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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리 소년 시절 집

작성일 : 2021-05-29 14:12조회 : 1,440

로버트 리 소년 시절 집

올드 타운의 오래된 집들은 역사적 지구로 보전되고 있다. 그 중에는 남북 전쟁 당시 남군 사령관이던 로버트 리(Robert E. Lee 1807~1870)가 다섯 살 때부터 웨스트포인트에 입학하기 전까지 살았던 2층 주택이 있다. <Robert E. Lee Boyhood Home>이라고 불리는, 1795년에 지은 이 큰 집은 침실이 여러 개 있고 건물 뒤쪽에 널찍한 정원이 있다.

'Boyhood Home'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로버트 리 가족이 이 집을 소유한 적은 없고 단지 빌려서 살았기 때문일 것이다. 로버트 리의 아버지가 집을 나간 후에 어머니 앤 여사가 아이들을 데리고 이 집을 빌려서 14년 동안 살았다. 이 집은 매물로 나왔었는데, 가격을 다운해서 작년(2020년)에 470만 달러에 팔렸다. (처음에 나온 호가 보다 1/3이 깎였다.) 원화로 53억 원이니까 압구정동 아파트 한 채 값이다.

로버트 리의 부친 헨리 리(Henry Lee 1756~1818)는 버지니아 주지사를 지냈으나, 성격이 저돌적인 그는 사업에 실패해서 큰 빚을 지고 알렉산드리아로 이주했다. 1812년 볼티모어 폭동 사건 때 큰 부상을 입은 그는 채권 추심을 피해 서인도 제도로 피신했다가 조지아 객지에서 사망했다. 부인 앤 여사(Ann Hill Carter Lee 1773~1829)는 1812년에 이 집을 빌려서 홀로 다섯 아이를 키웠는데, 부유한 친정 가족의 도움이 있었다고 한다.

아버지가 집을 나가서 사망한 관계로 로버트 리의 가정은 넉넉지 않았을 것이다. 그럼에도 훌륭한 친정 카터 가문의 딸인 앤 여사는 아이들을 잘 키웠다. 큰 아들은 하버드를 가서 변호사가 됐다. 하지만 형편상 아이들을 더 이상 대학을 보낼 수 없어서 둘째 아들은 해군에 입대해서 장교가 됐고, 셋째 아들 로버트 리는 1825년에 웨스트포인트를 들어갔다. 둘째 아들도 남북 전쟁 당시 남군 해군 장교로 참전했다.

가장 똑똑한 셋째 아들 로버트 리를 웨스트포인트로 보내고 건강이 나빠진 앤 여사는 그 후 에 친척 집에서 힘들게 살았다. 그녀의 소원은 웨스트포인트를 졸업한 로버트 리의 모습을 죽기 전에 보는 것이었다. 드디어 웨스트포인트를 수석으로 졸업하고 육군 소위가 되어 돌아 온 로버트 리를 보고 앤 여사는 눈을 감았다. 이처럼 로버트 리는 어머니의 영향을 많이 받고 컸다. 이 집 부근에는 헨리 리의 친척들이 살았던 ‘리-펜덜 하우스’(Lee–Fendall House)가 있는데 1785년에 세워진 이 집은 버지니아 트러스트가 박물관으로 사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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