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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량 도예가

작성일 : 2022-09-12 21:37조회 : 745

김진량 도예가

우리 세대는 어릴 때 한가위 밤에 우물에서 물을 떠서 마시려면 물에 둥근 보름달이 비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도심에서 자란 나에게 우물이란 문학에서나 존재하는 낭만적이고 신비한 존재였다.

지난 주 봉은사 전시관에서 김진량 도예가의 작품전이 열려서 오랜만에 김 도예가를 만났다. 양산 통도사 부근에 위치한 통도요(通度窯)에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는 김 도예가는 고려 말에서 조선 초에 있었던 사발, 즉 차완(茶盌)을 완벽하게 재현하는데 성공했다. 현재 국내에는 그 시대의 진품 차완은 단 한 점도 없고, 모두 일본의 수집가 또는 재력가들이 소장하고 있다고 한다. 1950~60년대에 인사동 골동품 가게에서 주한 미국 대사관 문정관이던 로버트 와그너가 헐값에 우리 도자기를 사서 미국으로 가져갔듯이 여말선초(麗末鮮初)의 차완은 일제 강점기부터 일본인들이 몽땅 사서 가져간 듯하다.

사진(1)은 김진량 도예가, 사진(2)는 전형적인 차완이다. 이런 차완을 만들어 낼 수 있는 흙을 구하기가 매우 어렵다고 한다. ‘소정호’(小井號)는 작은 우물 형상이라는 의미인데, 차완에 물을 담아서 위에서 보면 우물을 위에서 내려 볼 때 우물물 표면에 동그라미가 겹겹이 보이는 느낌이 든다. 하지만 과연 이런 ‘작품’으로 차(茶)나 냉수를 마실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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