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군의관 문제

작성일 : 2024-10-12 19:05조회 : 63

군의관 문제

지난 4년간 입대를 위해 휴학한 의대생은 2021년 116명 △2022년 138명 △2023년 162명 △2024년 1059명으로 의대 증원 파문이 일어난 금년 들어서 6~7배로 뛰었음이 국감에서 확인됐다. (아래 기사) 그나마 금년 통계는 8월 기준이라고 하니 연말까지 더 늘어나서 거의 2000명 수준이 될지도 모르겠다. 선거만 거치면 사병 복무기간이 단축되어 왔고 이제는 사병 봉급이 부사관 봉급과 비슷해져서 구태여 복무기간이 긴 군의관을 가지 않는 경향이 있는 데다 의대 파동으로 군대를 미리 다녀오려는 학생들이 늘었기 때문이다.

의대 재학생 전체가 18,000명이며, 절반이 여학생임을 고려하고, 다른 정당한 이유로 병역을 면제 받은 남학생 숫자를 제외하면 전체 병역대상 남자 의대생 중 거의 1/4이 휴학을 하고 군대를 가고 있는 셈이다. 미리 사병으로 군대를 가는 의대생은 주로 저학년일 것임으로, 이를 계산에 넣으면 예과 1, 2학년 남학생 절반이 사병으로 입대를 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된다. 이를 한 해 기준으로 본다면, 전체 의대생 3,000명 중 남학생이 1,500명이고 다른 사유로 병역이 면제되는 소수의 학생을 제외하면 대략 1,400명이 병역대상자가 된다. 그 중 절반이 병역을 사병으로 하기를 선택한다면 그 학년에서 군의관이 될 인력은 700명 수준이다.

군의관 복무기간은 훈련기간 3개월을 제외하고 36개월이다. 현재 군의관 약 2,100명이 복무 중이며 국방부는 매년 신규 군의관 700명을 필요로 하고 있다. 내년에 의대 교육이 정상화된다고 하더라도 내년에는 의대 졸업생이 없기 때문에 군의관과 공보의로 근무할 인적 자원 약 1,400명 공급이 부족하게 된다. 내년부터 의대 교육이 정상화되면 2026년부터는 군의관과 공보의 공급이 재개되지만 지금 예과 1, 2학년이 졸업하게 되는 2031년 후에는 군의관 700명이 간신히 배출되며, 따라서 공보의 공급은 중단된다.

또 하나의 변수는 병원을 이탈한 전공의들이다. 이들 중 과연 몇 명이 전문의 자격을 획득하고 대위급 군의관으로 입대할 예정이었는지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고 있다. 이들이 정말로 전문의를 포기한다면 이제 우리 군에선 전문의가 사라져 버린다. 외과 등 필수의료 전문의가 줄어들어서 군 병원이 필요로 하는 외과전문의가 가뜩이나 부족한 상황에서 전문의 공급이 향후 6~7년 동안 아예 사라진다면 이는 매우 심각한 문제다.

병원을 사직한 전공의들 중 병역 대상자가 몇 명이나 되는지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이들을 별안간 중위급 일반의 군의관으로 한꺼번에 모두 받아들일 수도 없고, 그렇다고 이들을 사병으로 징집할 수도 없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해서 국방부가 딜레마에 빠져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국방부가 필요한 군의관 700명을 차출해 가면 의대가 정상화되더라도 공보의로 근무할 자원이 남지 않는다. 사정이 이러니까 의대 여학생도 의무적으로 공보의로 근무시키는 법률을 만들자는 이야기가 나오는 모양이다. 하지만 이는 이스라엘처럼 병역 의무를 여성에게도 부과하지 않는 한 불가능하다. 국민건강보험 덕분에 쥐꼬리 같은 보험료와 저수가(低酬價)에 길들여져서 의료인을 ‘공공재’로 보는 경향이 있어서 이런 발상이 나오는 것이다. 의대 교수는 사직을 금지하자는 ‘교수 노비’ 발상과 똑 같은 것이다.

일반인이 환자로서 만나게 되는 의사 중에는 바람직하지 못한 경우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정치적 목적을 위해서 의사 집단 전체를 공적(公敵 : public enemy)으로 만들어 놓고 흔드는 경우는 일찍이 없던 일이다. 덕분에 나라 전체가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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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2024년 10월 8일자) 기사

"3년 군의관 가느니 현역 입대"…지난해보다 6.5배 급증

- 올해 군 휴학 의대생 1059명…지난해 162명
- 국방부 매년 700명 군의관 수급 계획…차질 전망
장성희 기자 (2024.10.08 오전 09:16)

(서울=뉴스1) 장성희 기자 = 정부의 의대 증원에 반발해 의대생들이 8개월째 등교를 거부하는 가운데, 군의관을 포기하고 현역병 입대를 택한 의대생이 지난해에 비해 6.5배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8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받은 '전국 국·사립 의대 군 휴학 허가 인원'에 따르면 지난달 23일 기준 37개 의대(3개 대학 자료 미제출)에서 군 휴학 허가를 받은 인원은 1059명이었다.

최근 4년간 입대를 위해 휴학한 의대생은 2021년 116명 △2022년 138명 △2023년 162명 △2024년 1059명이었다. 1년 만에 6.5배, 3년 만에 7배 이상 뛰었다.
국·사립별 휴학 인원은 국립대가 358명, 사립대가 701명이었다. 한 대학에서는 69명이 군 휴학을 신청해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국방부는 매년 약 700명의 군의관 인력 수급 계획을 갖고 있으며 현재 약 2100명의 군의관이 군 의료 체계를 뒷받침하고 있다. 의대생들은 보통 의사 면허증을 딴 뒤 39개월간 군의관으로 복무한다.
하지만 이처럼 대규모로 의대생이 현역병 입대를 선택하면서 군의관 인력 수급도 차질을 빚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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