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윤석열 쿠데타 코미디

작성일 : 2024-12-05 10:35조회 : 214

윤석열 쿠데타 코미디

12월 3일 밤에 나는 2025년 의대 입시 강행과 그로 인한 의대 교육의 부작용에 관한 글을 쓰고 있었다. 그러면서 TV 뉴스를 보게 됐는데, 윤석열의 발표 녹화 영상과 뉴스가 진행되고 있었다. 한마디로 어처구니가 없었다, 몇몇 지인이 전화를 해서 어이가 없다고 이야기를 나누었다. 잘 아는 누구(유명한 ‘전직 의원’이다)에게 전화를 걸었더니 자려고 하는 참이었다고 해서 내가 TV를 보라고 해서 뒤늦게 TV를 보고 “저게 무슨 꼴이냐”고 기가 막혀했다. 나는 “완전히 코미디하는 거다. 필리핀 계엄령 때 군대가 국민편에 서서 국방장관이던 라모스가 대통령이 되고 공산당 쿠데타를 막아낸 옐친이 대통령이 되는 게 연상된다”고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리다 보니 나도 무엇인가 의견을 표명해야 하지 않는가 하는 생각이 들었으나 방금 의대 문제에 대해 긴 글을 써서 다시 무어라 쓰고 싶지가 않았다. 그래서 소련 공산당 세력의 쿠데타를 막아낸 보리스 옐친의 모습을 담은 유명한 사진을 페북에 올렸다, 그 시각이 밤 12시 1분이었으니, 12월 4일로 접어든 순간이었다. TV로 상황을 지켜보았는데, 군 병력이 국회를 포위하는 장면이 나오는 등 긴박했다.

그 때 CBS 라디오의 서 아무개 PD가 전화를 했다. 지난 7월 15일 CBS 라디오 저녁 인터뷰에 나갔을 때 CBS는 "尹 정권 3년 못 간다…의대 정원 문제가 기점 될 것"이란 제목으로 기사를 내보낸 적이 있어서 나한테 전화를 한 것이다. 서 PD와 몇 마디 나누었는데, 그는 꽤 심각했으나 나는 웃으면서 필리핀 꼴이 날 것이라고 했다. 인터뷰를 부탁해서 12시 29분에 ‘어이가 없는 일이고, 필리핀과 모스코바 사태에 대해 교훈을 얻어야 한다“고 간단하게 이야기를 했다. 그리고 얼마인가 시간이 지나서 우원식 의장이 본회의 사회를 보아서 계엄 해제를 가결시켰고, 군 병력은 철수했다. 그리고 나는 잠자리에 들었다.

일어나 보니 12월 4일은 내 생일이라서 카톡에 축하 메시지 여러 개가 와 있었다. 이런 3류 저질 코미디가 밤사이에 일어났으니 부끄러운 일이었다. 1968년 6월 6일 로버트 케네디가 암살되자 미국은 충격에 빠졌는데, 마틴 루터 킹 목사가 암살된 후 두 달 만에 로버트 케네디가 암살돼서 특히 그러했다. 그 때 뉴욕의 한 TV 방송이 시멘트 바닥에 ‘SHAME'(수치)이라고 쓴 글자를 한 시간 반 동안 화면에 내보내거 언론에 크게 보도된 적이 있었다. (나는 당시 고등학교 2학년이었다.) 그 사진을 찾아서 오전 9시 17분에 페북에 올림으로써 내 생각을 대신토록 했다.

나는 윤석열이 중앙지검장과 검찰총장으로 있으면서 이병기, 조윤선 등 박근혜 정부 인사와 양승태 등 고위 법관을 직권남용죄를 들어서 마구 기소한 데 대해서 ‘저 사람은 정상이 아니다’고 생각했다. 직권남용죄는 다른 나라에는 없는 범죄로, 실제로는 사문화(死文化)된 조항이라고 우리는 배워왔는데, 도대체 저게 무슨 일인가 싶었다. 직권남용죄와 배임죄를 마구 적용하면 어느 누구도 책임지고 국가정책이나 기업경영을 할 수 없다고 알아왔는데, 윤석열은 이것을 전가보도(傳家寶刀)로 마구 휘둘렀다. 그리고 조국이 법무장관이 되자 검찰총장이 법무장관을 기소하는 모습을 연출했다. 이런 상황을 초래한데 대해 가장 큰 책임이 있는 사람은 당시 대통령이던 문재인이다. 윤석열의 장모는 이미 여러 혐의로 수사 선상에 올라 있었는데, 대통령이 고위급 인사를 할 때 참고하는 이른바 ‘존안 자료’(尊眼資料)라는 비밀 인사 파일에 그런 문제가 적시되어 있었을 것이고 부인에 대해서도 그러했을 것이다. 그럼에도 문재인은 윤석열을 검찰총장으로 임명했다.

당시 내가 국회에서 몇몇 의원들로부터 들은 바에 의하면 윤석열을 검찰총장으로 임명하는데 대해 반대하는 의견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들어갔으나 문재인은 인사를 강행했다고 한다. 문 대통령이 조국을 법무장관으로 임명하고자 할 때도 내가 아는 민주당 중진의원은 조국을 장관으로 임명하면 문제가 커지는데 대통령이 고집을 펴서 걱정이라고 나에게 알려 주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이처럼 어디에 한번 꽂혀버리면 다른 말을 듣지 않는 듯했다. 결국 문재인이 윤석열과 조국을 검찰총장과 법무장관에 임명해서 오늘날 사태를 잉태시켰다.

그리고 보수정당이라는 국민의힘은 자기 힘으로 당을 이끌지 못하고 민주당 비대위원장으로 2016년 총선을 이끌었던 김종인 박사를 비대위원장으로 영입해서 오늘날 명태균 게이트의 토양을 마련했고 윤석열을 대선후보로 영입해서 오늘날 이 모양 이 꼴이 됐다. 당시 국민의힘에서 홍준표, 유승민, 나경원 등 누가 대통령을 해도 배우자 문제는 없었고 계엄령 코미디를 연출해서 자폭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국민의힘은 스스로 무덤을 판 것이나 마찬가지다.

또한 나는 안보를 중시한다는 보수정당인 국민의힘이 이명박에 이어서 또 다시 병역면제자를 대통령 후보로 선출한 꼴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 이명박 정권은 ‘병역면제 정권’이란 비아냥을 들어서 보수 전체에 먹칠을 했다. (이명박 외에도 총리를 지낸 정운찬과 김항식, 국정원장을 지낸 원세훈이 모두 병역면제였다.) 박근혜 정부에서 법무장관과 총리를 지내고 대통령 권한대행까지 한 황교안도 유명한 병역면제자이다. 이들이 병역을 하지 않은 이유는 피부병 등 가지가지다. 그런데, 당 외부에서 대선후보를 들여온다는 것이 또 병역면제자였으니 한심하지 않은가. 윤석열이 군에 복무한 적이 없어서 쿠데타가 어떤 것인지, 또 군이 어떤 조직인지도 잘 몰랐고, 그래서 이런 코미디를 저질렀는지... 참으로 한심하다.

이전글국회를 제대로 봉쇄 ?

다음글2025~26년 의대는 어떤 모습 ?

리스트로

이상돈닷컴

이상돈

LEESANGDON

칼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