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돈
LEESANGD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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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미국의 헌법과 대통령제' 출간
작성일 : 2012-11-27 00:34조회 : 3,343
미국의 헌법과 대통령제
(소진, 18,000원, 하드커버)
이상돈 지음
새누리당 비대위원을 지낸 이상돈 교수의 주된 전공은 환경법이다. 그러나 그는 미국 역사와 정치, 그리고 헌법에 대해서도 많은 관심을 갖고 논문과 서평을 많이 썼다. 실제로 그가 교수 생활을 시작한 1983년에 펴낸 <미국의 헌법과 연방대법원>은 미국 대법원이 판결을 통해서 미국을 어떻게 발전시켰는가를 다룬 역작(力作)으로 평가된다.
그런 이 교수가 미국 헌법에 관한 첫 책을 펴내고 난 후 거의 30년 만에 미국 헌법에 관한 두 번째 책을 펴냈다. 교수 생활을 시작할 즈음에 낸 첫 책이 대법원에 관한 것이었는데, 정년을 얼마 앞둔 시점에 낸 이 책은 대통령에 관한 것이다.
책은 미국 헌법 제도가 한국에 미친 영향, 미국 대통령제의 기원과 발전, 미국 대통령 선거제도, 권력분립 이론과 독립규제위원회, 대통령의 전쟁권과 조약 체결권, 그리고 미국의 프라이머리 제도를 다루고 있다.
제1장에서 저자는 미국 헌법이 우리나라 헌법 발전에 미친 영향을 분석하고 있다. 저자는 미국 헌법이 우리나라 제헌헌법 제정 당시부터 많은 영향을 주었다고 본다. 미 군정 당국이 헌법 초안 작성에 어느 정도 영향을 주었을 뿐 아니라 헌법 초안 제정과 국회에서의 토의 괴정에 참여했던 의원들도 미국 헌법을 자주 인용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당시 미국 헌법에 대한 이들의 이해는 깊지 못했는데, 특히 대통령 선거를 간선제로 이해한 경우가 많았다.
제2장 ‘미국의 대통령제’와 제3장 ‘미국의 대통령 선거제도’는 이 책의 핵심이다. 미국 헌법 제정 당시에 대통령이란 기구가 어떻게 생겨났고 그 후에 대통령이란 직책이 어떻게 발전되어 갔는가를 다루고 있다. 또한 이해하기 어려운 미국 대통령 선거제도를 건국 초기부터 설명하고 있다. 미국 대통령제는 입법, 행정, 사법 3권이 서로 견제하고 균형을 이루는 체제로서 어느 한 부(府)가 권력을 남용할 수 없도록 하였다. 그러면서도 미국 헌법 제정자들은 대통령을 일반국민이 뽑는 것은 위험하다고 생각했는데, 대중의 판단에 대통령 선출을 맡겨놓을 수는 없다는 당시로선 정당한 이유에서였다. 그렇다고 해서 대통령 선출을 의회에 맡길 수도 없다고 생각한 헌법 제정자들은 선거인단 제도라는 간선제를 도입했다. 선거인단 제도는 결국에는 직선제와 같은 모습을 띠게 되지만, 오늘날에도 각 주에서 승리한 후보는 그 주(州)에 배정된 선거인을 독점하고 선거인 과반수를 획득한 후보가 대통령으로 선출되기 때문에 나름대로의 의미를 갖고 있다.
200년 넘게 지속되어 온 미국의 대통령 제도도 논란이 있기는 마찬가지다. 무엇보다 대통령 임기를 4년 중임제로 한 것을 둘러싼 논란이 오래전부터 있어 왔다. 대통령은 취임 첫해를 보내고 나면 중간선거를 대비해야 하고, 임기 3년 차부터는 자신의 재선을 생각하고 국정을 운영하기 마련이다. 경제정책과 대외정책을 자신의 재선에 유익해 보이는 방향으로 운영하는 것은 기본이다. 그런 점에서 6년제 단임 대통령제를 주장하는 학자도 있지만, 무능한 대통령을 4년 만에 퇴출시킬 수 있고 유능한 대통령을 8년 동안 가질 수 있는 미국민의 권리를 빼앗는다는 비판이 있다. 무엇보다 4년 중임제 대통령은 미국의 오래 된 전통이라서 쉽게 바꿀 수 없다는 문제가 있다. 5년 단임제 대통령제를 운영하고 있는 우리나라에선 중임제 개헌 논의가 있는데 비해 4년 중임제 대통령제를 갖고 있는 미국에선 6년 단임제 이야기가 나오는 것은 흥미로운 현상이다.
그 외에도 책은 미국 대통령의 전쟁권과 조약 체결권에 대해 심층적인 분석을 하고 있으며, 마지막으로는 미국에서 행해지는 프라이머리(예비선거)를 다루고 있다. 프라이머리라고 부르는 예비선거는 19세기말에서 20세기 초로 넘어 오는 기간에 있었던 개혁주의 운동에 힘입어 미국에 뿌리를 내린 제도다. 20세기 전반부에 걸쳐 프라이머리가 많은 주에 보급되었지만, 그것은 당원들이 참여하는 ‘폐쇄형 프라이머리’였다. 1960년대에 들어서 당원이 아니더라도 프라이머리에 참여할 수 있는 제도가 사용되기 시작했는데, 이를 흔히 ‘오픈 프라이머리’라고 부른다. 하지만 오픈 프라이머리에 대해선 정당의 결사(結社)의 권리를 저해한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미국에서의 대통령 제도의 기원과 발전 과정, 대통령 선거 제도, 대통령의 전쟁권한과 조약 체결권, 그리고 프라이머리 제도를 심층적으로 다루고 있는 이 책은 미국 대통령제를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을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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