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돈
 
 
 
 
 
  대통령의 사위
2020-09-15 09:15 16 이상돈

대통령의 사위


트럼프 정부에서는 정규 각료나 백악관 참모 보다 딸과 사위가 실세로서 군림하고 있으니 어쩌다가 조지 워싱턴과 토머스 제퍼슨이 세운 나라에 저런 황당한 일이 있는지 한심하다.

미국에서 대통령의 사위가 각료로 일했던 경우가 있기는 했었다. 우드로 윌슨이 1912년 대통령 선거에 나설 때 테네시 출신의 변호사이자 사업가인 윌리엄 맥아두 William Gibbs McAdoo (1863-1941)에게 자신의 선거를 도와주기를 부탁했고, 당선되자 그를 재무장관에 임명했다. 선거가 있던 해에 맥아두는 부인이 사망했는데, 백악관에 자주 드나들면서 윌슨 대통령의 막내딸 엘리노어(1889-1967)와 스무 살이 넘는 나이 차이가 있음에도 사귀게 되었다. 두 사람은 결혼을 하기로 하고, 맥아두는 윌슨 대통령에게 재무장관을 사퇴하겠다고 했는데, 윌슨은 무슨 말이라면서 만류를 했다. 1914년에 맥아두는 엘리노어와 백악관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그는 1918년까지 재무장관을 지냈으니, 4년 동안은 장인과 사위가 대통령과 장관을 지낸 셈이다.

윌슨은 맥아두를 신임하고 경제/재정 정책을 일임했는데, 사위가 막강한 재무장관을 지내는 데 대한 우려와 비판이 있었지만 큰 문제는 없었다. 무엇보다 맥아두 장관 자체가 결혼을 앞두고 혹시 있을 수 있는 이해충돌 때문에 사직하고자 했었고 윌슨 대통령이 말렸다는 점에서 공과 사가 분리되어야 한다는 미국적 가치가 크게 훼손됐다고 볼 수는 없겠다. 그럼에도 가족관계가 있는 사람들이 공적 분야에서 같이 일한다는 것은 결코 좋다고 할 수는 없다.

재무장관을 그만둔 맥아두는 전시이던 당시 국가가 운영하게 된 철도회사를 책임지고 맡았고, 1920년과 1924년에 민주당 대통령 후보로 나섰으나 후보 지명을 받지 못했다. 말년의 윌슨은 사위에게 대선 도전을 하지 말라고 말렸다고 전해진다.

미국에서 대통령의 가족과 가까운 친인척은 임명직 공직을 하지 못하게 된 것은 존 F. 케네디 대통령이 동생인 로버트를 법무장관에 임명한 데 대한 반성과 반작용 때문이다. 외교 안보 등 모든 중요한 결정에 동생이라는 지위에서 개입해서 부작용이 많았다는 판단이 있었던 것이다.

빌 클린턴이 대통령 후보가 되자 힐러리는 남편이 대통령이 되면 법무장관을 하고 싶었다고 한다. 대통령 친인척 공직임용을 금지하는 법률이 있었던 것을 몰랐던 것이다. 법무장관을 못하게 된 힐러리는 클린턴한테 장관 몇 자리를 내어 놓으라고 요구했고 그래서 몇몇 장관은 힐러리가 임명한 것이라는 소문이 있었다.

퍼스트 레이디로서 할 일이 없었던 힐러리는 미국의 오랜 숙제인 공적 건강보험 도입을 다루어 보겠다고 해서 이른바 힐러리 케어 Hillary Care라는 안을 내어 놓았는데, 엄청난 역풍이 불어서 클린턴은 없던 것으로 해버렸다. 대통령 부인이 그런 중요한 정책수립을 주도하는데 대한 반감이 컸기 때문이다.

이처럼 원래 미국은 원칙과 합리성, 기준이 있었던 나라다. 그런데 트럼프 정부 들어서 그런 것들이 너무나 많이 한꺼번에 무너지고 말았다. 문재인 정부가 남북 관계를 트럼프한테 기대다가 낭패를 당했는데, 요새 우리나라 보수라는 사람들이 트럼프 예찬론을 들고 나오고 트럼프가 재선될 것이라는 등 이야기를 하는데, 정말 어이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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