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낙태 자유화 판결을 뒤엎은 대법관들

작성일 : 2022-07-09 16:29조회 : 1,843

낙태 자유화 판결을 뒤엎은 대법관들

1973년 낙태판결을 뒤집은 미국 대법원 판결에 대해서 언급한 평론이나 칼럼을 보게 되는데, 대개 피상적이고 사실에서 오류가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미국에선 대법원 판결에 대해서 아무나 칼럼을 쓰지는 않는다. 로스쿨을 나오고 헌법과 대법원에 대해 식견이 있는 사람이 칼럼이나 긴 기사를 쓴다.

우리 언론이 놓치고 있는 것 중의 하나가 미국 대법관 9명 중 무려 6명이 가톨릭 신자라는 사실이다. 미국은 개신교의 나라이고 2차 대전 전에만 해도 가톨릭은 아일랜드, 폴란드, 이탈리아 계 등 '2류 시민' 들이 종교였다. 유태교당에 나가는 유태인과 비슷하게 취급됐다.
1960년대부터 중남미계 이민자가 늘어서 히스패닉 주민들이 많이 사는 곳은 가톨릭 신자가 많이 늘었다. 가톨릭 신자가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작지만 아일랜드와 둥유럽, 남유럽, 그리고 중남미계 인구에서는 그 비중이 높다.

미국 대법원이 생긴이래 지금까지 종교가 가톨릭인 대법관은 겨우 14명인데, 그 중 현직 대법관이 6명이다. 미국 전체 인구에서 가톨릭이 차지 하는 비중을 고려하면 대단한 것이다. 그 6명 중 5명이 이번 판결의 다수 의견을 이루었다. 가톨릭 대법관 중 소수 의견은 오바마 대통령이 임명한 소니아 소토마이어 대법관뿐이다. 그녀는 중남미계이다.

이번 판결의 다수 의견을 이룬 존 로버츠 대법원장과, 클라렌스 토머스, 새무얼 얼리토, 브렛 캐버너, 그리고 에이미 코니 배럿이 모두 가톨릭이다. 다수 의견을 이룬 닐 고서치 대법관은 영국 유학 중 영국 성공회를 나가는 부인을 만나서 결혼하고 미국에 돌아와서 미국 성공회 교회를 나가는데, 그는 결혼 전까지는 가톨릭이었다. 고서치는 제수이트 교단이 운영하는 조지타운 고교를 다녔다. 그러니까 고서치는 비록 미국 성공회에 속해 있지만 정신세계는 가톨릭과 다를 바가 없다.

에이미 배럿은 뉴올리언스의 가톨릭 기숙학교인 세인트 매리 도미니칸 고교를 나오고 대학은 장로교회가 세운 로즈 칼레지를 나오고 로스쿨은 가톨릭 대학인 노터댐을 나왔다. 그녀의 부모 등 가족은 전체가 가톨릭이었다. 2016년에 사망한 안토닌 스칼리아 대법관은 이태리계로 가톨릭 제수이트 교단이 운영하는 자비어(Xavier) 고교를 나오고 대학도 역시 제수이트 교단이 운영하는 조지타운을 나왔다. 스칼리아는 9명 자식을 두었다. 피임을 금지하는 가톨릭 교리를 따른 것이 아닌가 한다.

대법원이 이렇게 가톨릭 우세로 기운데는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존 로버츠와 새무얼 얼리토를 대법관으로 임명한 것이 결정적이었다. 이들에 대한 청문회에서 이들의 종교가 판결에 미칠 영향에 대한 질문이 있었지만 이들은 물론 종교와 판결은 별개 문제라고 답했다. (그런 질문은 하나마나이다.)

아래의 미국 가톨릭 신문은 이번 판결을 환영하면서 5명 대법관을 소개했다. 흥미로운 것으 이 신문은 대법원장 존 로버츠는 언급하지 않았다. 그것은 로버츠 대법원장은 다수 의견인 5명 대법관과 다른, 보다 소극적인 입장에서 얼리토 대법관의 판결에 결과적으로 찬동했기 때문이다. 존 로버츠 대법원장은 알렉산더 비켈(Alexander M. Bickel 1924~1974) 교수의 영향을 받은 사람이라서 다른 대법관 5명과 다른 논지를 폈다.

- 아래를 클릭하면 기사 원문을 볼 수 있다.

https://www.ncregister.com/cna/read-about-the-5-supreme-court-justices-who-voted-to-overturn-roe-v-wade?fbclid=IwAR23NdjdNLcFOB00K7dW5iwWUzkH04t5Sa98JSXpmMbITJ_YVF8f9yp88X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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