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의대생과 의대 교수

작성일 : 2024-08-29 06:45조회 : 178

의대생과 의대 교수

8월 27일에는 디지털타임스가 신상진 성남시장이 현재의 의료 대란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페북에 쓴 것을 기사화했고 MBC가 이어서 이를 보도했다.
[디지털타임스] 신상진 성남시장 “의료사태 방치, 윤석열 정부 최대 위기 부를 것”
https://www.dt.co.kr/contents.html...

의사 출신인 신 시장은 "김윤 교수(현 민주당 비례의원) 등과 연계된 복지부 관료, 대통령 비서실내 연계세력 등이 파놓은 함정의 수렁에 푹 빠져 심각성을 깨닫기는커녕 교육부와 복지부의 2025년도 의대입학 정원을 변경하면 혼란이 야기된다는 것에 대한 우려와 대통령의 강한 의지 때문에 한마디 못하는 비굴한 고위관료들 모두 '뜨거운 물에 서서히 죽어가는 개구리' 신세가 될 것이 분명하다"고 밝혔다.

28일자 조선일보는 ‘정부는 '의사 증원' 원칙 지키되 숫자에 너무 연연하지 말길’이란 사설을 내보냈다. 지난 2월~3월에 썼어야 할 사설로, 이제는 아무런 의미도 없다. 당시 2000명 증원을 열렬히 지지했던데 대해 반성을 하는 게 순서가 아니겠는가. 경향신문은 사설 ‘여당 중재·의료대란 다 일축한 ‘대통령실 출구’는 뭔가‘를 통해 윤석열의 막무가내 무대책을 한탄했다.

지금 상황에서 2026년 의대 증원을 마치 협상카드인양 생각하는 한동훈은 세상 물정을 몰라도 너무 모른다. 그게 도무지 말이 되는가. 세브란스 병원에서 오랫동안 의사를 지낸 인요한 의원마저 이런 사태에 아무런 말이 없으니 자신이 부끄럽지 않은가. 신상진 시장 말대로 뜨거운 물에서 죽어가는 개구리 신세인가?

지금 당장은 응급의료와 중환자 진료가 문제이지만, 이번 사태는 의대 증원 때문에 생긴 것이고, 지금도 의대는 완전히 공전(空轉)하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의대 재학생 18,000명은 지난 학기 초에 휴학계를 냈고 2학기에도 전원 휴학계를 낼 것이 확실하다. 교육부 지시에 따라 각 의대는 지난 1학기에 의대생들이 낸 휴학계를 수리하지 않았다. 휴학계를 수리하지 않으면 퇴학처분을 내려야 하지만 의대생 전체를 퇴학 처리할 수도 없으니까 지금 의대생들의 법적 지위는 모호한 상태에 있다.

어차피 곧 시작될 2학기에 등록을 할 의대생은 거의 없을 것이기 때문에 의대생들은 지난 1학기 휴학을 인정해 줄 것을 대학측에 요구해야 할 것이다. 휴학이 인정돼야 한 학기 등록금 700만원을 돌려받을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교육부의 지시 때문에 대학들이 이런 조치를 스스로 하지 못하면 의대생들은 휴학확인을 구하고 등록금 반환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이 소송은 원고측이 100% 승리할 것이기 때문에 변호사들이 중심이 되어 곧 소송을 제기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5년 증원을 백지화한다고 해도 의대생이 전원 유급을 한 상황에서 내년에 신입생을 뽑을 수 있겠는지를 생각해 보아야 한다. 병원 규모와 교수 숫자에 비해 정원이 워낙 적은 성균관대 의대와 울산대 의대를 제외하곤 별안간 두 배로 늘어난 1학년 학생을 수용할 방법이 없다. 2025년도 입학생이 두 배가 되면 25학번 의대생만 6년 동안 부실교육을 받게 되는데, 이런 일은 원천적으로 가능하지 않다. 이 같은 반(反)교육적 발상이 세상에 어디 있는가 ?

이러한 시나리오는 지난 반년 동안 버티어 온 의대 교수들이 계속 버틴다는 가정 하에서만 가능하다. 하지만, 도무지 의대 교수들이 얼마나 더 버틸 수 있을까 ? 9월을 넘길 수 있을까 ? 아니면 10월까지 ? 분당서울대 병원 임청 교수가 별안간 세상을 뜨자 교수들은 모두 남의 일 같지 않게 느꼈다고 한다. 본인이 살지 못한다면 세상에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 기존 교수들이 대거 사직을 하면 그 빈자리를 채울 사람이 있겠는가 ? 이런 사태를 만든 무능한 복지부와 교육부 장차관과 관료들만이 그런 빈자리가 신규교수들로 메워질 것으로 보고 있다. 세상에 가장 위험 것이 이 같은 ‘무식(無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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