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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의대 증원, 그 무식한 폭거
작성일 : 2024-06-15 09:41조회 : 301


의대 증원, 그 무식한 폭거 

조지아 대학(UGA)이 금년 봄에 의대 설립 인가 신청을 하고 초대 학장(Founding Dean)을 임명했다고 해도 금년에 학생을 모집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시설을 새로 확충하고 교수진과 스태프를 구성하는 등 윤곽이 잡혀야 의대 인가를 심사하는 기구가 승인을 하기 때문이다. 아마도 2~3년 정도의 준비기간이 있어야 4년제 대학원급 메디컬 스쿨 인가를 받게 될 것이다. 이처럼 의사가 부족하다고 해도 의사를 별안간 많이 배출할 수 없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지금 윤석열이 하고 있는 폭거(暴擧)는 의사와 의대, 또는 병원을 모욕하는 것일 뿐더러 아카데미즘 자체를 욕보이는 짓이다. 윤석열 덕분에 정원이 대폭 늘어난 지방 의대를 나온다고 해도 그 출신들은 의사로 대우를 받지 못할 것이다. 자기 생명이 걸려 있다면 그런 의사들이 근무하는 병원을 가겠는가 ? 그러니 멀쩡한 지방 의대마저 망쳐버리는 길로 가고 있는 형상이다. 이번 사태를 다룬 신문 기사를 보면, 기자나 논설위원이 학식도 견문도 너무 부족함을 느끼게 된다. 

우리나라에 의대가 많이 생긴 시절은 1970년대였다. 그 때 중앙대, 한양대, 경희대에 의대가 생겼는데, 중앙대 의대는 서울대 의대의 저명한 교수 여러 분을 초빙해서 만들었다. 내가 1980년대에 교수가 된 후에 들은 바에 의하면 그때 서울의 어느 사립대학은 교수들이 의대 만드는 것을 반대해서 못했다고 한다. 의대를 만들면 돈이 너무 많이 들어가서 교수들 봉급도 못 올린다고 해서 반대했다는 것이다. 중앙대에 30년 동안 있으면서 학교 재단이 두 번 바뀌었는데, 1987년에 창업자인 임(任)씨가 물러나고 재일교포가 재단을 인수하게 된 원인은 의대와 제2캠퍼스(안성) 때문이었다. 의대 운영에 돈이 많이 들어갔고 제휴했던 성심병원측과 결별하는 과정에서 학교가 큰 고생을 해서 재단이 파산 직전까지 가는데 적잖은 원인을 제공했다는 것이다.

내가 학장 임기를 마치고 나서 두산 그룹이 중앙대 재단을 인수했다. 엔고가 지탱하던 일본 부동산 거품이 꺼진데다 재일교포 이사장이 나이도 많아서 손을 떼고 말았다. 다행인지 어떤지 두산이 인수한 후 병원 건물을 새로 지어서 오늘날의 중앙대 병원이 됐다. 그러니까 의대를 새로 만들고 대학병원을 세우는 것은 엄청난 과업이다. 그것은 우리나 미국이나 마찬가지다. 누구나 알다시피 지난 20년 동안 의료 수가 등 구조적인 문제는 전혀 건드리지 않고 방치해 온 것도 정치권 책임인데, 이제는 이상한 사람이 설치더니 이 모양을 만들었다.

의사를 ‘특권층’이라고 지칭하는 것도 기가 막힌 일이다. 그렇다면 아무나 의사를 하면 되겠는가 ? 미국의 메디컬 스쿨을 들어가기 위해선 학부에서 Biology, Chemistry. Physics, Organic Chemistry, Biochemistry, Physiology를 모두 이수해야 한다. 이런 과목을 가르치는 대학은 인정받는 좋은 대학이다. 그래서 미국 메디컬 스쿨에선 1학년에서 해부 등 기본과목을 끝내고 2학년이 되면  실전 교육에 들어간다.  우리나라는 의예과 2년 동안에 앞서 든 과목을 이수해야 하는데 그것이 만만치 않다. 제멋대로 입학생을 늘리면 도무지 이런 과목 교육이 된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에 지금 의대생들이 반기를 든 것으로 나는 이해하고 있다. 의사는 공부 못하는 사람이 해서는 안 되는 것인데, 그것이 무슨 특권인가. 의사가 특권이라면 교수도 특권이니까 박사학위라는 최소한의 요건도 없애고 아무나 교수를 하도록 하면 되지 않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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