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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Teaching Hospital
작성일 : 2024-08-30 12:20조회 : 174
Teaching Hospital
윤석열이 “상급종합병원 구조를 전환해서, 전문의·진료지원 간호사가 의료 서비스의 중심이 되도록 바꿔나가겠다”라고 말했다. 이런 발언에 대해 신문은 이런 제목을 뽑아야 마땅하다. ‘수련병원의 종말’이라고..... 영어로 표현하면 'Demise of Teaching Hospitals'이다. 더 확실하게 말한다면, 이것은 ‘의료의 종말’을 의미한다.
‘수련병원’은 의대를 졸업한 인턴, 레지던트가 레지던시(residency), 즉 전문의가 되기 위한 과정을 거치는 병원이다. 영어로는 ‘teaching hospital'이다. ’수련‘은 피교육자의 입장이며 ’teaching'은 가르치는 교육자의 입장이기 때문에 뉘앙스가 다르다. 우리가 ’수련‘이라는 용어를 쓰기 때문에 마치 전공의를 수련이란 미명 하에 일을 시킨다는 뉘앙스가 있는 것 같다. 국제적 통용어인 ’teaching hospital‘을 따라서 ’교육병원‘이란 용어를 썼더라면 어떠했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미국, 일본, 서유럽은 물론이고 제대로 기능하고 있는 나라라면 그 나라 의료 시스템의 핵심은 의과대학과 대학병원, 그리고 의대와 연계되어 있는 병원, 즉 ‘teaching hospital'이다. 우리의 경우는 대학병원 등 상급종합병원 50여개가 teaching hospital이다.
미국에 있는 병원(hospital) 중 20%만 teaching hospital이다. 존스홉킨스병원 같은 의대 병원은 물론 모두 teaching hospital이다. 대학병원은 아니지만 Cedars-Sinai Medical Center(LA), Mayo Clinic(Rochester Minnesota), Ochsner Medical Center(New Orelans) 같은 유명한 민간병원도 모두 teaching hospital이다. 뉴욕시, 쿡 카운티, LA 카운티 등 큰 지방정부가 운영하는 병원도 모두 teaching hospital이다. Teaching Hospital인 병원 그룹을 운영하는 Ochsner Health는 이런 슬로건을 내세운다. “Our mission: We serve, heal, lead, educate and innovate.”
Teaching Hospital에선 인턴 레지던트, 그리고 보다 트레이닝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전문의가 Fellow로 일한다. 모든 의학적 진보와 혁신은 의과대학, 그리고 의대와 연계된 이런 병원에서 이루어진다. 뿐만 아니라 NP(Nurse Practitioner)라고 부르는 전문간호사, 그리고 PA라고 부르는 Physician Assistant 교육훈련도 모두 Teaching Hospital을 중심으로 이루어진다.
교욱과 연구 뿐 아니라 진료에 있어서도 Teaching hospital의 비중은 절대적이다. 미국 전체 병원 중 20%에 불과한 teaching hospital은 미국 전체 의료행위, 즉 입원, 수술, 외래진료, 출산, 응급처치의 50%를 담당한다. 미국 어느 도시이든 그 도심에는 의대와 teaching hospital이 있고 이를 중심으로 거미줄 같은 의료망이 형성되어 있다.
우리나라도 물론 미국 같지는 못하지만 그런대로 비슷한 의료망이 구축되어왔다. 그런데 윤석열이 이것을 한방에 파괴하고 말았다. 상급종합병원에 전공의가 없으면 의대 교수들이 대학을 지켜야 할 이유가 없다. 전공의가 없으면 전문의가 배출되지 않는데 어떻게 전문의 중심으로 상급병원을 운영한다는지, 말도 안 되는 헛소리다. Teaching Hospital이 없으며 NP도 없고 PA도 없는 법이니. PA간호사가 어쩌고 하는 것도 모두 헛소리(bullshit)다.
수련병원을 없애버린 윤석열이 대통령이라고 자리에 버티고 있는 한 전공의들이 병원으로 돌아올 이유는 없다. 그들은 자신들의 존재 자체를 부인당한 것이다. 전공의가 없다면 의대교수도 의미가 없다. 충북대를 떠난 배장환 전 교수의 말이 맞다.
- 사진 : 오바마 정부 시절인 2013년, 미국병원협회가 Teaching Hospital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내어 놓은 홍보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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