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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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경주마의 비극
작성일 : 2022-01-25 12:32조회 : 825


경주마의 비극


KBS가 사극(史劇)을 쵤영하다가 말을 넘어뜨리는 장면에서 말이 죽는 사고가 발생했다. 징키스칸을 다룬 사극이나 미국 남북전쟁 및 인디언 전쟁을 다룬 영화 속에서 말이 넘어 지는 장면을 흔히 보지만 대부분 사람들은 영화 속의 말에 대해선 특별한 감정을 느끼지 못한다. 하지만 인류 역사에 있어서 항상 인간 편에서 인간과 감정을 교류하면서 인간 문명과 함께 한 동물이 있다면 그것은 말과 개라고 하겠다. 나는 그래서 말과 개는, 소, 염소, 양과는 달리 인간의 친구이고 인간 문명에서 인간의 편에 섰던 동물이기에 다른 동물을 대하듯 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내가 인간은 최소한 개와 말을 먹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말은 인간에게 교통수단이기도 했지만, 전쟁이 일어나면 말은 기마병(騎馬兵) 또는 기병대(騎兵隊 : Cavalry)의 구성원으로, 요즘 같으면 특수부대  역할을 했다. 미국 남북 전쟁은 양쪽의 기병대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했다. 말은 버지니아와 그 남쪽에서 많이 길렀기 때문에 제브 스튜어트(Jeb Stuart 1833~1864) 장군이 이끄는 남군 기병대가 막강했다. 뒤늦게 북군에서도 기병을 양성해서 대항하자 전세(戰勢)가 바뀌기 시작했는데, 북군 기병대를 이끌었던 인물이 조지 커스터(George A. Custer 1839~1876)이다. 그는 나중에 제7 기병대(7th Cavalry)를 이끌고 인디안 전쟁에 나갔으나 매복에 걸려서 부대원 전원이 전사하고 만다.

우리는 이러한 역사적 사건을 사람을 중심으로만 생각하고만 전쟁에 나가서 대부분 목숨을 잃어 버리는 말에 대해선 무관심했다. 영리한 동물인 말은 전쟁에 나갈 때 자기가 죽을 수 있음을 알고도 자기를 올라탄 주인의 명령에 따라 용감하게 앞으로 달린다. 말은 주변의  동료인 다른 말이 총과 포탄에 맞아 죽는 모습도 인지를 한다. 그럼에도 말은 훈련 받은 대로 물러나지 않고 지시하는 대로 움직인다. 남북 전쟁 당시 전투에서 죽은 주인의 시신을 말이 등에 얹고 주인 집으로 돌아 온 모습을 찍은 사진이 있는데, 그 말의 표정에서 우리는 전쟁의 비극과 슬픔을 읽을 수 있다.

제1차 대전은 말이 더 이상 전쟁에서 유용하지 않음을 보여주었다. 자동차가 보편화 됨에 따라 말은 교통수단으로서도 효용성을 상실했다. 오늘날 대중이 말을 경험하는 경우는 경마(競馬) 뿐이다. 도박을 결부시킨 경마는 아직도 여러 나라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하자만 대중은 경마에서 은퇴한 말이 어떻게 되는가에 대해서 관심도 없고 알지도 못한다. 아래에 한국일보 고은경 기자가 쓴 매우 슬픈 기사를 첨부한다. 경마 자체를 폄하할 생각은 없다. 하지만 경마의 주인공이었던 말은 군견이나 경찰견처럼 은퇴 후에는 돌보아 주어야 한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아울러 말 산업을 육성한답시고 말고기를 권장하는 세태도 나는 매우 역겹다. 특히 자연풍광이 좋은 제주도는 이제 ‘동물의 지옥’이란 불명예스러운 별명을 갖게 됐다. 제주도가 말 도살과 말고기의 본거지로 등극했기 때문이다. 국제 동물권 보호단체들이 제주도에 주목하고 있다는 소식마저 들려오고 있다. 부끄러운 일이다.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A2022011202200000847?fbclid=IwAR274jZzhT3CJzkyrdoSGgJtm2SDStaDSw3_dmWH2URGX0tU9jSkD9-MoT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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