이다. 미국이 우리보다 7배 많다. 우리나라 현행 의대 졸업생은 매년 3000명이다. 미국은 21,000명이다. 공교롭게도 미국의 메디칼 스쿨이 한 해에 배출하는 숫자가 우리 의대 한해 졸업생의 7배다. 따라서 인구에 대비해서 똑같다. 미국도 의사가 부족하다는 이야기는 늘 있어왔고 실제로 지난 50년 동안 의대가 많이 생겨났다. 의대는 대학 중에 만들기가 가장 어렵기 때문에 인가도 매우 엄격하다. 조지아 주 애튼스에 있는 조지아 대학(Univ. of Georgia)은 매우 큰 주립대학이지만 의대가 없어서 이제 인가 신청을 해 놓고 있는 상태다. 의대는 설립도 어렵고 운영도 어렵다. 그래서 의대가 있는 대학과 의대가 없는 대학은 그 위상이 다르다.

한해 배출되는 졸업생, 즉 정원을 3,000명에서 5,000명으로 별안간 늘리는 것을 미국 의대로 환산하면 현재 21,000명에서 별안간 35,000명으로 늘리는 것과 같다. 미국 대통령이나 정치인이 이런 주장을 했다가는 정신병원으로 보내야 한다는 말이 나올 것이다.

의대가 없는 지역에 의대를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도 있는 모양인데. 미국도 50개 주 중 5개 주(알래스카, 몬태나, 델라웨어, 아이다호, 와이오밍)에 의대가 없다. 그 중 알래스카, 몬태나, 아이다호, 와이오밍은 시애틀에 있는 워싱턴 대학 의대가 현지 캠퍼스에서 기초 교육을 하는 방식으로 협력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의 고향인 델라웨어 주는 인구 100만 명에 땅덩어리도 좁을 뿐더러 필라델피아와 볼티모어가 가까워서 의대를 만들 필요가 없고 큰 병원을 구태여 가질 필요도 없다. 비슷한 규모의 로드아일랜드 주에는 역사 깊은 사립대학 브라운대학이 오래 전에 의대를 세워서 오히려 주변 지역의 의료를 책임지고 있다. 우리 고장에 의대가 없다면서 별안간 허허벌판에 의대를 새로 만들어서 유치하자고 떠드는 우리와는 딴판이다.

의대 졸업생들이 군의관을 회피하기 때문에 문제라는 이야기도 나온 것 같다. 군의관 부족은 미국도 베트남 전쟁을 치르면서 절실하게 느꼈다. 그래서 미국은 닉슨 대통령 시절인 1972년에 3군 합동 의대(Uniformed Services University of the Health Sciences  School of Medicine :USU 의대)를 만들어서 1980년에 첫 졸업생을 배출했다 4년제 대학을 졸업하고 USU 의대에 입학하면 훈련을 마치고 육·해·공군 소위로 임관하며 봉급을 받으면서 4년제 메디컬 스쿨을 졸업하고 전문의 과정을 하면서 부대에서 근무한다. 의대 학비가 워낙 비싸기 때문에 USU 의대에 입학을 하면 큰 혜택이라고 하겠다. 매년 170명 군의관이 배출되며, 야전(野戰) 의료 같은 군대 특성에 맞는 교육을 추가로 한다. 

1972년에 의회법에 의해 설립된 USU 의대는 4년간 준비해서 1976년에 1기생을 뽑아서 4년 후인 1980년에 첫 졸업생을 배출했다. 막강한 미 국방부가 미국 의회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고 의대를 새로 만드는데도 이렇게 준비가 필요했다. 이번에 마구잡이로 증원하는 우리나라 의대를 과연 의대라고 부를 수가 있을까..??

- 사진 : USU School of Medicine. 미 해군 병원이 있는 메릴랜드 베데스다에 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