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풍력발전과 산불

작성일 : 2025-03-28 19:35조회 : 42

풍력발전과 산불

서울에서 가기가 교통편이 가장 어려운 곳이 아마도 이번에 산불로 큰 피해를 입은 영양, 청송 등 경북 북부가 아닌가 한다. 영양, 봉화 등 그 지역은 산간 오지 같은 기분이 들지만 그래도 많은 사람들이 자리 잡고 농사를 하는 등 생업을 일구어 왔다. 20대 국회 환노위에선 봉화는 영풍이 운영하는 석포제련소로, 그리고 영양은 무분별하게 들어선 풍력발전 때문에 큰 논란이 있었다. 석포 제련소는 수질 오염과 토양오염이 고질적이고 오래된 문제였다. 영양은 이웃하고 있는 청송과 더불어 고추농사로 유명하며, ‘청양고추’라는 브랜드가 원래 청송과 영양에서 나오는 고추였다고 한다. (충남 청양은 그것을 부인하고 있다.)

이명박 정부 이래 친환경 재생 에너지라는 명분으로 풍력발전을 권장했고 많은 기업들이 풍력발전에 뛰어 들었는데, 특히 영덕에서 영양에 이르는 지역에 풍력발전기가 많이 들어섰다. 하지만 산등성에 풍력발전기를 세우기 위해선 산림훼손이 심하고 일단 풍력발전이 가동하면 주변 지역에 소음 피해도 있으며, 과학적으로는 완전히 입증되지는 않았지만 전자파로 인한 건강피해와 재산피해 문제도 있다는 민원이 제기됐다. 전자파 때문에 벌이 사라져서 그 지역 특산물인 사과 농사가 안 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영양군은 당시 군수가 영양을 풍력발전의 메카로 만들겠다고 해서 주변 산 능성이 풍력발전기로 병풍을 치다시피 했다. 재정여건이 열악한 군의 입장에서 풍력발전이 세수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 모양인데, 과연 군 재정에 얼마나 도움이 되었는지는 알 수가 없다. 하지만 이로 인해 산 주변에서 과수원 등 농사를 하는 농민들은 피해가 심각하다고 주장을 해서 뒤늦게 환경부가 점검에 나서서 공사 중단 조치를 취하기도 했다. (당시 환경부 장관이 김은경이었다.)

그렇다면 왜 영양 청송 영덕이 풍력발전 단지로 부상했는가? 사업자 입장에서 그 지역이 인구가 적을 뿐만 아니라 지형적으로 바람이 센 곳이라서 풍력발전의 최적지(最適地)로 선택했다는 것이다. 다른 곳보다 강풍이 부는 지역이라서 산 능선을 따라 풍력발전기가 줄줄이 세워졌던 것이다. 그러하니, 지역 특성인 거센 바람 때문에 산불 대재앙에 특히 취약했던 모양인데, 그 참상에 무어라고 할 말이 없다. (사진은 영양 풍력단지, 평지가 아니라 산 능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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